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괴물 대통령' 지키는 히어로..무색무취 '캡틴 아메리카4'
입력 : 2025.02.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나라 기자]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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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블이었다.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이하 '캡틴 아메리카4') 또한 마블의 부진을 뒤엎을 한 방은 없었다.

'역시! 마블', 탄성을 이끌며 믿고 보는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대가 저물었다지만 기어코 아쉬운 뒷 맛을 남긴다. 마블의 2025년 새해 첫 작품, '캡틴 아메리카4'마저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긴커녕 전작들과 같이 시리즈 존속의 위기만 증명한 꼴이 된 것이다.

1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캡틴 아메리카4'는 마블 페이즈 5의 다섯 번째 영화이자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의 네 번째에 해당한다.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레드 헐크 역, 해리슨 포드 분)와 재회 후, 국제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샘 윌슨(캡틴 아메리카 역, 안소니 마키 분)이 전 세계를 붉게 장악하려는 사악한 음모 뒤에 숨겨진 존재와 이유를 파헤쳐 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새로운 2대 '캡틴 아메리카', 안소니 마키가 방패를 물려받은 건 천만 흥행작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OTT 디즈니+ 시리즈 '팔콘과 윈터솔져'(2021)를 거쳐 서사가 쌓아 올려진 바 있다. 안소니 마키는 이미 이에 앞서 2014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샘 윌슨이자 팔콘 역할로 처음 MCU에 합류,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앤트맨'(2015),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등에 출연했다. 그간 시리즈에선 퇴역 군인 출신으로서 1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의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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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캡틴 아메리카4'는 친숙하게 2대 캡틴을 선보인 동시에, '최초의 흑인' 캡틴 아메리카인 점에서 변화를 가져갔다.

다만 '캡틴 아메리카4'의 가장 큰 관건인 '1대'라는 산, 크리스 에반스의 존재감을 넘어서지 못하며 아쉬움을 자아낸 이유이다. 마블 또한 이를 의식한 듯 안소니 마키의 '캡틴 아메리카' 등극에 연신 의의를 새기려 하지만, 이를 대사로 '세뇌'시키는 꼴이라 별다른 감흥을 주진 못한다. 극 중 안소니 마키의 입으로 "'내가 캡틴 아메리카로서 충분할까?'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했다"라는 노골적인 표현이 나오고, 뒤이어 "1대 캡틴이 믿음을 줬다면 넌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라는 답이 따른다.

이처럼 마블은 세대교체를 강조하지만, 말뿐으로만 보여주니 문제다. 러닝타임 118분간 '안소니 마키 표' 캡틴 아메리카라 할만한 매력을 찾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1대뿐만 아니라 '레드 헐크'보다 임팩트가 떨어지는 주인공이기에, 좀처럼 이입이 어렵다. 사실상 '레드 헐크'라는 제목이 더 어울리는 결과물일 정도로 캐릭터 간 균형감을 잃으면서, '레드 헐크'의 출현도 반전으로 작용되지 않고 맥 빠지게 흘러간다. 여기에 마블 시리즈의 관람 포인트, 강렬한 '빌런'을 보는 재미도 '캡틴 아메리카4'는 채우지 못한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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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캡틴 아메리카4'는 배신, 음모, 딜레마, 참회 등 '레드 헐크' 감정의 골을 깊이 다루면서 타깃 관객층이 애매하게 됐다. 아이들 관객층에겐 심오하게 다가갈 법한데, 어른층에겐 그 깊이가 또 얕기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캡틴 아메리카4'의 가장 흥미로운 지점을 꼽는다면, 결국 '어벤져스' 재건에 관한 언급이 전부이다. 쿠키 영상은 1개이며, "'캡틴 아메리카'는 다시 돌아온다"라는 끝맺음으로 과연 관객들에게 엔딩 크레디트를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할지는 미지수다.

'캡틴 아메리카4'는 오늘(12일) 개봉했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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