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설 연휴를 마친 극장가의 모습은 어떨까.
유명 감독들의 이른바 '키즈'들의 대결이 눈에 띄는 설 연휴 극장가였다.
지난 7일 개봉한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000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로, 하준원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하준원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2006) 스크립터 출신으로, 독립 단편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2007)와 ‘992’(2012)의 프로듀서를 맡은 후 ‘데드맨’으로 연출 데뷔를 한 '봉준호 키즈'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는 '데드맨' 시나리오를 봉준호 감독에게 보여주었고, 봉 감독 역시 대본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GV 역시 참여하며 후배 입봉작에 힘을 실었다.
같은 날 개봉한 '도그데이즈'는 윤제균 감독의 키즈 김덕민 감독의 데뷔작이다. 김덕민 감독은 JK필름 제작 영화인 '그것만이 내 세상'(2018)과 '영웅'(2022)의 조감독 출신으로, 그의 입봉작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영화다.
자극적임 대신 잔잔한 힐링물을 표방하고 있는 '도그데이즈'는 유해진과 윤여정, 김윤진 등 윤제균 감독과 제작사 JK필름의 인맥이 총출동해 출연진만으로도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키즈들의 대격돌에 또 다른 '힐링물' 영화 '소풍'도 함께했다. '소풍'(김용균 감독)은 절친이자 사돈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로,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 등 원로 배우들의 연기력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를 던지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각자 개성이 뚜렷한 세 편의 영화가 나란히 설 연휴 경쟁에 나서 영화적으로 호평을 얻은 반면 숫자적으로 '대박'은 없었다. '소풍'의 손익분기점은 25만 명, '데드맨'은 약 180만 명, '도그 데이즈'는 약 200만 명. 설연휴 국내 영화 3파전에서 승기를 잡은 영화는 '소풍'으로 보이지만, 설 연휴가 끝난 시점에도 손익분기점인 20만명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극장가에 언제 봄 훈풍이 불어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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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