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는 왜 타격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고토 고지(55) 코치에게 돌연 작전 지도를 맡겼을까.
두산은 지난 5일 “2024시즌 코칭스태프 보직을 확정했다”라며 “이승엽 감독을 필두로 박흥식 수석코치, 조웅천·박정배 투수코치, 김한수·이영수 타격코치, 조성환 수비코치, 고토 고지 작전(3루)코치, 정진호 주루(1루)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 천종민·조광희·유종수 트레이닝코치로 1군을 이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 2018년과 2023년 두산 타자들의 타격 지도에 매진한 고토 코치의 작전 파트 담당이다. 고토 코치는 다가오는 2024시즌 더그아웃이 아닌 3루 베이스 옆에서 타자와 주자에게 사인을 내는 다소 낯선 모습을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프로야구 명문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출신인 고토 코치는 지난 2017년 두산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타격 인스트럭터로 부임해 베어스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도력을 인정받아 이듬해 정식 1군 타격코치가 됐고, 2018시즌 강타선을 구축하며 두산의 14.5경기차 압도적 정규시즌 우승을 뒷받침했다.
고토 코치가 이끈 두산 타선은 2018시즌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팀 타율 3할대(3할9리)를 기록했다. 안타(1601개), 득점(944점), 타점(898개), 장타율(.486), 출루율(.376), OPS(.862) 1위, 홈런 4위(191개) 등 각종 팀 타격 지표 상위권을 독식했다.
당시 두산은 양의지(타율 3할5푼8리), 김재환(3할3푼4리), 최주환(3할3푼3리), 박건우(3할2푼6리), 허경민(3할2푼4리), 오재원(3할1푼3리), 김재호(3할1푼1리) 등 3할 타자를 대거 배출했다. 특히 김재환은 139경기 타율 3할3푼4리 176안타 44홈런 13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정규시즌 MVP의 영예를 안았다. 고토 코치는 2018시즌 두산 공격력의 극대화를 이끈 장본인이었다.
고토 코치는 2019년 다시 친정 요미우리로 돌아가 2022년까지 1군 타격, 외야수비, 야수 담당 코치, 3군 타격코치 임무를 수행했고, 지난해 이승엽 감독 부임과 함께 두산으로 복귀해 1군 타격코치를 맡았다.
두산은 타격 지도에 특화된 고토 코치를 왜 LG로 떠난 정수성 코치의 후임자로 낙점했을까. 두산 관계자는 5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고토 코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3루 코치를 맡았던 경험이 있다. 국내에서는 전문 타격코치 이미지가 강한데 요미우리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수석, 수비, 작전 등 다방면에서 코치를 해봤다. 고토 코치 본인도 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실제로 고토 코치는 2014년 요미우리 2군 육성코치를 시작으로 2015년 요미우리 2군 내야수비 및 주루코치, 2016~2017년 요미우리 3군 외야수비코치 등 다양한 파트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두산에 새롭게 합류한 ‘이승엽 감독의 스승’ 박흥식 코치의 수석코치 배정도 눈길을 끈다.
신일고-한양대 출신인 박 코치는 1985년 프로에 데뷔해 1993년 은퇴했다. 1군 통산 성적은 660경기 타율 2할5푼6리 12홈런 189타점.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비로소 커리어의 꽃을 피웠다. 삼성, KIA, 넥센, 롯데 등에서 30년 가까이 수석코치, 타격코치, 2군 감독 등을 맡아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했고, 수년간 KBO리그의 타격 1타강사로 불렸다.
박 코치는 이 감독이 삼성에서 홈런타자로 활약할 때 사제지간으로 인연을 맺었다.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이 감독이 국민타자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지도자이며, 이 감독 또한 현역 시절 박 코치를 ‘스승’으로 모셨다.
이번 박 코치 영입과 수석코치 배정 모두 이 감독의 요청에 이뤄졌다. 두산 관계자는 “박흥식 코치가 아무래도 수석코치 경험이 많아 감독님이 요청을 하셨다. 김한수 코치도 지난해 수석코치 임무를 잘 수행했지만 박흥식 코치라는 경험 많은 지도자가 새로 왔으니 감독님이 고심 끝 이러한 결정을 내리셨다”라고 설명했다.
2022년 10월 이 감독 부임과 함께 가장 먼저 조력자를 자청한 김한수 코치는 수석코치에서 타격코치로 보직이 바뀌었다. 위의 관계자는 “김한수 코치는 올해 타격 파트에 전념한다. 감독님이 그 누구보다 김한수 코치의 타격 지도 능력을 잘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퓨처스(2군) 팀은 이정훈 감독을 중심으로 권명철·김상진·김지용 투수코치, 이도형 타격코치, 강석천 수비코치, 김동한 작전·주루코치, 김진수 배터리코치가 유망주 육성에 나선다.
재활 및 잔류군은 조인성 코치, 가득염 코치, 조경택 코치가 담당하며 이광우·이덕현 트레이닝코치가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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