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경기 종료 후 허탈한 표정의 중국 선수들. /AFPBBNews=뉴스1

승리 후 활짝 웃는 카타르 선수단. /AFPBBNews=뉴스1

3경기 연속 득점과 승리를 기록하지 못한 중국이 대회 탈락 위기에 놓였다.

중국 국가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카타르에 0-1로 졌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고,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중국이다. 중국은 3전 2무 1패 승점 2 0득점 1실점으로 조3위가 됐다. 탈락 위기다. 대회 규정상 조 1, 2위팀이 16강에 직행하고, 조 3위 팀 중 상위 4개 팀이 토너먼트로 향한다.

일단 중국은 16강 자력 진출에 실패했다. 타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9위 중국은 58위 카타르에 이어 A조 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106위 타지키스탄이 1승 1무 1패 승점 4로 조2위를 기록했다.

심지어 카타르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미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이었다. 에이스 아크람 아피프(알 사드)는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밖에도 주전 골키퍼 메샬 바르샴(알 사드) 대신 서브 수문장이 선발 출전하는 등 라인업을 싹 바꿨다.

뒤가 없는 중국은 베스트 11을 꺼냈다. 다만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모두 부진한 중국의 간판스타 우 레이(상하이 하이강)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웨이스하오(우한 싼전)가 왼쪽 공격수로 나왔고 장 위닝이 원톱, 우시, 왕 상 위안, 린 량밍이 중원을 구성했다. 포백에는 리우 양, 주천제, 장광타이(타이어스 브라우닝, 잉글랜드 태생), 장 린펑, 류 번빈이 포진했다.

후반전 카타르 선제골 직후. /AFPBBNews=뉴스1

카타르는 급할 게 없었다. 중국이 공세를 펼칠 때 카타르는 여유 있게 받아쳤다. 중국은 라인을 높게 올려 카타르의 수비를 뚫으려 애썼다.

전반 6분 만에 중국이 첫 슈팅을 시도했다. 웨이스하오가 장 위닝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득점과 가까운 상황이었지만, 공은 골문 왼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10분 장 위닝의 드리블은 카타르 수비진에 막혔다.

카타르는 빠른 공수전환을 통해 중국 골문을 노려봤다. 아메드 알라에인이 중국 측면을 허문 뒤 슈팅까지 이어질 뻔했다. 장광타이가 몸을 날려 간신히 막아냈다. 중국의 수비진이 크게 흔들렸다.

중국은 카타르의 문전까지는 잘 도달했다. 마무리가 아쉬웠다. 26분 웨이스하오는 페널티 박스 밖에서 슈팅을 시도하다 헛발질을 했다. 공은 카타르 수비진에게 향했다.

전반 중반부터는 카타르가 오히려 몰아치는 모양새였다. 득점까지 기록할 뻔했다. 유수프 압두리사그가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았다. 슈팅 직전 장광타이가 태클로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는 헤더 실점을 허용할 뻔했지만, 주심의 파울이 선언됐다.

중국의 골 결정력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았다. 35분에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이마저도 날려버렸다. 우시의 슈팅이 발에 빗맞으며 크로스처럼 올라갔고, 웨이스하오가 발리 슈팅으로 득점을 노려봤다. 공은 카타르 골키퍼 사드 알 쉬브에게 막혔다. 웨이스하오는 득점에 실패하자 머리를 감싸쥐기도 했다.

골이 절실했던 중국은 계속 카타르 좌우 측면을 공략했다. 45분에는 코너킥을 얻어냈다. 체격이 좋은 공격수 장 위닝이 헤더를 날렸지만, 공은 힘없이 골문 밖으로 향했다.

후반전 득점이 인정되지 않자 주심에게 항의하는 중국 선수들. /AFPBBNews=뉴스1

손발도 맞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중국은 역습 기회를 얻고도 부정확한 스루패스로 기회를 놓쳤다. 웨이스하오의 크로스를 장 위닝이 몸을 날리는 슈팅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공이 발에 걸리지도 않았다. 전반전은 0-0으로 끝났다.

정확한 마무리만 있었다면 중국이 충분히 득점을 노려볼법한 전반전이었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중국은 슈팅 수 8대 4로 카타르에 앞섰다. 큰 기회도 한 번 있었다. 중국 핵심 공격수로 통하는 웨이스하오가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한 순간이었다.

대부분 슈팅은 부정확했다. 중국의 슈팅 중 5개가 골문 밖으로 향했다. 박스 내에서 시도한 슈팅은 7개였다. 카타르는 한때 주전으로 활약했던 베테랑 수문장 알 쉬브의 결정적인 선방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중국 수비진의 집중력은 전반전까지 좋았다.

