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좋은 감독이 아니란 뜻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59) 토트넘 홋스퍼 감독이 황당한 비판을 들었다. 그것도 에릭 다이어(30, 토트넘)를 내보내려 한다는 이유로 말이다.
영국 'HITC'는 1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크 르뵈프(56)는 다이어가 토트넘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있다는 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좋은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보도했다.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을 앞두고 있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바이에른 뮌헨은 라두 드라구신(22, 제노아) 하이재킹에 실패했다. 이젠 다이어가 가장 선호하는 영입 후보다"라고 전했다.
세부 계약 조건까지 공개했다. 플레텐베르크는 "이미 구두 합의가 완료됐다. 이적료는 약 400만 유로(약 57억 원) 수준이며 계약 기간은 2025년까지에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다. 거래는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다이어는 지난해 말부터 바이에른 뮌헨과 연결됐다. 토마스 투헬 감독과 보드진은 그의 낮은 이적료와 중앙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 우측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은 센터백 보강이 시급하다.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더 리흐트 3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민재마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우기 때문.
게다가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도 없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주앙 팔리냐(풀럼)의 오피셜 사진까지 찍고도 막판에 영입이 불발됐다. 요주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있긴 하지만, 수비진 보호 측면에선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플레텐베르크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직접 대화를 나눴으며 그를 수비와 중원에 기용하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바이에른 뮌헨은 토트넘 이적에 근접했던 드라구신 하이재킹을 먼저 시도했다. 양 팀 모두 제노아에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33억 원)를 제시하면서 구단 간 합의를 마쳤다. 남은 것은 드라구신의 선택뿐.
최후의 승자는 토트넘이었다. 바이에른 뮌헨 보드진은 드라구신을 데려올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그는 토트넘 이적을 결심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10일 오후 "토트넘과 제노아는 모든 문서 작업을 마쳤다. 드라구신은 오늘 늦게 런던으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디 마르지오' 역시 "드라구신은 고민 끝에 토트넘을 택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토트넘에서 뛸 것이다. 그는 개인 비행기를 타고 런던으로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라구신을 놓친 바이에른 뮌헨은 어쩔 수 없이 다이어 영입으로 선회하기로 했다. 양측은 일찌감치 구두 합의를 마친 만큼, 이적은 일사천리로 진행될 전망이다.
'절친' 해리 케인이 다이어를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둘은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고,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한솥밥을 먹기 직전이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에 따르면 케인이 다이어 영입을 강하게 밀어붙였으며 직접 다이어까지 설득했다.
토트넘으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없다. 다이어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풀백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에게도 밀린 지 오래다. 게다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사실상 전력 외인 다이어를 이적료 받고 판매할 수 있다면 고마운 일이다.
많은 토트넘 팬들은 드라구신 영입과 다이어 방출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르뵈프의 생각은 달랐다. 프랑스 국가대표와 첼시 출신인 그는 "바이에른 뮌헨이 더 나아지기 위해 왜 토트넘 후보 선수를 필요로 하겠는가. 그게 사실의 실체"라며 물음표를 던졌다.
르뵈프는 "바이에른 뮌헨에 온다는 건 그가 최고의 최고 선수라는 뜻이다. 다이어는 국가대표 선수고, 당연히 좋은 선수다. 하지만 지금은 몇 가지 문제가 있다. 그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갖고 있고, 그게 지금 벤치에 앉아있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다이어의 진가를 간과했다는 이야기다. 르뵈프는 "바이에른 뮌헨이 다이어와 계약을 맺는 건 포스테코글루에게 '넌 좋은 감독이 아니야'라는 메시지다. 그는 다이어의 재능을 보지 못했다"라며 "포스테코글루는 모든 선수의 재능과 약점을 봤을 것이다. 매일 아침 훈련에서 말이다.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정말 놀랐다"라고 비판했다.
황당한 주장이다. 물론 다이어도 좋은 활약을 펼치던 시기도 있지만, 탈장과 바이러스로 고생한 뒤 수비의 구멍으로 지적받아 왔다. HITC 역시 "포스테코글루를 신뢰해야 한다. 그가 다이어로는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꼈다면, 방출을 허용하도록 믿어줘야 한다. 만약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해 한 단계 발전한다고 해도 말이다"라고 반대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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