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최악의 시나리오다. 바이에른 뮌헨이 라두 드라구신(22, 제노아) 영입전에 뛰어 들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8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은 드라구신을 두고 토트넘과 경쟁한다. 파악한 바에 따르면 그들은 드라구신을 수비수 영입 후보 목록에 올렸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은 가장 원하는 수비를 찾는 과정에서 새로운 이름을 추가했다. 그들은 구단 내부적으로 드라구신 영입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토트넘도 그를 원하고 있다. 제노아는 약 3000만 유로(약 433억 원) 정도의 이적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덧붙였다.
루마니아 '가제타 스포르투릴러' 역시 "바이에른 뮌헨은 드라구신에게 관심이 있다. 토트넘, 나폴리 역시 마찬가지"라며 "바이에른 뮌헨은 이적료 협상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 정도 되는 팀에 3000만 유로라는 금액이 문제가 될 리 없다.
가만히 있던 토트넘으로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다. 중앙 수비수 보강이 급한 토트넘도 드라구신을 1호 목표로 삼고 있었기 때문.
현재 토트넘은 수비진에 구멍이 났다. 미키 반 더 벤이 지난달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이제 막 복귀를 준비 중이고, 최근엔 크리스티안 로메로까지 햄스트링을 다쳤다. 3옵션 센터백인 에릭 다이어는 풀백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에게도 밀린 지 오래다.
토트넘은 새로운 수비수로 191cm의 큰 키를 지닌 루마니아 국가대표 수비수 드라구신을 낙점했다. 유벤투스 출신인 그는 지난 시즌 제노아 임대를 통해 기량을 꽃피웠고, 올 시즌 제노아로 완전 이적해 주전으로 뛰고 있다. 최대 강점은 세리에 A 최고의 공중 볼 싸움 능력과 강력한 피지컬이다.
토트넘의 드라구신 영입은 순조로워 보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약 일주일 전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장기 계약에 관해 개인 합의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틀 전에 공개했듯이 제노아와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제노아와 이적료 협상만 남은 상황이다. 로마노는 "제노아는 드라구신의 몸값으로 3000만 유로를 원한다. 하지만 토트넘은 2500만 유로(약 360억 원) 수준을 지출하길 바란다. 양측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큰 걸림돌은 없는 듯 보였다. 드라구신 에이전트가 이번 겨울 이적은 없다고 깜짝 선언을 내놓기도 했지만, 영국 현지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로마노 역시 "토트넘은 빠르게 새로운 중앙 수비수를 영입하길 원한다. 그들은 이제 드라구신 영입에 대한 첫 구두 제의를 보낼 준비가 돼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영입을 승인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끼어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토트넘이 드라구신을 품기 위해선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을 제쳐야 하게 됐다. 게다가 제노아와 이적료 협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바이에른 뮌헨도 수비 보강이 시급한 만큼, 드라구신 영입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김민재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마티아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두 명으로 중앙 수비를 꾸려야 한다.
만약 바이에른 뮌헨이 드라구신을 손에 넣는다면 자연스레 다이어 영입은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은 최근 "바이에른 뮌헨과 다이어는 완전한 구두 합의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최소 2025년까지이며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2억) 이하"라며 "토트넘도 그린라이트를 밝혔다. 모든 게 준비돼 있다. 단지 최종 결정만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토트넘은 드라구신 영입·다이어 방출이라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레 바이에른 뮌헨이 드라구신으로 목표를 바꾸면서 순식간에 다이어만 남게 되는 최악의 가능성이 생기고 말았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