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군대' 6년 손해보고 2000안타 200홈런 눈앞...종신 롯데맨 발걸음, 단 3명 뿐인 대기록 향한다
입력 : 2024.0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 DB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대학과 군대로 약 6시즌 가까이 손해를 봤다. 그러나 '종신 롯데맨'을 선언한 전준우(38)가 묵묵히 걸어온 길의 끝에 눈부신 결실이 기다리고 있다.

전준우는 지난해 11월 20일,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뒤 롯데와 4년 최대 47억 (보장액 40억 원, 인센티브 7억 원)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2027시즌 인센티브를 달성하면 신구장 건축에 1억 원이 쓰여지도록 구단에 기탁기로 하는 기부 조건도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구단은 선수의 은퇴후 2년간 해외 코치 연수 지원 통해 후배 육성의 기회를 마련해주고 지도자의 길을 펼쳐줄 계획이다.

지난 2008년 롯데에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지명을 받고 입단한 전준우는 경주고 3학년 시절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로 먼저 지명을 받았지만 건국대로 진학했다. 그리고 2008년에 다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롯데맨의 운명을 안고 프로에 입문했다. 지난해까지 16시즌 1616경기 통산 타율 3할, 1812안타, 196홈런, 888타점 OPS .829를 기록했다.

전준우는 데뷔 이후 2014년까지 7시즌 동안 타율 2할7푼8리, 641안타, 60홈런 87도루 OPS .773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2015년 경찰 야구단에 입단하면서 군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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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야구단에서 돌아온 2017년부터는 3년 동안 타율 3할2푼1리, 500안타, 73홈런, 242타점, OPS .904의 특급 성적을 기록했다. 이 기간 타율 7위, 최다안타 4위, OPS 10위 등으로 타격 대부분의 지표에서 상위권에 위치했다. 예비 FA 시즌이었던 2019년 성적은 141경기 타율 3할1리 164안타 22홈런 96타점 OPS .840.

첫 FA 자격을 얻은 시점이 33세였다. 적지 않은 나이와 당시 시장의 냉대 속에서 전준우는 롯데와 4년 34억 원으로 저평가를 당하면서 도장을 찍었다. 전준우의 성적에 걸맞지 않은 대우였다. 

그러나 전준우는 2020년부터 이후 4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했다. 절대 34억급 선수는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4시즌 타율 3할1푼1리, 646안타, 61홈런, 333타점 출루율 3할7푼1리 장타율 .468과 OPS 0.839의 성적을 남겼다. 이 기간 리그 타율, 최다안타 3위, 타점 공동 4위, OPS 6위 등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군림했다. 이대호가 은퇴하면서 37세로 최고참의 자리를 물려 받은 지난해에도 전준우는 138경기 타율 3할1푼2리(493타수 154안타) 17홈런 77타점 OPS .852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팀 내 타격 지표 대부분 1위였다.

철저한 몸 관리로 에이징커브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전준우다. 결국 두 번째 FA 자격까지 얻었고 첫 번째 FA때의 아쉬움을 말끔하게 씻어내는 계약을 맺었다. 41세까지 보장되는 계약으로 '종신 롯데'의 타이틀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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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 롯데맨'으로서 전준우는 롯데 역사는 물론 리그 전체적으로 손에 꼽을 타자의 지표들을 찍고 있다. 전준우의 출발선이 다른 선수들보다 더 뒤에 있었다고 생각하면 그 페이스는 대단하다. 전준우는 고졸 선수들이 커리어를 일찌감치 시작할 때 대졸로 입단했고 병역 특례도 받지 못한 채 2시즌을 허비했다. 

2010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눈에 띄면서 1군에 데뷔한 전준우는 풀타임 첫 해 타율 2할8푼9리 101안타 19홈런 57타점 16도루 OPS .850의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았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고 20홈런-20도루를 머지 않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그에서 좌타 외야수들이 득세를 이루는 상황에서 등장한 귀한 우타 외야 자원이었다. 향후 전준우의 커리어를 봤을 때 분명한 이점이었다. 대표팀 발탁과 국제대회 메달로 병역 특례 가능성도 높았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전준우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대표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또래의 선수들 대부분이 병역 특례를 받았다. 당시 팀 동료였던 손아섭(NC), 황재균(KT)이 여기에 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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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전준우는 이듬해인 2015년 경찰야구단에 입대했다. 당시 전준우의 나이는 29세였다. 커리어의 절정을 향해 달려나가야 하는 시기, 병역을 해결해야 했다. 2016시즌 막판 1군에 복귀해서 25경기에 나섰지만 사실상 전성기 2시즌을 허비한 셈이었다. 대학 4년과 경찰 야구단 복무 약 2년으로 커리어의 출발선이 다른 선수들보다 6년 뒤에 그어진 꼴이었다. 자연스럽게 FA 권리 행사 시점도 늦어졌다.

그럼에도 전준우는 단 11명만 기록 중인 2000안타와 200홈런 대기록이 눈앞이다. KBO리그 역사에서 2000안타와 200홈런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역대 11명. 박용택(2504안타 213홈런) 최형우(2323안타 373홈런) 양준혁(2318안타 351홈런) 김현수(2236안타 241홈런) 김태균(2209안타 311홈런) 이대호(2199안타 374홈런) 이승엽(2156안타 467홈런) 최정(2133안타 458홈런) 장성호(2100안타 221홈런) 홍성흔(2046안타 208홈런) 황재균(2032안타 207홈런)이 이 기록을 달성했다. 

삼성 강민호가 1989안타 319홈런으로 그 다음 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전준우가 강민호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다. 196홈런을 기록 중이기에 200홈런은 당장 올해 달성이 유력하다. 188개가 남은 2000안타는 2025시즌까지 지켜봐야 하지만 그리 먼 기록이 아니다. 

특히 대졸 선수로 이 2000안타와 20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박용택(고려대) 양준혁(영남대) 홍성흔(경희대)까지 단 3명 뿐이다. 뒤늦게 꽃피운 잠재력과 꾸준한 노력의 결실은 '전설'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만들었다. OSEN DB OSEN DB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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