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19시간 전 SD 오퍼→7분 남기고 계약 성사…고우석 미국 진출, 얼마나 극적이었나 [오!쎈 현장]
입력 : 2024.01.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고우석 /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OSEN=인천공항, 이후광 기자] 고우석 / backlight@osen.co.kr

[OSEN=인천공항, 이후광 기자] 이보다 더 극적인 메이저리그 진출은 없을 것 같다. LG 트윈스 잔류가 유력해 보였던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포스팅 마감이 24시간도 안 남은 상황에서 속전속결로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성공적인 입단 계약을 체결한 고우석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취재진과 만나 “계약 직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걱정했다. 7분 앞두고 최종 계약이 성사됐고, 기쁨보다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라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2017년 LG 트윈스 1차 지명된 고우석은 2023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7시즌을 채웠고,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LG 구단에 전달한 뒤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고우석의 포스팅 협상은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다. 정확히 말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22년 42세이브를 비롯해 통산 139세이브를 수확한 고우석이지만 지난해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목과 어깨 부상을 당하는 등 잔부상으로 인해 한해 성적이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다.

고우석은 KBO의 MLB 사무국 포스팅 요청 절차를 거쳐 지난달 5일 오전 8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과 협상을 개시했다. 그러나 저조한 관심 속 별 소득 없이 한 달의 시간이 흘렀고,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7시 포스팅이 마감되는 가운데 3일 오전까지 그 어떤 오퍼도 받지 못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고우석의 2024시즌 행선지는 LG가 유력해 보였다. 

고우석 / OSEN DB

그러나 협상 마감까지 약 19시간을 앞두고 김하성이 속해 있는 샌디에이고로부터 극적인 오퍼가 들어왔다. 미국 ‘뉴욕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3일 오후 12시 경 자신의 SNS에 “한국의 우완투수 고우석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이 임박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마무리투수로 기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고우석은 LG 구단의 허락과 함께 3일 오후 미국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2년 450만 달러에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식 SNS 캡처

그렇다면 왜 최종 계약은 마감 7분을 앞두고 성사된 것일까. 고우석은 인천공항에서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을 거쳐 샌디에이고 직항편을 이용하는 루트를 택했는데 비행기가 두 번이나 연착되면서 플랜이 차질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도착과 함께 곧바로 구단 지정 병원으로 향해 메디컬테스트를 받았고, 포스팅 마감 7분 전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고우석은 “엄청 급하게 모든 일이 일어나서 아직 얼떨떨한데 이렇게 취재진 앞에 서니까 실감이 난다. 기분이 좋다”라며 “샌디에이고에 도착해서 쉬는 시간 없이 무언가를 너무 많이 했다. 지금 여기 있는 것도 실감이 안 난다. 샌디에이고 방문이 처음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았고 눈에 담긴 장면이 아름다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고우석 / 리코스포츠에이전시 제공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현지에서 A.J. 프렐러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와 새 동료 다르빗슈 유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구단 관계자들과 야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적응하는 데 있어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라며 “운 좋게 개인 운동을 하러 나온 다르빗슈 유도 만날 수 있다. 함께 사진을 찍었다”라고 밝혔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년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본인이 빅리거가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아직 첫 등판을 하지 않아서 메이저리그에 대해 크게 와 닿는 건 없다.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이기에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야 메이저리거라는 실감이 날 것 같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MLB 공식 SNS 캡처

때문에 아직 데뷔 첫해 목표도 설정하지 않았다. 고우석은 “머릿속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장면이 있지만 아직 내가 메이저리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보여줘야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꿈을 이룬 고우석은 잠깐의 휴식을 거쳐 다음 주부터 메이저리그 첫 스프링캠프를 향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는 “2월 중순쯤에 아마 메이저리그 첫 훈련에 들어갈 것 같은데 그 때까지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 현지 시범경기에서 타자와 승부하면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로스터에 들어가야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backlight@osen.co.kr

[OSEN=인천공항, 이후광 기자] 고우석 /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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