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한준 기자= 엘클라시코 더비를 앞두고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자신들의 영웅 리오넬 메시의 손을 밟은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 페페를 향해 집단적인 야유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바르셀로나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축구는 오락일 뿐”이라며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한국 시간으로 26일 새벽에 있을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1/2012 스페인 코파 델레이(국왕컵)’ 8강 2차전 경기를 대비한 공식 기자 회견을 가졌다. 1차전 마드리드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채 안방 바르셀로나의 캄노우 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홈 팬들이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를 향해 야유 응원을 펼칠 것을 염려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루이스 피구에게 했던 일을 다시 벌인다면 우리는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다. 꿀레(바르셀로나 팬의 애칭)들은 피구에게 했던 일들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 축구는 오락이다. 우리는 그점을 잊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피구는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윙어였다. 하지만 2000년 여름 철천지 원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피구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바르셀로나 캄노우 경기장을 방문하자 아유와 욕설이 쏟아졌다. 돼지머리와 라이터, 각종 오물이 피구를 향해 경기장으로 투척됐다. 그의 유니폼과 사진이 불태워졌다.

피구와 함께 현역 생활을 보내기도 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제 그런 일이 다시 벌어져선 안된다며 바르셀로나 팬 달래기에 나섰다. 레알 마드리드의 새로운 선봉에 선 주제 무리뉴 감독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피구와 마찬가지로 포르투갈 출신이다. 메시의 손을 밟아 지탄을 받고 있는 페페 역시 포르투갈 대표 수비수다. 바르셀로나 팬들은 포르투갈인에 대한 욕설이 들어간 야유 구호를 집단으로 내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종 차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내내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엘클라시코 더비가 우호적인 분위기로 치러지길 바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는 굉장히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내일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이미 수 차례 이를 증명해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조심해야할 상대다.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누구도 우리가 이미 4강에 올랐다고 말할 수 없다. 레알 마드리드는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적수”라며 라이벌팀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