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가능한데 일부러 2위?' 한국 16강 경우의 수, 까딱 잘못하면 자충수 '경계해야 한다'
입력 : 2024.01.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과 대한민국의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축구는 늘 아시아의 맹주로 군림했다. 비록 때로는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지금 한국 축구는 역대 최정상급 전력을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E조에 속한 한국의 당초 목표는 당연히 조 1위였다. 그런데 16강전을 앞두고 뜻하지 않게 '경우의 수'가 등장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복병' 요르단을 만나 2-2 무승부를 거두며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요르단과 승점은 같지만, 골 득실에서 2골 차(요르단 +4, 한국 +2)로 뒤져서 2위에 랭크됐다.

이제 한국은 오는 25일 오후 8시 30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하는 말레이시아는 2패를 기록 중이다. 또 같은 시간 요르단은 바레인(1승 1패·승점 3점)을 상대한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에서 다득점 승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비긴 요르단에 0-4로 완패했으며, 한국에 패한 바레인을 상대로도 0-1로 무릎을 꿇었다. 축구라는 게 상대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지만 한국의 낙승이 예상되는 이유다.

일단 한국은 말레이시아전 시작부터 정상 전력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자칫 주축 멤버를 모두 제외했다가 낭패를 본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체 멤버보다 주전 라인업을 꾸준하게 활용한 클린스만 감독의 성향이라면, 주전 선수들이 선발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요르단이 바레인을 꺾을 때, 같은 시간 한국이 요르단보다 3골을 더 넣고 승리한다면 골 득실에서 한국이 앞서며 1위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일각에서는 일부러 2위를 거두는 게 낫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2위는 하고 싶다고 해서 반드시 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득점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굳이 골을 넣지 않거나, 뒤에서 시간만 끄는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데, 이랬다가는 더욱 큰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결국 순리대로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게 맞다. 요르단이 바레인을 무조건 꺾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한국이 말레이시아를 꺾은 뒤 요르단이 바레인과 비기거나 패하면 한국이 자연스럽게 1위에 오른다. 물론 이미 경고를 1차례 받은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 등 7명의 경고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E조 1위로 16강에 오르면 D조 2위를 만나는데, 현재로서는 일본과 만날 전망이다. 당초 일본 역시 조 1위가 유력해 보였으나, 이라크에 1-2 패배를 당하면서 시나리오가 완전히 꼬였다. 현재 일본 언론에서는 연일 16강 경우의 수를 계산하며 바쁜 계산을 하고 있다. 만약 한일전이 성사된다면 31일 오후 8시 30분 한국에게 익숙한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한국은 요르단과 2차전을 이곳에서 치른 바 있다.

이후 일본을 넘으면 대진상 8강에서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란은 C조에서 2연승으로 조기에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이란 역시 물론 까다로운 팀이다. A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10승 10무 13패로 밀린다. 계속해서 만약 4강에 오르면 개최국 카타르 또는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만날 공산이 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반면 한국이 E조 2위로 16강에 오르면 F조 1위와 조우하는데, 현재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력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과거 맨체스터 시티를 지휘했던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런데 사우디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팀이다. 중동의 강호로 영원한 아시안컵 우승 후보라 할 수 있다. 특히 조별리그에서도 오만을 2-1로 제압한 뒤 키르기스스탄을 2-0으로 물리치며 역시 조기에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경기 내용을 살펴봐도 강한 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 날카로운 세트 피스 능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사우디와 16강전에서 승리해 8강에 오르면 대진상 호주를 만날 게 유력하다. 호주 역시 유럽 축구를 구사하는 만만치 않은 팀이다. 또 4강에서는 이라크 혹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아랍에미리트를 만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라크는 이미 일본을 격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즉 어느 팀이나 만만한 팀이 없다는 뜻이다.

어차피 아시안컵에서 우승 후보로 꼽힐 정도의 팀은 언제 만나도 이상하지 않다. 단지 조금 빨리 만나느냐, 늦게 만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괜히 뒤를 생각해 이것저것 따지다가 오히려 자충수를 둔 경험도 과거에 종종 있었기에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한국이 말레이시아전에서 늘 하던 대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 /AFPBBNews=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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