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SSG 랜더스의 새로운 캡틴 추신수(42)가 예정보다 은퇴를 2년 더 미루게 한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강민이가 떠나고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 문제에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고 올해 연봉을 안 받고 뛴다는 것이 희생보단 더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 여겼다.
지난달 14일 추신수는 SSG 구단을 통해 길었던 14년 간의 여정을 2024시즌 종료 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수영초-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국제계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팀을 옮겼고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끝에 7년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로 향했다.
빅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기록했고 2021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했다. 한국에서는 361경기 타율 0.260, 49홈런 168타점 226득점 46도루, 출루율 0.391 장타율 0.428을 기록하며, 2022년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의 기쁨을 누렸다.
추신수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3년은 1년으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SSG에서의 1년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그를 2년이나 더 뛰게 했다. 추신수는 "애초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 계획이 한국에서는 1년만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SSG에서 1년 뛰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구단의 방향성을 비롯해 한국 야구에 내가 할 것이 있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후배라기보단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동생 같다 느꼈다"고 전했다.
2023시즌을 마치고도 또 한 번 은퇴를 고민했으나,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 친구 김강민(42·한화 이글스)과 이별이 발목을 잡았다. 현역 연장을 원한 김강민이 한화로 떠나는 상황에서 잡음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팬들의 동요가 심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은퇴를 예고한 2024시즌을 최저연봉(3000만 원)에 뛰면서 그 연봉마저도 전액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팬들을 달랬다.
그런 추신수가 마지막으로 꿈꾸는 장면은 우승이었다. 추신수는 "2022년 우승했던 그 모습을 팬들에게 다시 보여주고 싶다. 나 또한 내 마지막이 우승이라면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는 것이 목표다. 개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건강이 보장돼야 성적도 따라오는 것이라 몸 관리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추신수와 일문일답
- 은퇴를 결정하게 된 배경
▶ 은퇴 생각은 2021시즌 끝나고 했었다. 애초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 계획이 한국에서는 1년만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2021시즌이 끝나고 미국 팀에서 오퍼도 있었다. 하지만 이 팀에 1년 뛰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구단의 방향성을 비롯해 한국 야구에 내가 할 것이 있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후배라기보단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동생 같다 느꼈다. 미국에서도 영어로 소통했지만, 한국 말로 소통하고 경기하는 것과는 디테일하게 달랐다. 그래서 1년 만하긴 아쉬웠고 2022년에 한 번 더 했다. 2022년에도 우승하고 그만 둔다고 했는데 구단에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떠날 때 아쉬움보다는 구단과 소통을 잘해서 같은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한 것이 지금까지 왔다. 항상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50대 50이었는데 (김)강민이가 떠나고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 문제에서는 전혀 고민 안했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고 올해 연봉을 안 받고 뛴다는 것이 희생보단 더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 여겼다.
- 샐러리캡이 빡빡하다는거 알고 있었는지
▶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여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말했다시피 한국에 올 때부터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과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어려움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 시즌 끝나고 감독님 자리 공석일 때
▶ 사실 그거 보고 웃었다. 난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가는 거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난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다 뿐이지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그래도 그런 기사가 나온다는 건 한국에서 내 3년의 생활이 팀메이트로서 괜찮아서 나오지 않았나 싶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직 감독 생각은 없다. 생각해본 적도 없고 준비가 안 됐다.
- 은퇴 후 다음 구상은
▶ 그 어떤 겨울보다 마음이 편한 것 같다. 다른 겨울 돌아봤을 때 지금이 좀 더 편하고 홀가분한 느낌이다. 시즌이 끝날 때쯤 뭔가 계획이 설 것 같다. 뭘 하든 나도 배워야 한다. 준비를 하고 싶다. 그런 제안이 안 와도 내가 준비 돼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 한국야구 개선해야 할 점 어떤 점이 만족스럽게 바뀐 부분인지,
▶ 개선된 건 잠실야구장에서 라카룸이 바뀐 정도. 원정 팀이 홈 팀보다 환경이 열악해야 한다는 건 옛날 생각이다. 동등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어야 하고 한국도 메이저리그처럼 그런 문화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는 원정팀이 오더라도 요청만 하면 홈팀 훈련 두시간 전에 준비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은 구장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다. 어떻게 보면 한국 야구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조금 더 멀리, 높이 봤으면 좋겠다. 그런 시간에 벤치 선수들이 훈련을 더하면 그 자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스타팅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된다.
- KBO에서 기록적인 부분 최고령 타자 기록 바꿀수 있겠던데
▶ 욕심은 전혀 없다. 그 기록도 언젠가 깨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깨지 않을까. 한 살 어린 후배지만, 대단한 거 같다. 그런 선수들이 잘해야 후배들이 더 늘어난다.
