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NC 다이노스에서 단 한 경기도 뛴 적이 없는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7)가 NC 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정호 아카데미'에 가는 선수도, 포기한 선수도 화제가 됐다.
주장 손아섭(36)과 포수 박세혁(34), 유격수 김주원(22)은 최근 창원NC파크에서 2024시즌 신년회 및 프로필 촬영을 진행한 후 취재진과 만나 '정호스쿨'에 대해 밝혔다.
선수 시절 강정호는 한국에서 현대 유니콘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만 뛰었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4차례(2010, 2012~2014년) 수상했고, 2번의 아시안 게임 금메달(2010, 2014년)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유격수로 활약했다. 2015년에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을 맺은 후 2015년 15홈런, 2016년 21홈런을 터트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6년 말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후 이전 2번의 전과까지 드러나며 결국 2019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감한 강정호는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 친정팀 키움 복귀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결국 2022년 은퇴를 결정한 그는 미국에서 야구 지도자 생활을 하며 '제2의 야구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타격에 대해 분석하며 화제를 모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선수들이 찾아와 타격 조정을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손아섭이었다. 한국에서부터 강정호와 친분을 쌓았던 손아섭은 2022년 타율 0.277 4홈런 48타점으로 다소 부진한 기록을 낸 후 지난 시즌을 앞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강정호와 타격 수정에 나섰다.
그리고 이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손아섭은 지난해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 551타수 187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97득점 14도루 OPS 0.836의 성적을 올렸다.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득점도 3위에 위치했다. 4월 중순까지 0.230대 타율로 주춤했지만 이후 제 궤도에 올랐다. 특히 8월 0.373, 9월 0.407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순위 싸움 중인 팀에 보탬이 됐다. 이에 손아섭은 시즌 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이에 강정호와의 협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NC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손아섭과 함께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과연 이번 '정호스쿨'의 수강생은 누가 있을까.
'재수강' 손아섭 "올해는 장타 보완 나선다, 8~90까진 채워 올 것"
이미 강정호 효과를 본 손아섭은 올해도 미국으로 건너간다. 지난해에는 1월 초에 출국하며 아예 신년회에도 참석하지 못했지만, 2년 연속 주장을 맡게 되면서 올해는 구단 행사를 위해 미국에 다소 늦게 가게 됐다.
올해 손아섭의 타격 주안점은 무엇일까. 그는 "작년 시즌 걸 좀 더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첫 번째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주기보다는 메커니즘을 확실히 내 몸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며 지난 시즌의 좋았던 흐름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꾀하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장타력 향상'이다. 손아섭은 한때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2013~2020년)을 기록할 정도로 일발장타력이 있었고, 특히 2018년에는 26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나 2021년 3홈런을 기록한 그는 NC 이적 후 2022년과 지난해 각각 4개과 5개의 대포를 쏘아올리는 데 그쳤다.
손아섭은 "(강)정호 형이랑 통화하면서 장타 비율 고민에 대해 서로 얘기했고, 일단 만나서 대화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좀 더 보완해야 할 게 있으면 추가해서 보완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2월 1일부터 시작하는 NC의 스프링캠프까지 손아섭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는 "변화를 주기엔 한 달도 굉장히 짧은 시간이다"고 말하며 "작년엔 100이 최고라면 5~60 정도 채우고 팀 캠프에 합류했다. 올해는 60부터 시작해서 8~90까지 가는 정도로 훈련이 진행될 것이다"고 밝혔다.
