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길준영 기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37)이 현역 은퇴를 선언하며 올 시즌 커리어 마지막 우승에 도전한다.
흥국생명은 지난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15, 25-21, 25-19) 역전승을 거두며 8연승을 질주했다.
지난 4시즌 중 코로나19로 인해 챔피언 결정전이 개최되지 않은 2021-2022시즌을 제외한 모든 시즌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에 머무른 흥국생명은 올 시즌 다시 한 번 챔피언 결정전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가까워지고 있다. 이날 승리로 8연승을 달리며 23승 5패 승점 67점을 기록해 압도적인 리그 선두에 올라있다. 2위 현대건설(18승 10패 승점 56점)과는 승점 11점차로 앞선다.
그렇지만 흥국생명 팬들은 8연승에도 웃을 수 없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슈퍼스타 김연경이 충격적인 은퇴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9일 정관장전 이후 열린 김해란의 은퇴식에서 “나도 곧 따라가겠다”라고 말했던 의미를 질문받은 김연경은 “얘기가 나와서 얘기하자면 올 시즌 끝나고 은퇴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라고 밝혔다.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은퇴의 뜻을 분명히 한 김연경은 “사실 빠르게 많은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많은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빠르게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남은 시합들은 잘 마무리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경기를 보러와주셨으면 좋겠다”라며 올 시즌 종료 후 현역 커리어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 흥국생명에서 프로배구에 데뷔한 김연경은 올해까지 무려 21년 동안 세계적인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했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다양한 해외리그에서도 활약한 김연경은 2020-2021시즌 친정팀 흥국생명에 복귀해 올 시즌까지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중이다.
“사실 조금씩 생각은 하고 있었다. 워낙 오랫동안 뛰었기 때문에 많은 고민도 했고 주변 의견도 들었다”라고 오래전부터 은퇴를 고민했다고 밝힌 김연경은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아쉽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언제 은퇴를 해도 계속 아쉬울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마무리를 하자고 선택을 했다”라고 은퇴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항상 좋을 때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항상 시기를 고민했던 것 같다. 조금 더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할 때 딱 그만두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한국에 복귀한 이후 한 번도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챔피언 결정전에 세 차례나 진출하는데 성공했지만 매번 마지막 관문에서 발목이 잡혔다.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이 이대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다면 김연경은 네 번째 챔피언 결정전에서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당연히 좋은 마무리를 누구나 원한다”라고 말한 김연경은 “내가 은퇴를 해서가 아니라 비시즌 때부터 준비를 했던 과정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잘 했기 때문에 이 흐름을 잘 가져가서 노력에 보상을 받았으면 한다”라며 우승을 향한 열망을 내비치면서 “이제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팀원들이 잘 도와줄거라 생각한다. 올해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라며 우승을 기대했다.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지만 사실 내가 우승을 못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은 없을 것 같다”라며 웃은 김연경은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마무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은 내년 5월 열릴 예정인 ‘KYK 인비테이셔널 2025’에서 은퇴식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제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은 김연경은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기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경기장 많이 와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