- 40대 선수들이 많은데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몸 관리를 제일 우선시 해야 한다. 운동 많이 한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많은 훈련도) 38세 정도 되면 못한다. 그 다음날 더 안 좋다. 그보단 스스로의 몸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 주장직 수락한 이유
▶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내가 주장했으면 좋겠다는 선수가 의외로 많았다. 나는 좀 더 소통을 잘하는주장이 되고 싶다. 맞는 말이든 아니든 나이 차 때문에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린 선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답이 될 수도 있다. 바른 길로 가고 강팀이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첫 걸음이 내가 됐으면 한다. 그래야 뒤에 오는 사람도 보고 따라한다.
- 이숭용 감독과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
▶ 최근에 4시간 정도 식사하면서 대화했는데 굉장히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야구, 팀 문화에 대해 생각이 일치하는 게 많았다. 나랑 똑같은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 소름돋는 상황이 많았다.
- 1년 더 뛰는 것을 가족들에게는 어떻게 설득했는지
▶ 좋게 말해 설득이지 내가 통보한 거나 다름없다. 와이프는 날 너무 잘 알아서 내가 해야 한다면 해야 하는지 선수인지 안다. 연봉에 관해서도 아내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미국 가서 한번 더 해보는 건 어떤지 물었다. 내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걸 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미국도 내 또래 타자는 없다. 또 3년을 비웠는데 그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서 진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굳이...' 싶었다. 구단과 약속한 것도 있고 (메이저리그서 은퇴) 안 될 거 같다고 했다. 잘 이야기했다.
- 주장으로서 첫째로 강조하고 싶은 건
▶ 문제가 있으면 빠르게 얘기해야 한다. 어떠한 안을 제시하면 그건 좀 아닌 거 같다고 빠르게 얘기하는 게 좋다.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야구장 나가서도 두려움과 거리낌이 없었으면 좋겠다.
- 은퇴 관련 보도자료에 2군행 이야기를 포함한 이유는
▶ 우승이 가장 큰 이유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내가 폐가 안 됐으면 좋겠다. 또 이왕 SSG에 발을 내디뎠으니 지속적인 강팀이 되도록 구단의 계획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가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고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는 건 안 된다. 나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1군에 올라와야 하고 나는 또 내려가서 내 할 일이 있다.
- 지난해 중반 2군 생활하면서 느낀 부분이 있었는지
▶ 최정, 김광현, 한유섬 같은 선수들이 평생 야구하진 않는다. 그렇게 될 선수들을 찾고 만들어 내고 도와주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SSG가 강팀이 될려면 고참 선수들은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어야 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줘야 한다. 그렇게 서로 경쟁하려는 팀이 돼서 벤치가 강해져야 1년을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다.
- 동갑내기 김강민 있어서 편했을텐데 이젠 없다
▶ 그게 마음이 아프다. 생각한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아쉽긴 한데 강민이에게도 후회하는 결정이 아니었음 좋겠다. 내가 그리던 구상에 항상 강민이가 있었는데 없어서 아쉽긴 하다. 아쉬운건 뒤로 하고 이젠 우리만 생각할 것이다.
- 메이저리그로 이정후가 갔는데
▶ 일본에서도 그렇고 아무리 잘해도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평균이 너무 높다. 한 가지 얘기할 수 있는 건 이정후가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3년간 이정후가 타석에서의 준비하는 모습, 스타성 등을 봤을때 그 어떤 선수들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신한다.
- 캠프까지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 4일날 미국에 들어가고 집에서 개인 훈련한다. 박종훈, 하재훈이 우리집에 와서 하고 같이 베로비치로 넘어갈 것 같다.
- SSG 팬들에게 하고픈 말은.
▶ 야구는 선수가 하는 거라지만, 관중분들이 찾아오시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2023시즌 후 우리 팀의 여러 상황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건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지금까지처럼 팬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 마지막 시즌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 2022년 우승했던 그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 내 마지막이 우승하는 모습이면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는 것이 목표다. 개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건강이 보장돼야 성적도 따라오는 것이라 몸 관리에 집중할 생각이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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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은퇴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
추신수는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김)강민이가 떠나고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 문제에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고 올해 연봉을 안 받고 뛴다는 것이 희생보단 더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 여겼다.
지난달 14일 추신수는 SSG 구단을 통해 길었던 14년 간의 여정을 2024시즌 종료 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수영초-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한 추신수는 2000년 국제계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해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팀을 옮겼고 신시내티 레즈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끝에 7년 1억 3000만 달러 규모의 FA 계약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로 향했다.
