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문학,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선발 투수들 중에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다. 사실이다.
#3월 23일 LG전, 류현진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0탈삼진 5실점(2자책) 최고구속 150km /패 ERA 4.91
#3월 24일 LG전, 페냐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최고구속 151km /승 ERA 2.70
#3월 26일 SSG전, 김민우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최고구속 148km /승 ERA 0.00
#3월 27일 SSG전, 산체스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1실점 최고구속 152km /승 ERA 1.59
한화는 선발 마운드가 확 달라질 조짐이다. 류현진의 복귀로 선발 마운드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개막 초반부터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류현진만 선발승을 챙기지 못했고, 선발 투수들 중에서 평균자책점이 가장 높다.
한화는 류현진을 선발로 내세운 개막전에서 패배했지만, 이후 3연승을 거뒀다. 페냐, 김민우, 산체스가 차례로 선발승을 기록했다. 팀당 4경기씩(키움과 KIA는 3경기) 치렀는데, 10개 구단 중 한화가 선발승(3승)이 가장 많다.
류현진은 23일 LG와 개막전에서 4회를 버티지 못했다. 2회 2사 후에 3연속 안타를 맞아 2점을 허용했고, 4회 2사 1루에서 2루수 문현빈의 알까기 실책으로 1,3루 위기가 되자, 또다시 3연속 안타를 맞으며 2-5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결국 한화는 불펜도 무너지며 2-8로 패배했다.
그러나 24일 LG전 선발로 나섰던 페냐가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를 하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LG와 개막시리즈에서 1승1패 목표를 달성했다. 류현진 이후 한화 투수로는 처음으로 14승(2021년)을 기록했던 김민우가 26일 SSG전에선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이어갔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산체스가 27일 SSG전에 선발로 등판해 최고 152km 빠른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 패배 후 선발진이 3연승을 이어갔다.
류현진이 1선발을 맡으면서 선발 로테이션의 모든 자리가 단단해졌다. 외국인 투수 페냐와 산체스가 2번과 4번 자리다. 다른 팀이라면 외국인 투수가 대부분 1~2번, 최소 3순위 안에는 들어가는데, 한화는 산체스가 4선발이다. KBO 최고 구속 '160km' 파이어볼러 문동주가 또 있기 때문이다. 문동주가 3선발이다.
그런데 문동주는 개막 초반에는 5번째 순서에 들어간다. 문동주는 국가대표팀 '팀 코리아'에 소집돼 지난 17~18일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경기에 참가했다. 문동주는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2이닝만 던졌다. 선발로서 투구 수를 충분히 늘리지 못해 이후 2군 경기에 한 번 더 등판, 28일 SSG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당초 5선발인 김민우가 3번째 경기 선발로 나섰다. 2021년 14승을 거둔 김민우가 지난해 어깨 부상에서 완전하게 회복했고, 체중 감량과 투구폼 수정 등으로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 가까이 빨라졌다. 문동주-산체스-김민우는 리그 최고의 3~5선발이 될 수 있다.
산체스는 27일 SSG전 승리 후 “기분이 매우 좋다. 사실 내가 잘 던져서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결과적으로 팀이 승리해서 기분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선발진이 계속해서 호투하고 있다는 말에 산체스는 “굉장히 탄탄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 팀 전체가 지금 합이 되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서로 연결되어 있을 때 그라운드에서도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즌 도중 교체 선수로 합류한 산체스는 "작년에 부족한 것들을 많이 느꼈다. 올해는 조금 더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시즌 준비를 했다. 비시즌 동안 가장 신경 쓰면서 준비했던 게 건강한 몸, 그리고 단단한 몸을 갖추는 것에 집중했다. 야구 경기를 하다 보면 결과는 마음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몸 관리와 컨디션 관리는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가장 집중해서 준비했다. 트레이닝 파트 특히 이지풍 코치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신다. 최대한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우는 2021년 좋았던 시절을 재현할 조짐이다. 김민우는 지난해 12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6.97로 부진했다. 부상(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으로 6월 중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재활을 하고 비시즌 엄청난 노력이 시범경기부터 결과로 나오고 있다.
최원호 감독은 27일 전날 김민우의 호투를 칭찬하며 “김민우는 본인이 사비를 들여서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 선수라서 사실 진짜 잘했으면 한다. 결과로 안 나오면 상당히 힘들어지는데, 오키나 캠프부터 어제 첫 경기까지 결과들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계속 나오고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긴 인터벌, 느린 투구폼을 개선했다. 주자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일관되게 퀵모션으로 던지는 투구폼도 완전히 적응됐다. 최 감독은 “퀵모션이 엄청 빨라졌다. 1초30 안에 던진다. 이전에는 인터벌도 길고, 투구 폼도 느려서 좀 힘들었는데, 퀵모션이 상당히 짧아지면서 몸에 익혀놨다. 사실 퀵모션으로 계속 던지면서 제구를 잡기가 어렵다. 몸에 적응이 잘 안 되면 쉽지 않은데, 본인이 그렇게 또 노력해서 정착을 시켰으니까 지금은 괜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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