카타르는 후반 시작과 함께 서드 골키퍼까지 교체해봤다. 살라 자카리아(알 두하일)가 쉬브 대신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밖에도 선수 두 명을 더 바꿔줬다. 중국은 측면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 펭페이 시에(우한 쓰리 타운스)를 넣었다.

후반 초반에는 카타르가 중국을 몰아쳤다. 7분 모스타파 메샬(알 사드)이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노려봤다. 공은 골문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14분에는 중국이 또 카타르 페널티 박스 안까지는 가봤다. 장 위닝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수비진에 막혔다.

우 레이(왼쪽). /AFPBBNews=뉴스1

카타르는 골키퍼를 또 바꿨다. 코너킥 상황에서 선수와 충돌로 부상을 당했다. 이번에는 주전 골키퍼인 메샬 바르샴(알 사드)이 교체 투입됐다. 에이스 아크람 아피프와 주전 미드필더 하산 알 하이도스(이상 알 사드)도 같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선제골이 터졌다. 원더골이었다. 21분 알 하이도스가 중거리 발리 슈팅으로 중국의 골망을 갈랐다. 세트피스 전술이었다. 아피프가 코너킥을 문전으로 붙이지 않고, 페널티 박스 부근에 서있던 알 하이도스에게 정확한 크로스를 연결했다. 알 하이도스는 이를 지체하지 않고 바로 때렸다. 중국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득점 이후 경기는 다소 소강상태가 됐다. 중국이 좀처럼 카타르의 수비진을 공략하지 못했다. 오히려 카타르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아피프가 중국의 뒷공간을 노려봤다. 득점까지 이어질 뻔했지만, 장광타이가 절묘한 태클로 아피프의 공을 빼냈다.

중국도 한 차례 골망을 흔들어봤다. 셴롱 지앙(상하이 선화)이 41분 오른발 감아차기로 득점하는 듯했지만, 크로스가 올라오기 직전 상황에서 골 라인 아웃이 선언됐다. 부심은 이미 깃발을 들고 있었다. 득점이 인정되지 않자 지앙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10분이 주어졌다. 중국은 오히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후 경기는 별다른 기회 없이 카타르의 1-0 승리로 끝났다.

카타르의 선제골 당시. /AFPBBNews=뉴스1

디펜딩 챔피언이자 개최국 카타르는 3전 전승 5득점 0실점을 기록하며 A조 1위를 확정 지었다. 개막전에는 레바논을 3-0으로 눌렀고, 2차전 타지키스탄과 3차전 중국전에서 모두 1-0으로 이겼다. 여전히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다.

주전급 선수가 투입되자 경기 양상은 확 달랐다. '풋몹'에 따르면 카타르는 후반전 볼 점유율 59대 41로 앞섰고, 슈팅도 6회로 중국(2회)보다 더 많이 시도했다. 중원 싸움에서 확실히 이기고 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중국은 카타르의 공세를 막아낸 뒤 공을 걷어내는 데 급급했다. 패스 성공률은 65%(103회)밖에 되지 않았다. 슈팅은 2회뿐이었다. 오히려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한 카타르가 6번의 슈팅을 시도했다.

아시안컵 무대에서 중국은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첫 경기부터 졸전은 시작됐다. 중국은 비교적 한 수 아래라 판단했던 타지키스탄에도 쩔쩔맸다.

타지키스탄은 아시안컵 첫 출전 팀이었다. 중국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오히려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중국이 타지키스탄의 공격을 막아내는 모양새였다.

경기 후 주심과 얘기하는 카타르 선수단. /AFPBBNews=뉴스1

당시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타지키스탄은 슈팅 수 20대 10으로 크게 앞섰다.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무승부를 거뒀다. 중국은 후반 35분 전까지 타지키스탄에 주도권을 내주며 흔들렸다. 승점을 챙긴 게 다행인 수준이었다.

이날 중국은 베스트 11을 모두 꺼냈다. 우 레이와 장광타이, 주천제와 장 린펑 등이 모두 출격했다. 타지키스탄은 이에 맞서 공격적인 포백을 들고 나왔다. 스리톱에는 알리셰르 잘릴로프, 루스탐 소이로프, 아마도니 카몰로프가 포진했다. 미드필드에는 에손 판즈샨베, 알리셰르 슈쿠로프, 파르비존 우마르바예프가 나왔다. 수비에는 아크탐 나자로프, 조이르 주라포예프, 바흐다트 하노노프, 마누타르 사파로프가 나왔다. 골문은 루스탐 야티모프가 지켰다.

