[OSEN=인천, 길준영 기자]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해란이 공식 은퇴식을 갖고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했다.
흥국생명은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3, 25-12, 27-25) 셧아웃 승리를 거두고 7연승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흥국생명은 22승 5패 승점 64점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혔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김해란의 은퇴식이 열렸다. 국가대표 리베로로 활약한 김해란은 V-리그 역대 최초로 1만디그와 1만1000디그를 연달아 달성했다. 2002년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이후 지난해까지 23년 동안 활약하며 통산 1만1059디그를 기록한 김해란은 지난해 5월 5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김해란은 은퇴식에 앞선 인터뷰에서 “배구장에 오는게 오랜만이라서 설렜다.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아서 지금도 어색하다. 오랜만에 단장을 했다. 그동안 배구장에는 한 번 정도 왔다.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고 내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이제는 못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나는 우승복이 없었던 선수라 우승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한 김해란은 “우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못했던 순간도 악몽이긴 하지만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을 보면서는 “나도 선수들과 같은 마음이다. 잘하다가 어려움을 겪을 때는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잘하고 있어서 나도 기분이 좋다”라고 응원했다.
“은퇴식에서 하고 싶은 말은 정리를 해왔다”라고 밝힌 김해란은 “기분좋게 왔는데 막상 은퇴식에서 영상을 보면 슬플 것 같다. 울어버리면 말이 안나와서 울고 싶지는 않다. 국가대표 은퇴식 때는 울었다. 그 때는 은퇴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슬프더라. 지금은 1년이 다 지나서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입장이 된 김해란은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연히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너무 힘들었고 배구를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랬나 싶다”면서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연습이 답인 것 같다. 연습으로 극복하고 생각하는게 달라지는게 중요하다. ‘왜 안될까’만 생각하면 자존감도 떨어지고 힘들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게 좋다”라고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했다.
김해란은 경기 후 은퇴식에서 팬과 선수들이 준비한 선물을 받았다. 김연경은 “나는 (김해란) 언니와 대표팀에서도 많이 뛰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같이 뛰면서 참 많은 추억들을 쌓았다. 좋은 추억들이 정말 많다.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본을 받았다. 나도 곧 따라가겠다”라며 웃었다.
“오랜만에 코트에 서서 팬분들을 보니까 너무 떨린다”라고 말한 김해란은 “사실 내 개인 사정과 팀 사정 때문에 은퇴식이 조금 미뤄졌다. 그런데도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사했다. 팬분들과 가족들이 있어서 정말 힘을 내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나름 선수생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선수 생활은 이제 은퇴하지만 그래도 배구를 놓지 않을 것이다. 제2의 인생도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또 우리 후배들이 끝까지 우승할 수 있도록 나도 응원을 많이 할거고 챔프전도 꼭 올테니까 끝까지 힘냈으면 좋겠다. 코트에서 열심히 뛸 수 있었던 것은 팬분들의 함성 덕분이었다. 잊지 않겠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