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지나친 부담감에 흔들렸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한국축구 레전드 박지성(43)에게 조언을 구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일 오후 5시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2023 KFA 어워즈'를 개최했다. 축구계 관계자와 국가대표팀 선수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축구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올해의 선수' 등 주요 부문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했다.
'올해의 선수'는 한 해 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대한민국 남녀 축구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지난 2010년부터 KFA가 전문가, 축구 기자단에 의뢰해 수상자를 정했다.
남자부 올해의 선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선정됐다. 김민재는 투표에서 총 137점을 얻어 1위에 올랐다. 그는 2021년과 2022년 연속으로 손흥민(32, 토트넘)에게 밀려 2위에 그쳤지만 2023년은 달랐다.
김민재는 "정말 영광이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이야기로 알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만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3년 SSC 나폴리의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끌고 이후 2023-2024시즌 독일의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 그런 김민재에게도 어려운 순간은 있었다.
지난해 3월 28일 우루과이전이 마무리된 후 김민재의 믹스트존 인터뷰가 팬들 사이에서 불타올랐다.
해당 인터뷰서 김민재는 기자들과 만나 "힘들다. 멘털도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다. 당분간은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다. 그냥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보다는 이제 소속팀에만 좀 신경을 쓰고 싶다"라며 의미심장한 멘트를 남겼다.
'대표팀 은퇴'로도 비춰질 수 있는 인터뷰에 김민재는 이후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꼈다. 멘털적으로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경기장에서 느끼는 부담감, 항상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 실점했을 때 실망감 등 이런 것들이 힘들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다"라고 심리적인 부분을 설명했다.
김민재는 "대표팀에서 뛰는 것이 그만큼 책임감 가져야 하는 자리이고,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많은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단연코 국가대표팀에서 뛰면서 단 한 번도 안일하게 운동장에 나가본 적 없다"라고 덧붙였다.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실감한 김민재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최고 레전드 박지성에게 조언을 구했다.
2일 출정식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김민재는 "박지성 선배께 물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라며 대표팀 선배에게 듣고싶은 대답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민재는 "부담감을 더는 방법, 국제 대회에서 잘하는 방법 등을 물었다.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은 것 같다"라고 옅은 미소로 답했다.
과연 박지성은 김민재에게 무슨 조언을 해줬을까. 김민재는 "'굳이 잘하려 하지 말고 스스로 잘하는 플레이에 집중하면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이 와닿았고 해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2023년 올해의 선수'에 등극한 김민재는 2일 밤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떠났다.
대표팀은 현지 시간으로 3일 두바이에 도착해 아부다비로 이동한다. 대표팀 본진은 3일 오전 중 숙소에 도착할 예정이며 이강인을 제외한 손흥민 등 해외파 선수단은 3일 오전 아부다비 본진에 합류한다. 이들은 오후 첫 훈련에 참석할 전망이다.
이강인은 소속팀 경기를 소화한 뒤 4일 합류 예정이며 대표팀은 오는 6일 이라크를 상대로 한 공식 평가전을 통해 마지막 담금질에 나선다. 1960년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요르단, 바레인, 말레이시아와 함께 E조에서 경쟁을 시작한다. /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