빅리그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OPS(출루율+장타율) 0.824를 기록했고 2021시즌을 앞두고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통해 KBO리그에 복귀했다. 한국에서는 361경기 타율 0.260, 49홈런 168타점 226득점 46도루, 출루율 0.391 장타율 0.428을 기록하며, 2022년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과 한국시리즈 제패의 기쁨을 누렸다.
추신수에 따르면 한국에서의 3년은 1년으로 끝날 수 있었다. 그러나 SSG에서의 1년에 대한 소중한 추억이 그를 2년이나 더 뛰게 했다. 추신수는 "애초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 계획이 한국에서는 1년만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SSG에서 1년 뛰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구단의 방향성을 비롯해 한국 야구에 내가 할 것이 있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후배라기보단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동생 같다 느꼈다"고 전했다.
2023시즌을 마치고도 또 한 번 은퇴를 고민했으나,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 친구 김강민(42·한화 이글스)과 이별이 발목을 잡았다. 현역 연장을 원한 김강민이 한화로 떠나는 상황에서 잡음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선수들과 팬들의 동요가 심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은퇴를 예고한 2024시즌을 최저연봉(3000만 원)에 뛰면서 그 연봉마저도 전액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팬들을 달랬다.
그런 추신수가 마지막으로 꿈꾸는 장면은 우승이었다. 추신수는 "2022년 우승했던 그 모습을 팬들에게 다시 보여주고 싶다. 나 또한 내 마지막이 우승이라면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는 것이 목표다. 개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건강이 보장돼야 성적도 따라오는 것이라 몸 관리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추신수와 일문일답
추신수가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은퇴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SSG 랜더스 |
- 은퇴를 결정하게 된 배경
▶ 은퇴 생각은 2021시즌 끝나고 했었다. 애초에 미국에서 돌아올 때 계획이 한국에서는 1년만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2021시즌이 끝나고 미국 팀에서 오퍼도 있었다. 하지만 이 팀에 1년 뛰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구단의 방향성을 비롯해 한국 야구에 내가 할 것이 있다 생각했고, 선수들도 후배라기보단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동생 같다 느꼈다. 미국에서도 영어로 소통했지만, 한국 말로 소통하고 경기하는 것과는 디테일하게 달랐다. 그래서 1년 만하긴 아쉬웠고 2022년에 한 번 더 했다. 2022년에도 우승하고 그만 둔다고 했는데 구단에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떠날 때 아쉬움보다는 구단과 소통을 잘해서 같은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한 것이 지금까지 왔다. 항상 은퇴하겠다는 생각은 50대 50이었는데 (김)강민이가 떠나고 나까지 없으면 팀이 흔들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봉 문제에서는 전혀 고민 안했다.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했고 올해 연봉을 안 받고 뛴다는 것이 희생보단 더 강팀이 되기 위한 결정이라 여겼다.
- 샐러리캡이 빡빡하다는거 알고 있었는지
▶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여유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말했다시피 한국에 올 때부터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과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 어려움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 시즌 끝나고 감독님 자리 공석일 때
▶ 사실 그거 보고 웃었다. 난 아무리 좋은 자리라도 가는 거보다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이다. 난 메이저리그에서 오래 뛰었다 뿐이지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도 안 된다 생각했다. 그래도 그런 기사가 나온다는 건 한국에서 내 3년의 생활이 팀메이트로서 괜찮아서 나오지 않았나 싶어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직 감독 생각은 없다. 생각해본 적도 없고 준비가 안 됐다.
- 은퇴 후 다음 구상은
▶ 그 어떤 겨울보다 마음이 편한 것 같다. 다른 겨울 돌아봤을 때 지금이 좀 더 편하고 홀가분한 느낌이다. 시즌이 끝날 때쯤 뭔가 계획이 설 것 같다. 뭘 하든 나도 배워야 한다. 준비를 하고 싶다. 그런 제안이 안 와도 내가 준비 돼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
- 한국야구 개선해야 할 점 어떤 점이 만족스럽게 바뀐 부분인지,
▶ 개선된 건 잠실야구장에서 라카룸이 바뀐 정도. 원정 팀이 홈 팀보다 환경이 열악해야 한다는 건 옛날 생각이다. 동등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어야 하고 한국도 메이저리그처럼 그런 문화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메이저리그는 원정팀이 오더라도 요청만 하면 홈팀 훈련 두시간 전에 준비할 수 있게 한다. 한국은 구장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다. 어떻게 보면 한국 야구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조금 더 멀리, 높이 봤으면 좋겠다. 그런 시간에 벤치 선수들이 훈련을 더하면 그 자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스타팅에 나갈 수 있는 선수가 된다.
