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충격적인 졸전이었다. 감독 지략 대결에서는 완패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최종전에서 130위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비겨도 진 수준이다. 전력상 몇 수 위의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쩔쩔맸다. 오히려 1-2로 끌려가며 경기를 내줄 뻔했다. 후반 막바지 역전골을 기록했지만,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까지 허용해 끝내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의 전술은 여전히 도마 위에 올랐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등 유럽 리거들을 선발로 내세우며 총력전에 임하고도 이렇다 할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공격 전개는 여전히 무뎠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한국은 볼 점유율 81대 19로 압도하고도 인 플레이 상황에서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클린스만호가 기록한 3골 모두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선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성향이 짙었다. 이강인의 예리한 왼발이 전반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헤더골을 도왔고, 후반전 직접 프리킥으로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반면 김판곤(59)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체계적인 공격 패턴으로 한국을 공략했다. 경기 대부분 시간을 수비에 치중했지만, 볼 전개만큼은 한국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빠른 원터치 패스로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와 이재성(마인츠) 등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는 중원을 뚫어냈다. 강한 전방 압박으로 한국의 뒷공간을 공략하기도 했다.
한국과 달리 말레이시아는 효과적으로 수비를 공략했다. 기어이 한국 문전에서 득점까지 기록했다. 후반 6분 파이살 압둘 할림(슬랑오르FC, 말레이시아)은 무너진 한국 뒷공간에서 김민재와 조현우(울산HD)를 제치고 말레이시아의 대회 첫 골을 터트렸다. 심지어 11분 뒤 말레이시아는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예기치 못한 연속 실점에 한국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득점이 급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급히 교체카드를 꺼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던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아시안컵 첫 그라운드를 밟았다. 첫 실점 과정에서 상대 견제에 공을 뺏겼던 황인범 대신 홍현석(KAA헨트)이 들어왔다.
하지만 공격은 여전히 단조로웠다. 내려앉은 말레이시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중앙 지역 공간이 없자 공은 측면으로만 돌았다. 의미 없는 크로스만 계속됐다. 확률이 낮은 공격 방식만 고집했다. 후반 30분 김진수(전북 현대)와 오현규(셀틱) 투입 이후도 마찬가지였다.
패색이 짙었던 상황에서 이강인의 한 방이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먼 거리에서 때린 왼발 프리킥이 골키퍼와 크로스바를 차례로 맞고 들어갔다. 공식 기록은 골키퍼의 자책골이었다.
후반전 추가 시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현규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손흥민이 이를 강하게 차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경기력은 아쉬웠지만, 결과만큼은 챙기는 듯했다.
희망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종료 휘슬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말레이시아가 기어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김판곤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추가 시간 11분 투입된 로멜 모랄레스(쿠알라룸푸르 시티, 말레이시아)가 15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골 과정도 좋았다. 말레이시아는 급히 골문으로 공을 붙이기보다 철저히 짧은 패스로 한국 수비의 균열을 만들었다. 페널티 박스까지 도달하며 득점까지 완성했다.
경기는 3-3으로 종료됐다. 이미 조별리그 2패로 탈락 확정이었던 말레이시아는 최종전에서 자이언트 킬링 직전까지 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말레이시아 관중들은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이날 결과로 16강 한·일전은 피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는 31일 오전 1시에 토너먼트 첫 경기를 치른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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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악수하는 김판곤(왼쪽) 말레이시아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 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최종전에서 130위 말레이시아와 3-3으로 비겼다.
비겨도 진 수준이다. 전력상 몇 수 위의 한국은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쩔쩔맸다. 오히려 1-2로 끌려가며 경기를 내줄 뻔했다. 후반 막바지 역전골을 기록했지만,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까지 허용해 끝내 승점 3 획득에 실패했다.
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의 전술은 여전히 도마 위에 올랐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망) 등 유럽 리거들을 선발로 내세우며 총력전에 임하고도 이렇다 할 장면은 만들지 못했다.
공격 전개는 여전히 무뎠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풋몹'에 따르면 한국은 볼 점유율 81대 19로 압도하고도 인 플레이 상황에서 별다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클린스만호가 기록한 3골 모두 세트피스 득점이었다. 선수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성향이 짙었다. 이강인의 예리한 왼발이 전반전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헤더골을 도왔고, 후반전 직접 프리킥으로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김판곤 감독. /사진제공=뉴스1 |
한국과 달리 말레이시아는 효과적으로 수비를 공략했다. 기어이 한국 문전에서 득점까지 기록했다. 후반 6분 파이살 압둘 할림(슬랑오르FC, 말레이시아)은 무너진 한국 뒷공간에서 김민재와 조현우(울산HD)를 제치고 말레이시아의 대회 첫 골을 터트렸다. 심지어 11분 뒤 말레이시아는 페널티킥을 유도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예기치 못한 연속 실점에 한국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득점이 급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급히 교체카드를 꺼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았던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이 아시안컵 첫 그라운드를 밟았다. 첫 실점 과정에서 상대 견제에 공을 뺏겼던 황인범 대신 홍현석(KAA헨트)이 들어왔다.
하지만 공격은 여전히 단조로웠다. 내려앉은 말레이시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중앙 지역 공간이 없자 공은 측면으로만 돌았다. 의미 없는 크로스만 계속됐다. 확률이 낮은 공격 방식만 고집했다. 후반 30분 김진수(전북 현대)와 오현규(셀틱) 투입 이후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전 애국가 제창하는 손흥민(왼쪽), 조현우(가운데), 김민재. /사진제공=뉴스1 |
전술 지시하는 클린스만 감독. /사진제공=뉴스1 |
후반전 추가 시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현규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손흥민이 이를 강하게 차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비록 경기력은 아쉬웠지만, 결과만큼은 챙기는 듯했다.
희망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종료 휘슬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말레이시아가 기어이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김판곤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추가 시간 11분 투입된 로멜 모랄레스(쿠알라룸푸르 시티, 말레이시아)가 15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골 과정도 좋았다. 말레이시아는 급히 골문으로 공을 붙이기보다 철저히 짧은 패스로 한국 수비의 균열을 만들었다. 페널티 박스까지 도달하며 득점까지 완성했다.
경기는 3-3으로 종료됐다. 이미 조별리그 2패로 탈락 확정이었던 말레이시아는 최종전에서 자이언트 킬링 직전까지 가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말레이시아 관중들은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
이날 결과로 16강 한·일전은 피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는 31일 오전 1시에 토너먼트 첫 경기를 치른다.
후반 추가시간 득점 후 환호하는 말레이시아 선수들. /사진제공=뉴스1 |
말레이시아 코칭 스태프진. 회색 양복 입은 김판곤 감독. /사진제공=뉴스1 |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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