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감독에게는 채찍을, 선수들에게는 격려와 위로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23일 인도네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6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90-63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27점 차 대승을 거두며 4승 2패(승점 10)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6전 전승을 거둔 A조 1위 호주(승점 12)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컵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한국은 호주와 두 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불안함을 노출하기도 했다. 특히 태국을 상대로 91-90 진땀승을 거두며 경기력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안준호 감독 역시 대한민국농구협회를 통해 "지난 20일 태국전은 많은 자책과 반성,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라며 하지만 오늘 경기는 선 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개개인의 가능성을 모두 쏟아부었다. 선수들에게 매우 고맙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분명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한국 농구다. 이번에도 양준석과 이근휘가 대표팀에 처음 합류했고, '형제' 문정현과 문유현도 함께했다. 안준호 감독은 "현재 세대교체의 시기이다.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먼 미래를 위한 기초를 쌓고 있다. 내년에 있을 아시안게임과 월드컵 그리고 2028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고 대표 선수들을 선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안준호 감독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우리 대표팀은 지난 아시아컵 예선과 일본 원정 평가전을 통해 변화를 이뤄냈다.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기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때론 성공을 거두기도, 때로는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성공만 쫓는 것이 아닌 실패를 경험하고 그것을 극복하고 지혜롭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실패의 교훈이 우리에게는 더 소중하고 귀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안준호 감독은 "성공은 전적으로 선수들 덕분이고 실패는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더 많은 성공을 쌓아가면서 실패도 경험하며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 확신한다. 8월에 있을 아시아컵에서는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며, 남자농구를 사랑하는 팬들께서는 감독에게는 채찍을, 선수들에게는 격려와 위로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주장 이승현은 "오늘 경기 초반부터 선수들의 의지가 남달랐다. 감독님께서 지난 태국전에서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셨고 특히 수비 후 빠른 속공을 강조하셨다. 이를 잘 준비해서 경기에 임했고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선수들과 다 같
이 좋은 결과를 낸 것에 만족한다"라고 예선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이승현은 전반에만 10점 이상 올리며 맹활약했다. 그는 "공격 측면에선 상대 빅맨의 발이 느리기 때문에 많은 움직임으로 그 부분을 공략했다. 또한, 압박 수비를 통해 상대의 실수를 유발했고 그 결과 노마크 속공 찬스가 많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예선을 마친 이승현은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과 승리를 보여드리는 것이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그래도 아시아컵 본선 진출을 이룬 만큼, 어느 정도 만족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라고 되돌아봤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우리나라 농구의 국제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농구를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선수들도 그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더 노력하고 있으니 계속해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언제까지 대표팀에 부름을 받을지 모르지만, 불러주시면 언제든 최선을 다해 한국 농구에 보탬이 되겠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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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