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LG 트윈스 선수 최초로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투수 고우석(26)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새출발한다.
샌디에이고는 4일(이하 한국시간) 한국인 우완 투수 고우석과 2년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026년 상호 옵션이 포함된 조건이라고 알린 샌디에이고는 연봉을 비롯해 세부적인 계약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포스트’ 조엘 셔먼 기자는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디애슬레틱’ 데니스 린 기자는 고우석이 올해 175만 달러, 내년 225만 달러 연봉을 받으며 2026년 연봉 300만 달러 상호 옵션 계약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5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등판 경기수, 마무리 경기수에 따라 보너스까지 포함됐다.
‘AP통신’이 조금 더 자세한 계약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26년 상호 옵션 실행과 보너스 조건을 최대로 충족할 경우 고우석은 3년간 최대 940만 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우리 돈으로 약 123억원에 달한다.
고우석의 계약 보너스는 불펜투수들에게 주로 붙는 등판 경기수, 마무리 경기수 위주로 짜여졌다. 일단 올해 70경기 이상 등판할 경우 10만 달러 보너스를 받는다. 이어 2025~2026년 각각 40·45·55·60경기씩 등판하면 각각 10만 달러씩 연간 최대 40만 달러 보너스가 주어진다. 부상 없이 꾸준하게 등판하면 달성 가능한 조건이다.
2025~2026년 연봉은 이전 시즌 경기 마무리 수치에 따라 추가 상승할 수 있다. 세이브가 아니더라도 경기 마지막 투수가 되는 기준에 따라 15·25·35·45경기씩 충족하면 각각 12만5000달러로 연간 최대 50만 달러가 다음해 연봉으로 추가되는 구조로 계약됐다. 이는 마무리 보직을 맡아야 달성 가능하기 수월한 조건이다.
원소속팀 LG 트윈스의 포스팅 금액도 앞으로 고우석의 활약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 현행 한미 포스팅 규정에 따라 계약 총액이 2500만 달러 이하일 경우 구단은 해당 금액의 20%를 받게 된다. 보장 450만 달러 계약의 20%인 90만 달러를 LG가 우선 수령한다.
보장 금액 외에도 추후 인센티브 및 추가 옵션을 충족할 경우 총액의 15%를 원소속팀이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고우석이 모든 옵션과 보너스를 챙기면 최대치 540만 달러 중 15%인 81만 달러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LG의 포스팅 금액은 최대 171만 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보너스 외에 또 다른 조건도 있다. 2025년 시즌에는 선수 본인의 동의 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수 없는 거부권이 포함됐다. 데뷔 첫 해인 올해는 마이너리그에 강등될 가능성도 있지만, 2년차 시즌에는 보다 안정적인 입지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고우석은 매년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왕복 항공권 2매도 제공받는다.
불펜투수로 수준급 대우를 받은 고우석이지만 지금까지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나간 한국인 선수 7명 중 가장 적은 규모의 계약이다. 앞서 2013년 투수 류현진(한화 이글스→LA 다저스), 2015년 내야수 강정호(넥센 히어로즈→피츠버그 파이어리츠), 2016년 내야수 박병호(넥센→미네소타 트윈스), 2020년 투수 김광현(SK 와이번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021년 내야수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샌디에이고), 2024년 외야수 이정후(키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6명의 선수는 고우석보다 보장 계약이 좋았다.
류현진은 다저스가 2573만7737달러33센트를 거액을 써서 단독 협상권을 따낸 뒤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강정호는 500만2015달러에 독점 협상권을 얻은 피츠버그와 4년 11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박병호는 포스팅 비용으로 1285만 달러나 투자한 미네소타와 4년 1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포스팅 금액보다 적은 계약이었다.
류현진, 강정호, 박병호가 포스팅을 할 때는 30개 구단 중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구단이 독점 협상권을 가졌지만 2018년 7월 한미선수협정계약 개정에 의해 선수는 계약 의사가 있는 모든 구단과 30일 동안 자유롭게 협상을 하도록 규정이 바귀었다. 아울러 구단이 받는 포스팅 금액도 계약 규모에 의해 일정 비율을 바는 것으로 세분화됐다.
그 이후 김광현이 2년 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SK가 160만 달러를 받았다. 김하성이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키움은 552만5000달러를 챙겼다. 이어 이번에 이정후가 6년 1억1300만 달러 대박을 치면서 키움은 1882만5000달러의 거액을 벌었다.
이에 비해 고우석을 보내고 최소 90만 달러를 받은 LG의 금전적 이득은 크지 않다. 당초 포스팅을 신청할 때부터 구단과 합의한 기준점을 넘지 않으면 메이저리그에 가지 않기로 했다. 보장 450만 달러 계약은 기준점에 미치지 못했지만 선수 본인의 진출 의지가 강했고, LG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우석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축하한다. 고우석 선수는 KBO리그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고, 잘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로 활약하길 기대한다. 고우석 선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고우석도 LG 구단을 토해 “메이저리그에서 큰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LG 트윈스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게 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도 감사하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게 됐다. 좋은 모습으로 모두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2013년 투수 류현진 : LA 다저스, 6년 3600만 달러(포스팅 금액 2573만7737달러33센트)
-2016년 내야수 박병호 : 미네소타 트윈스, 4년 1200만 달러(포스팅 금액 1285만 달러)
-2020년 투수 김광현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2년 800만 달러(포스팅 금액 160만 달러)
-2021년 내야수 김하성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4년 2800만 달러(포스팅 금액 552만5000달러)
-2024년 외야수 이정후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6년 1억1300만 달러(포스팅 금액 1882만5000달러)
-2024년 투수 고우석 : 샌디에이고, 2년 450만 달러(포스팅 금액 90만 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