- KBO에서 기록적인 부분 최고령 타자 기록 바꿀수 있겠던데
▶ 욕심은 전혀 없다. 그 기록도 언젠가 깨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깨지 않을까. 한 살 어린 후배지만, 대단한 거 같다. 그런 선수들이 잘해야 후배들이 더 늘어난다.
- 40대 선수들이 많은데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몸 관리를 제일 우선시 해야 한다. 운동 많이 한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많은 훈련도) 38세 정도 되면 못한다. 그 다음날 더 안 좋다. 그보단 스스로의 몸에 대해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
- 주장직 수락한 이유
▶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내가 주장했으면 좋겠다는 선수가 의외로 많았다. 나는 좀 더 소통을 잘하는주장이 되고 싶다. 맞는 말이든 아니든 나이 차 때문에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어린 선수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답이 될 수도 있다. 바른 길로 가고 강팀이 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첫 걸음이 내가 됐으면 한다. 그래야 뒤에 오는 사람도 보고 따라한다.
- 이숭용 감독과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
▶ 최근에 4시간 정도 식사하면서 대화했는데 굉장히 좋았다. 내가 생각하는 야구, 팀 문화에 대해 생각이 일치하는 게 많았다. 나랑 똑같은 생각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 소름돋는 상황이 많았다.
추신수. /사진=SSG 랜더스 |
- 1년 더 뛰는 것을 가족들에게는 어떻게 설득했는지
▶ 좋게 말해 설득이지 내가 통보한 거나 다름없다. 와이프는 날 너무 잘 알아서 내가 해야 한다면 해야 하는지 선수인지 안다. 연봉에 관해서도 아내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미국 가서 한번 더 해보는 건 어떤지 물었다. 내가 메이저리그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걸 보고 싶어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 미국도 내 또래 타자는 없다. 또 3년을 비웠는데 그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서 진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굳이...' 싶었다. 구단과 약속한 것도 있고 (메이저리그서 은퇴) 안 될 거 같다고 했다. 잘 이야기했다.
- 주장으로서 첫째로 강조하고 싶은 건
▶ 문제가 있으면 빠르게 얘기해야 한다. 어떠한 안을 제시하면 그건 좀 아닌 거 같다고 빠르게 얘기하는 게 좋다. 될지 안될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야구장 나가서도 두려움과 거리낌이 없었으면 좋겠다.
- 은퇴 관련 보도자료에 2군행 이야기를 포함한 이유는
▶ 우승이 가장 큰 이유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내가 폐가 안 됐으면 좋겠다. 또 이왕 SSG에 발을 내디뎠으니 지속적인 강팀이 되도록 구단의 계획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내가 마지막 시즌을 보낸다고 누군가의 기회를 빼앗는 건 안 된다. 나보다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가 1군에 올라와야 하고 나는 또 내려가서 내 할 일이 있다.
- 지난해 중반 2군 생활하면서 느낀 부분이 있었는지
▶ 최정, 김광현, 한유섬 같은 선수들이 평생 야구하진 않는다. 그렇게 될 선수들을 찾고 만들어 내고 도와주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SSG가 강팀이 될려면 고참 선수들은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어야 하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희망을 줘야 한다. 그렇게 서로 경쟁하려는 팀이 돼서 벤치가 강해져야 1년을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다.
- 동갑내기 김강민 있어서 편했을텐데 이젠 없다
▶ 그게 마음이 아프다. 생각한 것과 반대의 결과가 나와서 아쉽긴 한데 강민이에게도 후회하는 결정이 아니었음 좋겠다. 내가 그리던 구상에 항상 강민이가 있었는데 없어서 아쉽긴 하다. 아쉬운건 뒤로 하고 이젠 우리만 생각할 것이다.
추신수. /사진=뉴스1 |
- 메이저리그로 이정후가 갔는데
▶ 일본에서도 그렇고 아무리 잘해도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는 평균이 너무 높다. 한 가지 얘기할 수 있는 건 이정후가 그 어떤 선수보다 잘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3년간 이정후가 타석에서의 준비하는 모습, 스타성 등을 봤을때 그 어떤 선수들보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자신한다.
- 캠프까지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 4일날 미국에 들어가고 집에서 개인 훈련한다. 박종훈, 하재훈이 우리집에 와서 하고 같이 베로비치로 넘어갈 것 같다.
- SSG 팬들에게 하고픈 말은.
▶ 야구는 선수가 하는 거라지만, 관중분들이 찾아오시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2023시즌 후 우리 팀의 여러 상황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건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지금까지처럼 팬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 마지막 시즌 팬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 2022년 우승했던 그 모습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 내 마지막이 우승하는 모습이면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큰 부상 없이 팀을 잘 이끌어서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가는 것이 목표다. 개인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건강이 보장돼야 성적도 따라오는 것이라 몸 관리에 집중할 생각이다.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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