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긴급진단] 벵거 성향 분석…육성자 아닌 결정자
입력 : 2012.01.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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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홍재민 기자= 아스널의 아르센 벵거 감독은 축구 지도자보다 교수, 선생 같은 스승의 이미지를 가진다. 석사 학위 소지자라는 드문 학력 배경과 유소년 육성에 투자하는 구단 운영 정책 덕분이다. 그러나 박주영을 대하는 그의 모습은 따뜻한 스승이라기보다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하는 냉혹한 진로상담 선생에 가깝다.

벵거 감독은 사실 냉혹한 프로페셔널이다. 선수들의 식생활 습관까지 철저히 관리한다. 유소년을 육성한다곤 하지만 그것도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현 주축 선수들 중 벵거 감독의 ‘유소년 작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우는 잭 윌셔가 유일하다. 로빈 판페르시, 시오 월컷, 애런 램지, 제르비뉴 등 모두 외부 영입 선수들이다. 단지 사올 당시의 나이가 어리다는 것 외에는 아스널이 유소년 육성에 힘쓴다는 평가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그런 만큼 벵거 감독의 기용 정책도 차갑고 융통성이 별로 없다. 요구치에 도달한 선수를 집중적으로 기용하고 그렇지 못한 선수들은 가차없이 버린다. 니클라스 벤트너가 대표적이다. 벤트너는 지난 시즌 칼링컵 5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FA컵에서도 5경기 3골이었다. 10경기 6골이면 상당한 득점력이다. 그러나 벵거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프리미어리그 38경기에서 벵거 감독이 벤트너를 선발로 내세운 것은 고작 3경기뿐이었다. 미들즈브러에서 이동국과 잠시 한솥밥을 먹었던 제레미 알리아디에도 기회다운 기회를 얻지 못하고 팀을 떠나야 했다. 프리미어리그 팀과 컵 대회 팀은 유니폼만 같을 뿐 아예 다른 팀으로 봐도 무방하다.

벤트너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벵거 감독의 선수 기용 결심은 경기장이 아니라 훈련장에서 내려진다고 볼 수 있다. 훈련 과정을 통해 기준점에 도달한 선수와 그렇지 못한 선수를 솎아낸다. 전자의 경우, 주위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밀어붙인다. 시오 월컷와 애런 램지가 좋은 예다. 두 선수 모두 현재 기량은 아스널 수준이라고 보기 힘들다. 그러나 어린 나이와 성장 가능성 덕분에 벵거 감독의 든든한 후광을 얻고 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한 선수에겐 잔인할 정도로 차갑다. 멕시코 신성 카를로스 벨라는 2005년 아스널과 1군 계약을 맺었지만 대부분 임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도 레알 소시에다드로 임대 중이다.

최근 아스널의 2군을 책임지는 밴 필드 감독은 박주영의 ‘플러스 알파’ 능력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다. 훈련 중에 이런 모습이 보이는 선수에게 벵거 감독의 손길이 갈 리 없다. 더군다나 박주영은 이미 연령상 최전성기에 근접했거나 도달해 있는 선수다. 병역 문제까지 있어 경쟁자들에 비해 미래가치가 낮다. 벵거 감독의 결정론적 성향과 티에리 앙리의 가세라는 변수까지 감안할 때, 박주영의 미래는 대단히 불투명하다.

사진=ⓒLee Mills/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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