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저’ 글렌 로빈슨이 기억하는 ‘빅독’ 아버지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진검승부
입력 : 2025.03.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서정환 기자] 농구에도 ‘금수저’가 있다. NBA 덩크슛 챔피언이 한국에 왔다. 

서울 삼성은 24일 마커스 데릭슨의 대체선수로 글렌 로빈슨 3세(31)를 영입했다. 서류절차를 마친 로빈슨은 27일 창원 LG와 원정경기서 데뷔했다. 창원은 최근 3년간 삼성이 한번밖에 이기지 못한 원정팀의 무덤이다. 

1쿼터 21점을 넣은 삼성은 2쿼터 10점, 3쿼터 5점으로 갈수록 못했다. 특히 3쿼터 삼성은 야투율 15%로 처참한 기록을 냈다. 결국 삼성은 일찌감치 20점이 벌어지며 62-74로 졌다. 4쿼터에 후보선수들이 대거 뛰었다. 

[OSEN=창원, 이석우 기자] 27일 창원 체육관에서 2024-202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창원 LG가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과 맞붙는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LG가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서울 삼성 글렌 로빈슨 3세가 창원 LG 이경도의 마크를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5.02.27 / foto0307@osen.co.kr

그나마 위안거리는 첫 선을 보인 로빈슨의 기량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 필리핀리그를 뛰고 6개월 만의 실전무대였다. 김효범 감독은 “그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농구를 안했다. 하지만 체지방 7%대로 몸은 좋다. 스코어러로서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로빈슨은 13분 28초만 뛰고 12점, 5리바운드, 1블록슛, 1턴오버로 득점력은 좋았다. 드리블이나 민첩성, 운동능력은 NBA덩크왕 출신다웠다. 레이업슛으로 감을 잡은 그는 세 차례 시도만에 3점슛을 꽂았다. 승부가 이미 결정됐지만 허슬까지 보여줄 정도로 파이팅이 좋았다. 끝까지 동료들을 계속 독려하며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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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로빈슨은 “첫 경기에서 이겼다면 좋았겠지만 한국농구가 아주 흥미롭고 흐름이 빠른 경기였다. 김효범 감독이 G리그 디트로이트 코치를 했던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다. 김효범 감독이 한국에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코번도 오라고 했다. 몇달 전에 필리핀에서 뛰어봤지만 한국에서의 경험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데뷔 소감을 전했다.

2017년 NBA 덩크슛 챔피언에 등극했던 로빈슨이다. 당시 로빈슨은 눈 가리고 360도 덩크슛을 터트리며 ‘디 브라운’을 존경하는 퍼포먼스로 우승을 차지했다. 세 명의 사람을 뛰어넘어 터트린 리버스 덩크슛도 압권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NBA에서 우승하고 덩크슛대회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 내 꿈을 이룰 수 있어서 기뻤다. 어렸을 때부터 조던과 빈스 카터를 보면서 자랐고 덩크슛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며 영광의 시절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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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로빈슨 3세는 KBL에 왔던 선수 중 가장 유명한 아버지를 두고 있다. ‘드림팀3’의 멤버로 NBA 올스타출신 포워드 ‘빅독’ 글렌 로빈슨(52)이 아버지다. 1994년 전체 1순위인 그는 NBA에서 11시즌을 뛰면서 평균 20.7점을 올린 득점기계였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마이클 조던 대신 미국대표팀 멤버로 뽑혔지만 아쉽게 대회직전 부상으로 낙마했다. 2005년 팀 던컨을 보좌하며 NBA 챔피언을 차지하고 명예롭게 은퇴했다. 

아버지에게 어떤 농구를 배웠는지 물었다. 로빈슨은 “아버지의 장기 미드레인지 게임을 배우려고 했다. 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항상 한다. 아버지는 전천후 스코어러라서 쉽게 득점하는 방법을 항상 배우려고 한다. 아버지는 전국구로 알아주는 선수였지 않나?”라며 자부심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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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독’은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맞짱을 뜨던 상남자였다. 로빈슨은 꼬마시절에 아버지를 응원하러 마이클 조던 경기를 시카고에서 직접 봤다고 한다. 

그는 “내가 워리어스에 있을 때 스티브 커 코치로부터 조던에 대해서 많이 듣고 배웠다. 내가 어릴 적에 아버지가 밀워키에서 뛰었다. 시카고에서 코트사이드 첫째 줄 좌석을 줬다. 조던이 사인해서 내게 선물도 줬다. 조던이 44점 넣고 우리 아버지가 42점인가? 넣었다”면서 웃었다. 

[사진] 마이클 조던과 나란히 44점씩 폭발시킨 글렌 로빈슨

조던의 ‘라스트 댄스’ 시즌이었다. 당시 기록을 찾아보니 1998년 1월 2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시카고 불스가 밀워키 벅스를 114-100으로 이겼다. 스카티 피펜이 결장한 경기서 조던과 로빈슨이 나란히 44점씩 넣으면서 ‘쇼다운’을 펼쳤다. 아들의 기억처럼 아버지는 조던만큼 득점하는 괴물이었다. 

당시 조던은 주로 레이 앨런과 상대했다. 로빈슨은 토니 쿠코치를 상대로 득점을 퍼부었다. 조던과 로빈슨이 맞붙는 장면도 심심찮게 나왔다. 

[OSEN=창원, 이석우 기자] 27일 창원 체육관에서 2024-2025 KCC 프로농구 창원 LG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창원 LG가 치열한 2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모비스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과 맞붙는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LG가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서울 삼성 글렌 로빈슨 3세가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5.02.27 / foto0307@osen.co.kr

이제 삼성팬들은 로빈슨에게 아버지와 같은 득점기계의 모습을 기대한다. 로빈슨은 “한국에 와서 기쁘다. 이 팀과 함께 즐겁게 농구하고 싶다. 삼성팬들이 응원해줘서 감사하다”면서 활약을 예고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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