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도 아이유지만..박보검도 '폭싹 속았수다' [Oh!쎈 레터]
입력 : 2025.03.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선미경 기자] 1인 2역을 하면서 극 전체를 이끈 아이유도 아이유지만, 박보검도 날아올랐다. 팔불출 무쇠 양관식으로 다양한 얼굴들을 꺼내놓았고, 순애보 남편이자 자상한 아빠로 시청자들을 홀렸다.

박보검은 요즘 가장 화제인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극본 임상춘, 연출 김원석)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의 신작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고, 아이유와 박보검 조합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작품이다. 박보검의 전역 후 첫 작품이기도 했다. 뚜껑을 연 ‘폭싹 속았수다’는 매주 시청자들의 눈물 버튼이 돼 인기와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극 중 박보검은 요망진 반항아 오애순(아이유 분)만을 바라본 양관식 역을 맡아 열연했다. 10살 때부터 오애순만을 바라보면서 온 마음을 다하는 인물이다. 애순이가 “급장, 계장, 대통령까지 해먹겠다”고 말하자 자신의 꿈을 ‘영부인’으로 설정하는 사람이었다. 박보검은 그런 양관식의 10대부터 30대까지를 연기했다.

박보검은 양관식을 온몸으로 입었다. 10대 시절엔 오애순만을 바라보면서 양배추를 대신 팔아주고, 엄마 몰래 생선을 챙겨주며 마음을 다해 다가갔다. 첫키스에 떨려서 다리에 힘이 풀리는가 하면, 갈 곳이 없어진 애순이가 울자 ‘노스탤지어’를 외치며 달래주기도 했다. 애순과 야반도주를 할 정도로 직진하는가 하면, 자신을 거절하는 애순을 보면서는 아이처럼 서럽게 울기도 했다.

10대 시절의 양관식은 거침 없이 애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열정적인 인물이었다. 박보검은 양관식의 10대를 순수하고 열정적인, 그리고 꿋꿋한 순정남으로 표현했다. 아이 같은 면이 있으면서도 오애순에게 있어서는 한 치의 망설임 없는 열정적인 직진남이었다.

20대와 30대의 양관식은 가장이 되어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토록 원하던 오애순과 결혼해 10대에 첫 아이를 품에 안고 가장의 무게를 짊어졌다. 고된 시집살이는 해내는 애순을 안쓰럽게 생각하며 세심하게 챙기고 딸 금명을 보물처럼 아꼈다. 애순을 위해 ‘반바퀴 혁명’을 일으키는가 하면, 자신만 보고 시집 온 애순이 부모와 갈등하며 눈물을 흘리자 단단한 울타리가 되어 아내와 딸을 지켰다. 애순에 대한 사랑으로 조금은 철없이, 직진만 했던 소년에서 남편이자 아빠, 가장으로 한층 더 든든해진 양관식이었다.

그리고 소년에서 가장이 된 양관식과 함께 박보검의 연기도 성장했다. 박보검은 순수하게 사랑에 올인했던 소년 시절을 지나 또 다른 눈으로 양관식을 풀어냈다. 눈빛은 한층 깊어졌고, 책임감이 더해졌다. 양관식이 일자리를 잃고 애순과 금명을 지키지 못할까 걱정할 때에는 공허함과 외로움도 더해졌다. 순수한 사랑에 열정적으로 빛났던 소년의 눈빛이 무거운 책임감에 더 단단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러한 변화를 박보검은 세심하고 깊이 있는 연기로 풀어냈다. 실제로 양관식의 삶을 살아온 듯 자연스러웠다.

박보검은 오애순과 그의 딸 금명을 맡아 1인 2역을 소화한 아이유에 비해서 청년 관식으로만 등장해 후반부로 갈수록 적은 분량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3막과 4막에 종종 등장하는 박보검의 존재감은 여전히 컸고, 인생작 경신이란 호평도 이이졌다. 그가 완벽하게 쌓아올렸던 양관식의 서사 덕분이었다. 양관식 그 자체가 된 박보검도 폭싹 속았수다. /seon@osen.co.kr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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