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길준영 기자]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37)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5라운드 GS칼텍스 KIXX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2-25. 25-15, 25-21, 25-19) 역전승을 거두며 8연승을 질주했다.
김연경은 이날 경기에서 19득점(공격성공률 47.2%)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경기 내용적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였다. 그래도 승점 3점을 가져와서 좋다. 8연승 보다는 앞으로 5~6경기만 이기면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8연승에 성공한 기분 좋은 날 김연경은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9일 정관장전 승리 후 열린 김해란의 은퇴식 때 “나도 곧 따라가겠다”라고 말한 것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김연경은 “얘기가 나와서 얘기하자면 올 시즌 끝나고 은퇴를 하기로 결심을 했다.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사실 빠르게 많은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많은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빠르게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남은 시합들은 잘 마무리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경기를 보러와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현역 은퇴를 예고했다.
다소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에 대해 김연경은 “사실 조금씩 생각은 하고 있었다. 워낙 오랫동안 뛰었기 때문에 많은 고민도 했고 주변 의견도 들었다. 지금이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아쉽다면 아쉬울 수 있지만 언제 은퇴를 해도 계속 아쉬울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마무리를 하자고 선택을 했다”라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서 “항상 좋을 때 그만두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다. 항상 시기를 고민했던 것 같다. 조금 더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할 때 딱 그만두는게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은퇴 자체는 시즌 중에 이미 결정을 했었다고 밝힌 김연경은 “사실 시즌 전부터 어느정도 생각을 하기는 했다. 그런데 얘기를 해야하는 구단도 있고 매니지먼트사도 있고 KOVO도 있어서 계속 미루고 타이밍을 봤던 것 같다. 또 결정했던게 마침 팀이 연패하던 시기라 말하기 힘들었다. (김)해란이 은퇴식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흥국생명은 23승 5패 승점 67점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8연승을 내달리며 2위 정관장(19승 8패 승점 53점)과의 격차는 승점 14점차까지 벌어졌다. 정규리그 우승은 거의 확정적이고 이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다 2020-2021시즌 친정팀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은 세 차례(2020-2021시즌,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연경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번 시즌이 김연경이 챔피언 결정전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됐다.
“당연히 좋은 마무리를 누구나 원한다”라고 말한 김연경은 “나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 비시즌 때부터 준비를 했던 과정부터 지금까지 너무나 잘 했기 때문에 이 흐름을 잘 가져가서 노력에 보상을 받았으면 한다”면서 “이제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려고 노력할 것이다. 팀원들이 잘 도와줄거라 생각한다. 올해 성장한 선수들이 많다.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지만 사실 내가 우승을 못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아쉬움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마무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팬들 곁을 떠나게 된 김연경은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 시즌 많이 남았기 때문에 후회하지 말고 경기장 많이 와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