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포항, 고성환 기자] 김판곤 울산 HD 감독이 '젊어진' 팀과 함께 승리를 다짐했다.
울산 HD는 29일 오후 4시 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통산 183번째 동해안 더비를 치른다. 현재 '디펜딩 챔피언' 울산은 승점 10(3승 1무 1패)으로 2위, 포항은 승점 5(1승 2무 2패)로 10위다.
울산은 최근 리그 4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 개막전에서 승격팀 FC안양에 발목을 잡히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3승 1무를 거뒀다. 직전 라운드에선 수원FC와 1-1로 비겼다.
무엇보다 주장 김영권을 중심으로 한 수비진이 4경기에서 단 1실점만 허용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새로 가세한 서명관과 윤종규, 강상우도 울산 포백에 빠르게 녹아든 모습이다. 코뼈 골절로 쓰러졌던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돌아온 점도 반갑다.
경기 전 만난 김판곤 감독은 "휴식기 동안 선수들을 많이 쉬게 했다. 우리 경기를 되돌아보면서 전술적으로 수정도 했다. K리그 전체적으로 다른 팀들도 리뷰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판곤 감독이 본 포항은 어땠을까. 그는 "포항이 좋은 팀이다. 내가 보니까 전술적으로는 다른 팀보다도 플레이 자체가 상당히 좋다. 여러 가지로 관중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계속 좀 운이 없었고, 감독이 기대치 않은 실점들이 나와서 어려움이 있었다. 팀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다"라고 평가했다.
고승범과 브라질 공격수 에릭이 선발로 나선다. 김판곤은 "에릭은 수원FC전에서 잠깐 보여준 것도 그렇고 훈련에서도 기술이 상당히 뛰어나다. 파워나 속도도 좋다. 그래서 빨리 선발로 넣었다"라며 "고승범도 계속 좋은 폼을 기대하고 있다. 초반에 부상을 당했는데 지난 경기에 뛰었다. 오늘 더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기대를 걸었다.
울산은 오는 6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다. 이 때문에 리그 일정이 당겨지면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판곤 감독은 "고민이 많다. 걱정이 많다. 수요일 토요일 경기가 많다. 여기에 대비해서 좋은 선수들을 많이 확보해놨다. 기다리고 있던 선수들이 기회를 잡고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더 경쟁력 있게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포항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 지난 시즌 코리아컵 우승을 포항에 내줬기 때문. 당시 울산은 K리그1 우승에 이어 코리아컵 우승까지 노렸지만, 결승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포항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전을 1-0으로 마쳤으나 후반에 따라잡혔다.
김판곤 감독은 "그때 정말 속상했다. 사실 작년 결승전은 전반에 2-0, 3-0을 만들어야 했다. 그런 경기가 너무 많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지금 우리 수준이다. 이걸 뛰어넘어야 안정적으로 챔피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라며 "오늘 우리가 경기를 주도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중요한 건 결정력이다. 대부분 팀들이 우리를 만나면 거의 역습을 준비한다. 우리도 그런 점을 잘 고려해서 준비했다. 오늘 역습을 내주지 않고 주도적으로 경기해서 결과 가져오겠다"라고 다짐했다.
당시 박태하 포항 감독은 울산의 노쇠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울산은 허율과 서명관, 최석현 등 젊은 선수들이 여럿 가세하면서 새로운 팀이 됐다. 김판곤 감독은 "박태하 감독이 우리보고 늙었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더 젊어졌으니 더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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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