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⅔이닝 3실점 블론세이브.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탈락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에게 시범경기 최종전은 가혹할 정도로 ‘억까’의 연속이었다.
고우석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시범경기 최종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 5-4로 앞서던 9회 등판했지만 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1자책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고우석의 시범경기 최종전. 이미 서울 개막 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게 확정된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서울 개막시리즈 직전 열린 시범경기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46(4⅓이닝 6자책점)에 피안타율 3할6푼4리,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2.31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일단 개막시리즈를 위해 한국에 입국까지 했고 마지막 눈도장을 위해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스페셜매치에 등판했다. 하지만 친정팀 LG는 고우석을 도와주지 않았다. 이재원이 고우석을 상대로 투런포를 터뜨렸다. 고우석은 1이닝 2실점 쑥스러운 세이브를 거뒀다.
이 당시 마이크 쉴트 감독은 경기 후 “고우석도 잘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계속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저스와의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로스터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겠다”라고 말하면서 고우석의 개막로스터 진입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고우석은 LA 다저스와의 서울 개막시리즈 로스터에 들지 못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는 게 확정됐다.
그래도 고우석은 구단의 배려를 받았다.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샌디에이고의 트리플A팀은 엘파소 치와와스. 극단적인 타고투저의 리그인 퍼시픽코스트리그에 속해있다. 구장들도 대부분 높은 고지대에 위치, 타자 친화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고우석은 트리플A가 아닌 비교적 평균인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야구운영사장 겸 단장은 “고우석은 예년보다 몸 상태를 완전하게 끌어올리는 게 약간 늦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우리는 약속을 했고, 이것이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라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고우석을 얻고 싶다”고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프렐러 단장은 “2021년 김하성도 학습 곡선을 그리며 적응하는 과정이 있었다. 첫 해에는 메이저리그 게임 스타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곳은 매우 재능 있는 리그”라며 “고우석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KBO에서 보여줬던 능력을 이제는 조금 더 일관성 있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고우석이 좀 더 편한 환경에서 빌드업을 착실히 하고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와주길 바랐다.
그리고 27일 정규시즌 본토 개막전을 앞두고 마지막 시범경기에 나섰다. 그런데 이날 수비들이 고우석을 난감하고 가혹하게 만들었다. 선두타자 벤 윌리엄슨을 상대로는 커터로 1볼 2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은 뒤 81.2마일(130.7km)의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1사 후 제이크 안치아에게는 3루수 그레이엄 폴리의 글러브를 맞는 내야안타를 맞았다. 타구속도가 99.9마일(160.8km(로 강했지만 3루수 폴리가 뻗은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갈 수도 있었던 타구였다.
안치아의 타구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후속 악셀 산체스의 타구는 고우석이 할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수비들이 고우석을 전혀 돕지 못했다. 악셀 산체스와 9구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다. 그러면서 93.2마일(150km)의 포심을 던져서 타이밍이 밀리는 타구를 만들었다. 2루수와 우익수 사이로 향하는 느린 뜬공. 하지만 2루수 닉 맥클러리와 우익수 카이 머피가 타구를 미뤘다. 결국 두 명의 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로 기록이 되면서 2사 1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 1사 1,2루로 변했다.
1사 1,2루에서 빌 나이트를 상대로는 2스트라이크를 먼저 선점한 뒤 4구째 93마일(149.7km) 포심을 던져서 2루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정상적이었다면 이닝이 끝났어야 하지만 2사 1,2루로 상황이 이어졌고 RJ 쉬렉과 2볼 2스트라이크 승부에서 5구째 93.6마일(150.6km) 포심을 던지다가 우전 적시타를 얻어 맞았다. 5-5 동점이 됐다.
2사 1,3루 상황이 계속됐고 브록 로든에게는 볼넷을 허용한 뒤 2사 만루가 됐다. 그래도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에이든 스미스를 상대로 88.9마일(143.1km) 커터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이닝을 끝내는 듯 했다. 그러나 유격수 레오달리스 데 브라이스가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5-7로 역전을 당했고 고우석은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로써 고우석의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6경기 5이닝 2패 평균자책점 12.60, WHIP 2.80의 성적이 됐다. 억울하고 가혹한 상황들 속에서 고우석은 결국 끝내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로 내려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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