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헤르 토레요] '반년 만에 부동의 주전' 바르사의 미래, 장결희와 이승우
입력 : 2012.01.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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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유소년 팀에서 한국 선수들이 맹활약 중이다. 14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된 인판틸A팀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와 장결희는 입단 6개월 만에 프란세스크 산체스 바스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다. 스페인식 표현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발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이승우와 장결희는 바르사 스카우트진이 한국 유소년 대표팀 경기를 관전한 뒤 영입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된 다농컵이다. 이 대회를 지켜본 바르사 스카우트진은 6명의 외국인 유망주(일본, 포르투갈, 네덜란드, 미국, 한국)를 영입했는 데, 한국 선수만 2명을 데려왔다. 이들 가운데 일본 선수를 제외한 5명은 지난해 새로 건설된 '뉴 라마시아(la nueva masia)' 오리올 토르트 센터에서 합숙 중이다.

1월 6일에 만 14세가 된 이승우는 윙어다. 폭발적인 스피드가 강점인데 득점력도 겸비했다. 바르사에는 리오넬 메시와 비교되며 미래의 에이스로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있는 제라르 데울로페우라는 선수가 있다. 겨우 만 17세에 바르사B팀에 합류해 이미 1군 데뷔전을 치른 선수다. 이승우는 이미 바르사 인판틸A팀에서 데올로페우와 비교되고 있는 수준이다.

장결희는 아직 만 13세다. 그 역시 처음에는 윙어로 출발했다. 하지만 균형을 깨트릴 수 있는 능력이 각광 받고 있다. 리오넬 메시가 최근 수행하고 있는 '가짜 9번' 스타일의 선수로 이 포지션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메시의 영향으로 인해 두 선수 역시 일찌감치 상업적인 계약을 맺을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바르사의 공식 스폰서 나이키가 두 한국 선수와의 계약을 원하고 있다.

쉽지 않은 바르셀로나 적응…'선배' 백승호가 도왔다
훈련장 안에서 축구적인 면으로는 두 선수 모두 전혀 문제가 없다. 축구의 언어는 전 세계적이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막힘 없이 소통할 수 있다. 특히 터치(toque, 볼터치, 컨트롤, 볼 소유, 연계플레이 등 스페인식 축구가 중시하는 기술력의 총칭)를 중시하는 바르사 축구의 특별한 개성과 3-4-3 시스템은 유소년 단계에도 그대로 전수되고 있는데, 두 선수는 축구에 대한 적응은 무리없이 해내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훈련장 밖에 있다.

입단 후 초기 6개월동안 두 한국 선수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언어였다. 동료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승우와 장결희 모두 코치들에게 영어로 지시를 받았다. 라마시아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부 동료 선수들과의 대화도 영어로 했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를 하지못하는 이들과는 전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사실 앞선 반 년의 시간 동안 두 선수는 또 다른 바르사의 한국 유망주와 함께 했다. 바로 백승호(만 14세, 카데테B 15세 이하팀 소속)다. 백승호는 두 선수 입단에 앞서 이미 1년 반에 가까운 시간을 바르사에서 보냈다. 백승호는 유창한 스페인어로 두 선수의 의사소통을 도왔다.

백승호 역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다. 백승호는 부모님과 함께 인근 피소(스페인식 아파트)를 얻어 살고 있기 때문에 라마시아에서 합숙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바르사에 있는 세 명의 한국 선수들 중에 가장 높은 이해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백승호는 이승우와 장결희가 바르사에 입단한 초기에 통역사 역할을 해줬다.


사진=이승우, 장결희가 합숙 중인 '뉴 라마시아' 오리올 토르트 센터

장결희는 수학왕…메시, 이니에스타, 파브레가스와 같은 학교 다닌다

비록 동료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승우와 장결희는 팀 내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팀의 주장 카를라스 알레냐와 다니 모레르는 유소년 선수단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두 선수와 더불어 백승호와 카메룬 유망주는 바르사 유소년팀의 분위기 메이커다. 게다가 라마시아는 이 선수들이 자신들끼리 어울리지 않도록 각기 다른 방에서 생활하도록 결정했다. 장결희는 디에즈마, 보비와 함께 방을 사용하고, 이승우는 지우포르, 조안 페레요, 브라이마와 방을 나눠쓴다.

지금까지 장결희와 이승우는 의사소통 능력 향상을 위해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 강좌를 들었다. 스페인어는 일주일에 3일, 카탈루냐어는 일주일에 하루를 듣는다. 하지만 3주전부터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레온 XIII 학교에 나가고 있다. 바르셀로나 북부 지역에 있는 학교로 바르사와 협약을 맺은 곳이다. 메시, 발데스, 이니에스타와 세스크 파브레가스도 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았다.

아직 언어적인 부분에서 많은 향상이 필요하지만 배움의 속도는 빠른 편이다. 특히 장결희는 수학 부분에서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결희는 라마시아에서 열린 수학경시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셈에 대한 남다른 소질을 증명해보이고 있다.

한국 선수들의 적응을 위한 바르사의 배려

이번 주는 이승우와 장결희에겐 아주 특별한 시간이었다. (한국 시간으로 설날을 맞는) 일요일까지 두 선수는 바르사 훈련장 시우타트 에스포르티바 데 산조안 데스피 인근의 호텔에서 부모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부모님들의 방문을 위한 비행기표와 숙박비 일체는 바르사 클럽에서 지불했다.

한편, 바르사는 두 선수가 라마시아를 집처럼 편하게 느끼게 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라마시아의 책임 하에 한 달에 한 두번씩은 후견인들을 통해 그들에게 한국 음식을 요리해주도록 허용하고 있다. 라마시아는 이승우와 장결희가 바르셀로나 도시 안에 후견인을 두도록 했는데, 이들은 완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한국인 여성과 카탈루냐의 주부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국수와 아주 매운 전통음식 김치를 가져다 준다. 라마시아의 동료 선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먹으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문화의 차이로 인한 적응은 어려워 보인다. 그런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의 재능은 남다르다. 바르사 인판틸A팀의 프란세스크 산체스 바스 감독에게 이승우와 장결희는 의심의 여지없는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글=로헤르 토레요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 기자)
번역/정리=한준 기자
사진=티아고의 동생 하피냐와 함께한 장결희와 티아고 알칸타라의 동생 하피냐와 함께한 장결희(왼쪽)와 이승우(오른쪽). 하피냐는 지난 해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통해 바르사 1군에 데뷔한 바르사 유망 공격수/공격형 미드필더로 현재 1군 선수로 자리잡은 미드필더 티아고보다 빼어난 잠재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 받고 있다. 전 브라질 대표 선수 마지뉴의 아들로 바르사 유소년 팀이 배출한 대표적인 유망주 중 한 명이다. 스페인 각급 청소년 대표를 지냈다.

로헤르 토레요 에스테반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문도 데포르티보의 FC 바르셀로나 전담기자다. 1999년 문도 데포르티보 입사 후 라디오 방송 RAC1, 바르셀로나 구단 방송 BARCA TV 등에 패널로 활약했다. 공동 저서로 ‘라마시아의 역사’가 있으며 ‘메시의 역사’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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