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혜림 기자]
장내외전으로 치열했던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일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MBK·영풍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섬에 따라 양측 간 다툼은 역시 장내외적으로 또다시 치열하고 장기화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28일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최 회장 측에 유리한 안건들이 주총에서 의결됐다. '이사회 비대화를 통한 경영활동의 비효율성을 막기 위한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의 건'의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 수의 62.83%가 찬성했다. 이 안건은 이사 수를 19인으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MBK·영풍 측에서 이사 후보를 추가로 진입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안건이었다.
이사회의 경우 '11대4' 구도가 확정되며 최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최 회장 측의 경우 박기덕 사내이사(고려아연 사장)를 비롯해 권순범, 김보영, 제임스 앤드류 머피, 정다미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서대원) 선임 안건까지 주총 문턱을 넘으며 최 회장 측 이사 수는 11명으로 늘어났다.
MBK·영풍 측에서는 권광석·강성두·김광일 3명이 새롭게 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이사(장형진 영풍 고문)까지 포함하면 총 4명이다. 19인 체제가 되는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남은 4명을 MBK·영풍 측 인사로 채워도 최 회장 측에 미치지 못한다. 이사 수가 19명으로 제한됐고, 이사 선출 시에는 집중투표제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MBK·영풍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려면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주총이 시작되기 전부터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구도가 마련됐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주총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결정 이후 MBK·영풍은 '영풍 1주당 0.04주 배당' 카드를 꺼냈다. 최 회장 측이 '영풍→고려아연→SMH→영풍'의 구조로 상호주 관계를 만들어 영풍 측 지분 약 25%를 무력화시키려 한 것이다. 순환출자 구조 속에서 SMH의 영풍에 대한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떨군다면 상호주 관계가 풀릴 수 있었다. 하지만 주총 직전 SMH는 장외에서 영풍 주식 1350주를 매수하며 지분율을 10.03%로 끌어올렸다. 영풍 측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다시 확보한 것이다.
MBK·영풍 측은 주총 결과에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MBK·영풍은 최 회장 측의 순환출자 시도를 검찰 등에 고발한 상태이기도 하다. 주총에서는 "고의로 주총을 지연시키며 내부자로부터 SMH로 주식을 양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벌고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 역시 제기했다.
MBK·영풍 관계자는 "최 회장의 불법·탈법 행위로 고려아연 주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됐을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질서 자체가 붕괴되는 수준"이라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왜곡된 정기주총 결과에 대해서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총 시간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 "상대가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검사인 참관하에 확인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해당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시간이 길어졌다"고 해명했다. MBK·영풍을 향해서는 "파행의 책임을 당사에게 전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이 일단은 경영권을 방어한 모양새이지만 법정 다툼을 통해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며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홈플러스 사태'로 MBK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어 또다른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혜림 기자 khr073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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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확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
고려아연은 28일 서울 용산 몬드리안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최 회장 측에 유리한 안건들이 주총에서 의결됐다. '이사회 비대화를 통한 경영활동의 비효율성을 막기 위한 이사 수 상한 설정 관련 정관 변경의 건'의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 수의 62.83%가 찬성했다. 이 안건은 이사 수를 19인으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MBK·영풍 측에서 이사 후보를 추가로 진입시키는 것을 막기 위한 안건이었다.
이사회의 경우 '11대4' 구도가 확정되며 최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최 회장 측의 경우 박기덕 사내이사(고려아연 사장)를 비롯해 권순범, 김보영, 제임스 앤드류 머피, 정다미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서대원) 선임 안건까지 주총 문턱을 넘으며 최 회장 측 이사 수는 11명으로 늘어났다.
MBK·영풍 측에서는 권광석·강성두·김광일 3명이 새롭게 이사로 선임됐다. 기존 이사(장형진 영풍 고문)까지 포함하면 총 4명이다. 19인 체제가 되는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남은 4명을 MBK·영풍 측 인사로 채워도 최 회장 측에 미치지 못한다. 이사 수가 19명으로 제한됐고, 이사 선출 시에는 집중투표제까지 적용되기 때문에 MBK·영풍이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려면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주총이 시작되기 전부터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구도가 마련됐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가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주총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결정 이후 MBK·영풍은 '영풍 1주당 0.04주 배당' 카드를 꺼냈다. 최 회장 측이 '영풍→고려아연→SMH→영풍'의 구조로 상호주 관계를 만들어 영풍 측 지분 약 25%를 무력화시키려 한 것이다. 순환출자 구조 속에서 SMH의 영풍에 대한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떨군다면 상호주 관계가 풀릴 수 있었다. 하지만 주총 직전 SMH는 장외에서 영풍 주식 1350주를 매수하며 지분율을 10.03%로 끌어올렸다. 영풍 측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는 근거를 다시 확보한 것이다.
MBK·영풍 측은 주총 결과에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MBK·영풍은 최 회장 측의 순환출자 시도를 검찰 등에 고발한 상태이기도 하다. 주총에서는 "고의로 주총을 지연시키며 내부자로부터 SMH로 주식을 양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벌고 있는 게 아니냐"는 문제 역시 제기했다.
MBK·영풍 관계자는 "최 회장의 불법·탈법 행위로 고려아연 주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됐을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질서 자체가 붕괴되는 수준"이라며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왜곡된 정기주총 결과에 대해서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주총 시간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 "상대가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검사인 참관하에 확인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해당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시간이 길어졌다"고 해명했다. MBK·영풍을 향해서는 "파행의 책임을 당사에게 전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이 일단은 경영권을 방어한 모양새이지만 법정 다툼을 통해 또 다른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며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홈플러스 사태'로 MBK의 경영 능력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어 또다른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혜림 기자 khr073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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