간절한 박세혁 "미국 가서 후회 없이 준비해보겠다"
손아섭과 함께 강정호에게 가는 또 한 명의 선수는 바로 박세혁이다. 그는 "(시즌을) 묵묵하게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레(10일) 미국에 가는데 후회 없이 준비해보자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총액 46억 원의 조건에 합의해 소속팀을 옮긴 박세혁은 2023시즌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88경기에 나와 타율 0.211(242타수 51안타) 6홈런 32타점 35득점 1도루 OPS 0.654를 기록했다. 초반 좋은 타격감을 보이다 배트에 머리를 맞는 부상으로 주춤했고, 8월 중순에는 왼 손목 건염 진단을 받고 4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에 박세혁은 강정호의 도움을 받아 타격감 회복에 나선다. 그는 "(손)아섭이 형도 안 좋은 시즌 거치면서 느낀 점이 있어서 미국 갔다고 생각한다"며 "(기간이) 20일이니까 많은 도움 받으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즌 마지막에 경기를 많이 못 나갔고, 포스트시즌 뛰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 못 나간 건 제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그는 "준비 많이 해보자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국가대표와 포스트시즌 주전으로 성장한 후배 김형준(25)도 좋은 자극제다. 박세혁은 "어린 선수가 치고 올라오는데 고참이라고 해서 자존심만 부릴 게 아니다"며 "현실에 맞게 준비할 건 준비하고, 후회없이 하면 팀에 도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형준이는 좋은 선수고 국가대표 가서 잘했다"는 그는 "내가 준비가 덜 돼있으면 안된다는 걸 지난 시즌에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막바지에 미국행 포기한 김주원 "제대로 배우기엔 2주 너무 짧다"
박세혁과는 달리 미국에서의 개인 훈련을 단념한 선수도 있었다. 바로 김주원이다. 그는 "제대로 배우고 싶은데 그러기엔 2주가 짧다. 한 달 이상은 가서 제대로 배워서 스프링캠프에서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프로 3번째 시즌을 치른 김주원은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10홈런 54타점 15도루 OPS 0.668의 성적을 올렸다. 첫 해부터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고, 2년 차에는 주전 유격수로 등극했고, 지난 시즌에는 올스타와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등 매년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아직 타격에서는 보완할 점이 많은 선수다. 이에 손아섭은 지난 시즌 중 함께 미국으로 데려가고 싶은 선수로 김주원의 이름을 꺼냈다.
김주원 역시 "강정호 선배님한테 가자고 시즌 중반부터 얘기해주셨는데, 당연히 먼저 제안해주시는 것에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가겠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손아섭의 제안을 받아들일 뜻을 밝혔다. 하지만 너무 짧은 기간이 문제였다. 손아섭과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되면 1월 중순에나 넘어가게 됐고, 이렇게 되면 제대로 배울 시간은 2주에 불과했다.
이에 김주원은 "제대로 배우고 싶은데 그러기엔 2주가 짧다"며 "(전)민수 코치님이나 (손)아섭 선배님과 얘기해서 불안요소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결국 "잠깐 배워서 혼란 있다고 생각해서 다음에 가기로 했다"고 밝힌 그는 "아섭 선배님이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다.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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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혁(왼쪽)과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
김주원. /사진=NC 다이노스 |
주장 손아섭(36)과 포수 박세혁(34), 유격수 김주원(22)은 최근 창원NC파크에서 2024시즌 신년회 및 프로필 촬영을 진행한 후 취재진과 만나 '정호스쿨'에 대해 밝혔다.
선수 시절 강정호는 한국에서 현대 유니콘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만 뛰었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4차례(2010, 2012~2014년) 수상했고, 2번의 아시안 게임 금메달(2010, 2014년)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유격수로 활약했다. 2015년에는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을 맺은 후 2015년 15홈런, 2016년 21홈런을 터트리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2016년 말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후 이전 2번의 전과까지 드러나며 결국 2019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감한 강정호는 2020년과 2022년, 두 차례 친정팀 키움 복귀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결국 2022년 은퇴를 결정한 그는 미국에서 야구 지도자 생활을 하며 '제2의 야구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선수 시절의 강정호(왼쪽)와 손아섭. |
그리고 이는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손아섭은 지난해 정규시즌 140경기에 출전, 551타수 187안타를 기록하며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97득점 14도루 OPS 0.836의 성적을 올렸다. 타율과 최다안타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득점도 3위에 위치했다. 4월 중순까지 0.230대 타율로 주춤했지만 이후 제 궤도에 올랐다. 특히 8월 0.373, 9월 0.407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순위 싸움 중인 팀에 보탬이 됐다. 이에 손아섭은 시즌 후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이에 강정호와의 협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NC에서도 몇몇 선수들이 손아섭과 함께 넘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과연 이번 '정호스쿨'의 수강생은 누가 있을까.
