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미래 투자 늘린 솔루엠, '테크 컨버전스'로 매출 2조 승부수 던졌다
입력 : 2025.03.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혜림 기자]
불황에도 미래 투자 늘린 솔루엠, '테크 컨버전스'로 매출 2조 승부수  던졌다
- 생산·판매 거점 확대와 사업 고도화로 실적 반등 노려… 주주가치 활동도 병행

솔루엠(대표 전성호)이 단기 실적 부진이라는 성장통을 딛고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간다. '테크 컨버전스'에 방점을 둔 연구개발로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혹독한 대외 환경 불구 미래 성장동력 확보 박차

솔루엠은 지난해 유럽 대형ESL 고객사들이 고금리를 이유로 투자를 유보한 데다 홍해 분쟁과 미·중 갈등으로 인한 물류 타격을 겪는 등 외부 환경 악화로 인한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솔루엠은 이 같은 단기적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와 시설 투자액을 대폭 확대했다.

회사에 따르면 2025년 연구개발비는 550억원, 시설 투자액은 50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55%, 146% 늘어났다. 단기 실적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투자는 생산·판매 거점의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판단에 기반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할 부분은 14억5천만 인구를 보유한 거대 소비시장 인도에 대한 투자다. 지난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각각 17조원, 11조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LG전자 역시 인도 법인 매출이 4조원에 육박했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솔루엠도 근거리에 생산기지를 확충해 현지 수요 대응력과 공급 안정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솔루엠은 인도2공장 적격지로 스리시티로 낙점하고 부지를매입한 상태로 내년께 착공이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운임 리스크 완화를 넘어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포석이다.

솔루엠은 이 외에도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남미, 중동 등지에 13곳의 판매 법인 및 영업사무소를 신규 설립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유연한 생산·판매 구조를 바탕으로 지역별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테크 컨버전스 전략으로 ESL 사업 고도화

ESL 사업에서는'테크 컨버전스'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다. 단순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리테일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목표다. 실시간으로 가격과 제품 정보를 알려주는 ESL에 디지털 사이니지, 비전AI, IOT, 로봇, 센서 등을 더해 매대 모니터링과 광고 유효성 평가, 소비자의 구매 여정 간소화를 이뤄낸다는 것이 골자다. 최근 유통 체인의 신성장 사업으로 빠지지 않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RMN)'와도 상응한다.

실제로 솔루엠의 '리테일 토탈 솔루션'은 RMN 사업과의 시너지를 확인했다. 국내 대형 소매체인들과 시범 사업을 진행한 결과, A 유통사는 솔루엠의 비전AI 기반 스마트 디스플레이 도입 후 광고 구좌 판매율이 80% 이상 증가했으며, B 유통사는 광고비 대비 매출ROI가 400%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C 유통사는 특정 제품에 한해 맞춤형 광고를 송출했더니 해당 제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0%, 전월 대비 79%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3사 모두 광고만 단독으로 진행했을 때보다 할인 프로모션과 광고를 동시에 진행했을 때 매출 상승 폭이 더 컸다.

◆ESL 이을 미래 먹거리'모빌리티·헬스케어'

솔루엠은 ESL의 뒤를 이을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과 헬스케어를 육성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은 30kW 모델에 대해 국내, 유럽, 미국의 판매 인증을 취득했으며, 50kW급 라인업(단방향 공냉·양방향 공냉·양방향 수냉)에 대해서도 상반기 내 인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자체 특수 환경 시험은 마친 상태로 인증 완료 시 유럽에선 국내 최초, 미국에선 세계 최초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솔루엠의 전기차 충전기용 파워모듈은 최대 60도 고온에서도 안정적 고출력이 가능하며, AI 기반 자가진단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도 탑재해 기술 경쟁력을 갖췄다. 현재 국내 주요 충전사업자는 물론 유럽·미주·중남미 지역의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바이오 헬스케어 부문은 자회사 솔루엠 헬스케어가 맡는다. 최근 김지희 신임 대표를 필두로 조직 개편, 연구 설비 구축 등 내부 재정비를 마쳤다. 핵심 사업은'소변 기반 암 진단 기술'이 될 전망이다. 우선 타깃 암종은 췌장암으로 임상 연구는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희승 교수 연구팀과 함께 한다. 초기 연구에서부터 이미 췌장암 환자와 정상인을 정확하게 구별해낸 만큼, 임상 연구를 통해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AI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진단 정확도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불황에도 미래 투자 늘린 솔루엠, '테크 컨버전스'로 매출 2조 승부수  던졌다
◆2025년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주주 가치 제고 속도

이렇듯 공격적인 투자 확대와 더불어 신사업 또한 본 궤도에 오르면서 2025년 실적 개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ESL 매출이2023년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며 연결 기준 매출2조 원 돌파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솔루엠은 성장에 고삐를 당김과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194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임원 연봉 동결 및 보수 한도 30% 축소 등 내부 혁신안을 잇따라 발표한데 이어 상반기까지 밸류업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주주서한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전성호 대표는 베트남 생산법인 설립 당시 2년간 보수를 받지 않은 전례도 있어, 책임경영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혜림 기자 khr073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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