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지수 기자] V-리그 남자부와 여자부 정규리그 1위는 확정됐다. 여전히 2위 싸움은 치열하다.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여자부 흥국생명은 일찌감치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으며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이 먼저 열린다. 오는 3월 31일 시작된다.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4월 1일부터다.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은 약 한 달의 여유가 생겼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균형 잡기에 나섰다.
남자부에서는 2위 대한항공(승점 61)과 3위 KB손해보험(승점 60)의 순위 경쟁이 흥미롭다. 우리카드(승점 45)는 정규리그 4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산술적 희망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캐피탈은 중요한 2연전이 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대한항공, KB손해보험과 6라운드 맞대결이 있다. 지난 2일에는 먼저 대한항공을 상대로 베스트 멤버로 나섰고, 3-2 신승을 거뒀다. 이전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던 허수봉과 최민호도 선발로 나섰다. 7일에는 안방에서 KB손해보험을 불러들인다.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은 “2경기를 통해 정보를 수집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흥국생명도 지난 정관장전에서 백업 멤버들을 선발로 기용했다.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 모두 최상의 컨디션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2위 대한항공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등록명 요스바니)와 한선수 모두 무릎이 좋지 않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무리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과 KB손해보험 레오나르도 아폰소 감독은 나란히 “홈에서 경기를 하면 좋겠지만, 경기 결과를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고 밝혔다. 두 감독 역시 순위보다는 봄배구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자부 2위 정관장(승점 60)과 현대건설(승점 57) 역시 마찬가지다. 더군다나 정관장은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봄배구 시기에 맞춰 몸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역시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있는 선수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막판 최하위 싸움도 안갯속 형국이다.
GS칼텍스는 리그 후반기 들어 리그 판도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현재 9승23패(승점 30)로 7위에 랭크돼있지만, 6위 페퍼저축은행(10승22패, 승점 32)과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혔다.
4라운드까지 GS칼텍스는 6위 페퍼저축은행과 승점 10점 차로 최하위에 위치하고 있었다. 후반기부터 부상 선수들이 완전히 팀에 녹아들면서 전력을 끌어 올렸다.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유서연과 세터 안혜진까지 합류한 것. 승리의 맛을 안 GS칼텍스가 마침내 ‘탈꼴찌’ 기회를 얻었다.
이번 시즌 페퍼저축은행과 상대전적에서는 2승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1, 4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막내구단’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전력 보강과 재빠른 외국인 선수 교체 결정 등으로 팀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 시즌까지 한 시즌 최다 승수는 5승이었다. 현재 이를 뛰어 넘은 10승을 기록 중이다.
장소연호가 목표로 세웠던 두 자릿수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새 역사를 쓴 셈이다. 그만큼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최근 3연패에 빠졌지만 미들블로커 하혜진도 부상 복귀를 했다. 세터 이원정까지 코트에 나서고 있다. 장충 원정길에 올라 어떤 이야기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현대캐피탈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가 V-리그 역대통산 득점 1위 타이까지 18점만을 남겨뒀다.
레오는 한국에서만 7시즌째를 보내고 있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을 거쳐 2024-25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서고 있다. 현재 역대통산 227경기 860세트 출전, 6605점을 기록 중이다.
V-리그 남자부 역대통산 1위는 2024년 은퇴한 박철우다. 박철우는 564경기 1945세트 출전하는 동안 6623점을 기록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7일 KB손해보험, 12일 삼성화재전이 예정돼있다. 이후 16일 한국전력, 20일 OK저축은행전을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친다.
레오는 지난 2월 역대 2호 6500점 달성에도 “최고 기록 달성을 위해 한 발짝 더 나아갔다는 느낌이다. 박철우 위원도 이번 시즌에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줬다. 기록을 달성할 때 와서 선물을 주겠다고 했다”면서 “삼성화재 시절부터 같이 뛰었던 형제 같은 선수다. 좋은 선물을 줬으면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레오가 한국 V-리그 역대통산 득점 1위 자리를 노린다. 그리고 그 순간을 박철우 해설위원과 함께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수도 있는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이 포스트시즌 전 마지막 맞대결을 펼친다.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은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미리 보는 챔피언결정전인 만큼 두 팀 모두 전력투구가 예상된다.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확정된 가운데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2위 싸움이 치열하다. 우리카드가 최근 플레이오프 사정권에서 멀어짐에 따라, 남은 한 장의 챔피언결정전행 티켓 쟁탈전이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2파전으로 전개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캐피탈이 2일 대한항공을 상대로 승리를 뽑아내면서 7일 경기를 향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캐피탈로선 이제 KB손해보험만 잡으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챔피언결정전을 기다릴 수 있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대한항공전에 앞서 "남은 대한항공, KB손해보험과 경기를 가상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삼고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KB손해보험도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황택의는 "현대캐피탈을 마주하게 된다면 상대보다 내가 더 힘들고 내가 더 땀이 나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못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다"고 했고, 나경복은 "우리는 시즌 시작부터 항상 우승을 목표로 달려왔다. 어느덧 정규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다들 처질 수도 있는데, 우승 가능성을 재확인한 만큼 끝까지 힘을 내줄 거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현대캐피탈에 조금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 팀의 시즌 상대 전적은 현대캐피탈이 4승1패로 크게 앞서 있다. 하지만 최근 만남에선 KB손해보험이 셧아웃으로 현대캐피탈의 17연승을 저지했다. 쉽게 결과를 예단할 수 없는 두 팀의 일전이 다가오고 있다.
정관장은 리그에서 주전 미들블로커들의 입지가 가장 확고한 팀 중 하나다. 190cm의 신장을 앞세우는 정호영과 공격에서의 다재다능함을 갖춘 박은진은 정관장의 중앙에 리그 정상급 벽을 세운다.
이와 같은 두 선수의 존재로 인해 자신들의 이름을 알릴 기회조차 없는 젊은 미들블로커들이 있다. 바로 이지수와 이예담이다. 두 선수는 나란히 2021~2022 V-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 받았을 정도로 촉망받던 유망주들이지만, 정호영과 박은진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출전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 선수에게 천금 같은 기회가 왔다. 시발점은 팀의 위기였다. 박은진이 GS칼텍스와의 경기 도중 발목에 부상을 당했다. 박은진은 플레이오프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잔여 정규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부상 이탈로 인해 사실상 6라운드 총력전을 포기한 상태였던 정관장은 확실한 체력 안배에 들어가게 됐고, 이러한 방향성의 일환으로 정호영 역시 휴식을 부여받으면서 주전 미들블로커 두 자리가 순식간에 공석이 됐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팀의 3, 4번 미들블로커인 이지수와 이예담에게 차례가 돌아왔다.
두 선수는 흥국생명과의 홈경기에서 나란히 선발 미들블로커로 출전했다. 이지수는 5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공격 성공률도 44.44%로 무난했다. 이예담은 블로킹 2개를 잡아냈지만 공격에서는 14.29%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아직 김채나와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두 선수 모두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긴장감을 털어내는 시점에 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다가오는 IBK기업은행-현대건설전에서 정관장의 중앙에 유독 눈길이 간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신의 진가를 증명할 시간을 얻은 두 선수가 어느 시점에 100%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다음 시즌 구상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가능한 그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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