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는 구세대 스타들과 작별해야 한다
입력 : 2012.01.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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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2연패를 당했다. 지난해 3월 첼시와 리버풀에 연달아 패한 뒤 10개월 만에 맛보는 연패 굴욕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패배였다. 간판스타 웨인 루니와 3천만 파운드의 사나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투톱을 꾸몄다. 2011년 5월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선발진 중 7명이나 포함되어있었다. 바르셀로나에 패하긴 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경기 연속 패할 정도의 멤버라고는 믿기 힘든 구성이다. 그러나 맨유는 뉴캐슬의 패기에 완전히 압도 당했다. ‘세계 최고’라고 자처하는 맨유의 수비진은 숄라 아메오비와 뎀바 바에게 쩔쩔맸다.

맨유의 패인은 간단하다. 뉴캐슬을 이길 만한 힘이 없었다. 동기부여가 떨어진 베르바토프는 어슬렁거렸고, 루니는 2선 공격수 역할에 여전히 적응하지 못했다. 박지성과 긱스는 단순히 수준 이하였다. 나니마저 평소에 훨씬 못 미치는 경기력을 보이니 맨유는 써먹을 카드가 아예 없었다. 풀백의 오버래핑이 원활하지 않아 공격의 길목이 막혔다는 핑계를 대기엔 맨유라는 이름값이 무안해진다.

로이 킨, 폴 스콜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없어진 맨유의 중원은 무게감이 현격히 떨어졌다. 뉴캐슬전 패배를 보면 지난해부터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영입설이 왜 그토록 진동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맨유가 높은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미드필드 강화를 위한 투자가 불가피하다. 지난해 여름 애슐리 영을 영입하긴 했지만 그는 유럽 무대에선 아직 검증 받지 못한 ‘희망사항’이다. 세계 최고의 팀이 되려면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를 갖춰야 한다. 뉴캐슬전에서 선발 출전한 네 명의 미드필더 중 유럽의 여타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는 나니가 유일하다.

네마냐 비디치가 건재한 상태였다면 필 존스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을 것이다. 애슐리 영이 박지성 대신 선발로 나서고 안데르송이 정상 컨디션으로 긱스를 대신했다면 맨유는 어제와 같은 3-0 완패는 당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부상 상태까지 끌어안고 시즌을 치러야 하는 것은 모든 축구 클럽의 운명이다. 패배에 대한 변명이 되지 못한다. 특히나 맨유라는 부자 구단은 더더욱 그렇다.

긱스는 위대하지만 38세의 긱스가 선발로 나서는 팀은 절대로 강팀이라고 부를 수 없다. 그는 이제 선수로서의 공헌보다 다른 종류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그와 함께 90년대 ‘맨유제국’을 구축했던 드와이트 요크(긱스보다 두 살 많다)는 이날 TV생중계의 패널로 출연했다. 퍼거슨 감독이 지도자 은퇴 전 바르셀로나를 따라잡는 게 꿈이라면 박지성도 결코 어울리는 자원이 아니다. 유럽 챔피언에 도전하는 팀에 수비 능력 외에 딱히 내세울 게 없는 미드필더가 선발로 나선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다양한 포지션과 전술 수행 능력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면 박지성은 당연히 벤치 멤버로 활용되어야 한다.

맨유는 올 시즌 전 5천만 파운드를 투자했다. 프리미어리그 전체에서 보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러나 당장 국내외 경쟁 구단과 비교하면 맨유의 전력 강화 예산은 평범할 뿐이다. 팀 성적은 효과적인 전술 구사이나 영리한 선수단 관리로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무한 경쟁에 가까운 최상위 무대에 도달하고 그 자리를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경기에서 뛰는 선수들 자체의 퀄리티가 최정상급이어야 한다. 뉴캐슬전에 나섰던 맨유의 베스트XI는 정상에 있다가 내려온 선수들이었다. 맨유가 살아나려면 인사(人事) 부문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Matt West/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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