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반전에 반전이다. 킬리안 음바페(26, 파리 생제르맹)와 레알 마드리드의 기나긴 이적 사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프랑스 'RMC 스포르트'는 8일(한국시간) "최근 며칠 동안 음바페의 이적 가능성에 관해 수많은 소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음바페 측은 상황을 진정시켰다. 측근에 따르면 그의 미래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앞서 나온 음바페와 레알 마드리드 간 사전 합의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도다. 풋 메르카토는 같은 날 오전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한다"라며 "이 서스펜스가 끝나간다. 파악한 바에 따르면 그는 며칠 사이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했다. 이제 긴장감을 떨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2017년 음바페가 PSG로 이적한 뒤 그의 미래는 매년 기사로 언급됐다. 2019년 레알 마드리드의 거대한 제안, 끊임없는 소문이 있었고 2년 전엔 절정에 달했다. 음바페는 마지막 순간 PSG와 재계약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이 계약은 이제 끝나간다"라고 덧붙였다.
RMC 스포르트의 주장과는 완벽히 상충되는 이야기다. 두 매체 모두 프랑스 주요 매체지만, 정반대의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 6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음바페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은 여전히 끝이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음바페는 오랫동안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돼 왔다. 그는 어릴 적부터 팬이었다며 언젠간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다고 밝혔고, 레알 마드리드도 몇 차례 공식 오퍼를 보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2022년 여름 거의 음바페를 품을 뻔했다. 당시 그는 PSG와 계약이 끝난 후 레알 마드리드행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음바페는 돌연 PSG와 3년 재계약을 맺었고, 레알 마드리드는 충격에 빠졌다. 일각에서는 음바페가 두 팀을 갖고 놀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심지어 음바페는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에게 문자로 거절 의사를 통보했다. 다만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 없이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에 오르며 14번째 빅이어를 들어 올렸고, 페레스 회장은 "불쌍한 음바페, 그는 벌써 후회하고 있음에 틀림없어"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정말 다른 듯 보였다. 일단 음바페가 PSG와 충돌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적을 결심했기 때문. 그는 1년 뒤 자유 계약(FA)으로 팀을 떠나기 위해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PSG와 계약 연장을 거부했다. PSG 측도 음바페에게 이적료를 안겨주고 당장 이적하거나 시즌 내내 벤치만 지키라고 으름장을 놨다.
실제로 음바페는 시즌 개막전에 결장하며 파국을 맞는가 싶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화해에 성공하면서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프랑스 매체에 따르면 그는 계약 연장 대신 막대한 보너스를 포기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 대신 이적을 택한 것.
모두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그림이다. 음바페는 프랑스 대표팀과 PSG가 자랑하는 최고 에이스다. 그는 윙포워드와 최전방 공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고, 엄청난 스피드와 순발력, 강력한 슈팅까지 공격수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가졌다.
음바페는 PSG에서만 283경기 236골을 넣으며 차기 발롱도르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데려올 수만 있다면 미래의 아이콘으로 더할 나위 없는 재목인 셈.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는 카림 벤제마가 떠난 이후 확실한 공격수 자원을 찾고 있다.
음바페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 신분이 된다는 점도 레알 마드리드 이적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제 다른 클럽과 자유롭게 향후 계약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보스만 룰'에 따라 계약 만료 6개월 앞둔 선수는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한 뒤 계약이 끝남과 동시에 새 팀으로 갈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이미 레알 마드리드와 합의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RMC 스포르트에 따르면 음바페는 아직 아무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음바페 측근은 "음바페의 미래에 대해 그 어떤 합의도 없었다. 특히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다. 어떤 유형의 영향력도 그의 논의와 고민, 결정 시기를 정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영국 '더 타임스'도 비슷한 이야기를 내놨다. 매체는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를 거부하고 프리미어리그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와 사전 계약을 거부한 뒤 거취가 불투명하며 잉글랜드 이적에 끌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 매체는 "음바페는 이번 달에 사전 계약을 체결하려는 레알 마드리드의 시도에 좋은 인상을 받지 않았다. 그는 다음 시즌 미래를 결정하기 전에 FA 전환을 포함한 다른 옵션을 찾길 원한다"라며 "음바페는 친구들에게 레알 마드리드가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음바페에게 구단 최고 연봉을 약속했다. 하지만 음바페 측은 PL 진출이라는 옵션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에 대한 존경심과 2022년 리버풀과 나눴던 대화를 언급한 적도 있다. PSG는 음바페를 리버풀에 뺏기 않을 것이라고 확신 중이지만, 미래는 알 수 없는 법이다.
PSG는 여전히 음바페와 재계약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는 이미 지난해 여름 1200억 원에 달하는 로열티 보너스를 포기하면서까지 계약 연장을 거절했기 때문. 게다가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알 힐랄이 제시한 1년간 7억 유로(약 1조 105억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까지 뿌리친 만큼 돈으로 설득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일단 당사자인 음바페는 이적설에 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툴루즈를 꺾고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우승한 뒤 "올해 난 아주 동기부여됐다. 이건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우승을 좇아야 하고, 이미 하나를 얻었다. 그 이후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팀을 선택하지 않았다"라며 선을 그었다.
매년 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음바페와 레알 마드리드의 이적 사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스페인 '스포르트'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도 음바페를 데려오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 영입까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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