두 팀의 마지막 맞대결은 2019년이었다. 당시 중국은 친선 경기에서 리우 양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아시안컵 경기에도 출전했다.

중국은 경기 초반부터 타지키스탄에 슈팅을 허용했다. 타지키스탄 공격수의 마무리가 좋지 않아 위기를 넘긴 수준이었다. 중국은 계속 공간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중국은 35분이 돼서야 첫 슈팅을 시도했다. 왕 치우밍이 공을 강하게 차봤지만, 타지키스탄 수비가 육탄 방어로 막아냈다. 공은 타지키스탄 수비 가슴 쪽을 맞았다. 비디오 판독(VAR)이 나왔지만, 핸드볼이 선언되지는 않았다.

경기 종료 후 바닥에 주저 앉은 주천제. /AFPBBNews=뉴스1

전반전 타지키스탄은 중국을 완전히 압도했다. 수치로 봐도 그랬다. '풋몹'에 따르면 전반전 중국은 점유율 48대 52로 살짝 밀렸다. 슈팅 수는 4대 12로 압도당했다. 타지키스탄은 슈팅 정확도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12개 슈팅 중 유효 슈팅은 2개뿐이었다.

공격 전개 과정은 위협적이었다. 타지키스탄은 중국을 상대로 박스 내에서만 슈팅 8개를 때렸다. 총 184개 패스 중 중국 진영에서 이어진 게 73개였다.

반면 중국은 158회 패스 중 122회를 자기 진영에서 이어갔다. 타지키스탄의 압박에 고전하더니 공을 상대 진영까지 잘 이어가지도 못했다. 롱 패스 성공률은 36%(13회)에 불과했다. 공을 전방으로 연결하기보다 그저 멀리 차내기에 급한 수준이었다.

타지키스탄은 철저하게 짧은 패스로 중국 수비를 공략했다. 크로스 시도는 없었다. 상대 박스 내에서 터치는 10회가 넘었다. 중국은 단 7회에 뿐이었다.

중국은 흐름이 답답한 듯 후반 13분 만에 교체 카드 두 장을 썼다. 체격이 좋은 공격수 장위닝과 미드필더 쉬신이 투입됐다. 탄 롱과 왕 치우밍이 벤치로 물러났다.

타지키스탄의 흐름은 계속됐다. 하지만 슈팅 정확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중국은 좀처럼 타지키스탄의 빠른 속도를 당해내지 못했다. 타지키스탄은 흐름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듯 교체 카드도 좀처럼 꺼내지 않았다. 중국은 후반 13분 만에 두 명을 교체했다.

얼굴을 감싸쥔 중국 선수. /AFPBBNews=뉴스1

우 레이는 후반 27분 만에 빠졌다.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패스는 8번 성공했다. 볼 터치가 총 15회뿐이었다. 공중볼은 5번의 경합에서 단 한 번 이겼다. 2023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30경기 18골 6도움을 올리는 등 파괴력을 보여줬다. 국제 경기에서는 경쟁력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었다.

최약체로 통하는 타지키스탄에도 단 한 골을 기록하지 못한 중국은 첫 경기를 0-0으로 마쳤다. 타지키스탄이 오히려 경기를 따낼 뻔했다. '풋몹'에 따르면 타지키스탄은 이날 슈팅 20개를 기록했다. 중국은 10번 때려봤다. 심지어 중국은 타지키스탄 공격진을 거칠게 막아섰다. 파울 수는 20대 12로 더 많았다.

다만 타지키스탄의 골 결정력은 경기 종료까지 해결되지 않았다. 슈팅 20개 중 빗나간 것만 15개에 달했다. 박스 안에서 8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 슈팅은 2개뿐이었다. 중국은 경기 종료 직전 타지키스탄을 몰아붙였다. 장신 공격수들이 문전에 투입되자 효과를 봤다. 하지만 타지키스탄과 함께 무득점에 그쳤다. 두 팀은 승점 1씩 나눠 가졌다.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고개 숙인 중국 선수들. /AFPBBNews=뉴스1

레바논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힘을 못 썼다. 중국은 라인업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우 레이와 장 위닝, 장광타이와 리우 양 등 1차전과 비슷한 멤버를 들고 나왔다.

레바논전에서 만큼은 중국이 경기를 주도했다. '풋몹'에 따르면 중국은 볼 점유율 60대 40으로 레바논에 앞섰다. 슈팅도 15번이나 시도했다.

골 결정력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3번의 큰 기회를 단 한 번도 득점으로 잇지 못했다. 유효 슈팅은 7번 있었지만, 이마저도 레바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박스 안에서 때린 10개의 슈팅이 무색했다.

끝내 세 경기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중국은 아시안컵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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