'재수강' 손아섭 "올해는 장타 보완 나선다, 8~90까진 채워 올 것"
NC 손아섭이 8일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열린 2024시즌 신년회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
올해 손아섭의 타격 주안점은 무엇일까. 그는 "작년 시즌 걸 좀 더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첫 번째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를 주기보다는 메커니즘을 확실히 내 몸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며 지난 시즌의 좋았던 흐름을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꾀하는 부분이 있었으니, 바로 '장타력 향상'이다. 손아섭은 한때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2013~2020년)을 기록할 정도로 일발장타력이 있었고, 특히 2018년에는 26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그러나 2021년 3홈런을 기록한 그는 NC 이적 후 2022년과 지난해 각각 4개과 5개의 대포를 쏘아올리는 데 그쳤다.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
2월 1일부터 시작하는 NC의 스프링캠프까지 손아섭은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는 "변화를 주기엔 한 달도 굉장히 짧은 시간이다"고 말하며 "작년엔 100이 최고라면 5~60 정도 채우고 팀 캠프에 합류했다. 올해는 60부터 시작해서 8~90까지 가는 정도로 훈련이 진행될 것이다"고 밝혔다.
간절한 박세혁 "미국 가서 후회 없이 준비해보겠다"
NC 박세혁이 8일 창원NC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지난 시즌을 앞두고 NC와 4년 총액 46억 원의 조건에 합의해 소속팀을 옮긴 박세혁은 2023시즌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다. 88경기에 나와 타율 0.211(242타수 51안타) 6홈런 32타점 35득점 1도루 OPS 0.654를 기록했다. 초반 좋은 타격감을 보이다 배트에 머리를 맞는 부상으로 주춤했고, 8월 중순에는 왼 손목 건염 진단을 받고 41일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에 박세혁은 강정호의 도움을 받아 타격감 회복에 나선다. 그는 "(손)아섭이 형도 안 좋은 시즌 거치면서 느낀 점이 있어서 미국 갔다고 생각한다"며 "(기간이) 20일이니까 많은 도움 받으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즌 마지막에 경기를 많이 못 나갔고, 포스트시즌 뛰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는데 못 나간 건 제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그는 "준비 많이 해보자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국가대표와 포스트시즌 주전으로 성장한 후배 김형준(25)도 좋은 자극제다. 박세혁은 "어린 선수가 치고 올라오는데 고참이라고 해서 자존심만 부릴 게 아니다"며 "현실에 맞게 준비할 건 준비하고, 후회없이 하면 팀에 도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형준이는 좋은 선수고 국가대표 가서 잘했다"는 그는 "내가 준비가 덜 돼있으면 안된다는 걸 지난 시즌에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박세혁. /사진=NC 다이노스 |
김주원의 타격 모습. |
지난해 프로 3번째 시즌을 치른 김주원은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10홈런 54타점 15도루 OPS 0.668의 성적을 올렸다. 첫 해부터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고, 2년 차에는 주전 유격수로 등극했고, 지난 시즌에는 올스타와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등 매년 발전을 이뤄왔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아직 타격에서는 보완할 점이 많은 선수다. 이에 손아섭은 지난 시즌 중 함께 미국으로 데려가고 싶은 선수로 김주원의 이름을 꺼냈다.
김주원 역시 "강정호 선배님한테 가자고 시즌 중반부터 얘기해주셨는데, 당연히 먼저 제안해주시는 것에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가겠다고 했다"며 처음에는 손아섭의 제안을 받아들일 뜻을 밝혔다. 하지만 너무 짧은 기간이 문제였다. 손아섭과 함께 미국으로 가게 되면 1월 중순에나 넘어가게 됐고, 이렇게 되면 제대로 배울 시간은 2주에 불과했다.
이에 김주원은 "제대로 배우고 싶은데 그러기엔 2주가 짧다"며 "(전)민수 코치님이나 (손)아섭 선배님과 얘기해서 불안요소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결국 "잠깐 배워서 혼란 있다고 생각해서 다음에 가기로 했다"고 밝힌 그는 "아섭 선배님이 괜찮다고 했다"고 전했다.
2023 APBC 대표팀에 선발된 김주원. |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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