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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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김가영(왼쪽부터)이 27일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 파이널 우승을 거둔 뒤 김진아를 꼭 안아주고 있다.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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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선수들이 우승 후 눈물을 흘리는 김병호(오른쪽)에게 다가가 위로하고 있다. /사진=PBA 투어 |
창단 후 2번째 시즌 만에 드디어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4개국 선수들이 호흡하며 어려움도 있었지만 함께 동고동락하며 시련을 극복했고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해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며 결국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하나카드 하나페이는 27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포스트시즌' 파이널 7차전서 SK렌터카 다이렉트를 세트스코어 4-1(11-10, 2-9, 15-12, 9-3, 11-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준PO에서 에스와이 바자르에 2연승, PO에서 NH농협카드 그린포스를 3승 1패로 잡아낸 하나카드는 SK렌터카와 7차전 혈투 끝에 값진 우승을 거두며 상금 1억원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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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는 2022~2023시즌 창단한 팀이다. 강력한 멤버를 바탕으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얻었지만 첫 시즌 전반기 우승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PO에서 우승 팀 블루원리조트 엔젤스에 패해 파이널 진출은 무산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사카이 아야코(일본)와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가 합류하며 더욱 전력이 탄탄해졌다. 다만 응우옌 꾸옥 응우옌(베트남)과 한국 선수들까지 4개 국가 선수들이 호흡을 하다보니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서서히 조직력을 끌어올렸고 함께 생활한 5라운드 급격히 전력이 상승했고 최종전 승리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막차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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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을 준비하는 김가영.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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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하는 응우옌(가운데)과 뒤에서 기뻐하는 하나카드 동료들.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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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하나카드 선수단. /사진=PBA 투어 |
통합 성적 5위로 준PO부터 시작했지만 기세가 남달랐다. 특히나 포스트시즌에선 외국인 삼총사가 팀을 이끌었다. 초클루는 단식 7승 6패 포함 17승 9패, 승률 65.4%, 응우옌은 단식 4승 1패 포함 10승 8패로 승률 55.6%, 사카이는 복식에만 출전하며 17승 8패 승률 68%를 기록했다.
승-패-승-패-패-승의 치열한 혈투를 벌이고 맞이한 운명의 7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첫 세트부터 응우옌(베트남)이 신정주와 호흡을 맞춘 남자복식에서 SK렌터카 강동궁이 6이닝에서 4득점하며 7-10으로 끌려갔으나 이후 강동궁과 에디 레펀스(벨기에)가 세 차례 공타에 머문 가운데 9이닝째 응우옌이 마지막 뱅크샷을 완성시키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2차전 여자복식에선 김가영-사카이가 강지은-히다 오리에(일본)에 고전하며 2-9로 졌다. 그럼에도 응우옌이 상대 에이스 레펀스를 상대로 3세트 남자단식에서 15-12 승리를 안기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4세트 혼합복식에선 무서운 기세의 초클루와 사카이가 조건휘-히다를 9-3으로 완벽히 따돌렸다.
우승까지는 단 한 세트. 이날의 승부사는 초클루였다. 5세트에서 강동궁을 상대로 나선 초클루는 4-5로 끌려가던 4이닝 하이런 6점으로 10-5 챔피언 포인트를 만들었고 5이닝 완벽한 뱅크샷으로 팀에 우승을 안겼다.
상금 500만원이 걸린 포스트시즌 파이널 최우수선수(MVP)도 초클루의 차지였다. 특히 사카이와 호흡이 빛났다. 그와 함께 나선 4세트 혼합복식에선 12경기에서 10승(2패)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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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의 득점에 기뻐하는 하나카드 선수들.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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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리그 포스트시즌 MVP 무라트 나지 초클루.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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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을 붉히는 사카이 아야코. /사진=PBA 투어 |
초클루의 챔피언샷 이후 팀원들은 포효하며 서로 얼싸안았다. 그 순간 주장 김병호는 자리에 앉아 뜨겁게 눈시울을 붉혔다. 팀원들은 이내 주장에게 다가가 함께 기쁨을 누렸다. PBA에 따르면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김병호는 "너무 황홀하다. 선수들을 끝까지 믿고 경기 명단을 짰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고,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 그 중에서도 특히 김진아 선수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눈물의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 팀을 만들고 포스트시즌, 올해 들어와서 팀리그를 하면서 싸우고 의견 차이도 있고 각자마다 힘든 고민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걸 지켜내고 이겨내면서 마지막에 꽃을 피우게 돼 울컥했다. 초클루와 사카이가 새로 들어오면서 다시 똘똘 뭉쳐야 하니 힘든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서로 각자 다 힘든 부분이 있지 않았겠나 싶은 생각에 그랬다"고 설명했다.
개인전에선 '여제'로 불리지만 팀리그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김가영은 "우승 직후 주마등처럼 한 달, 지난 1년이 스쳐 지나갔다.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 정말 기적 같다"며 "특히나 지난 한 달 동안은 1월 3일부터 훈련을 시작해 지금까지 같이 지내고 있는데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았다. 말씀드리지 못하는 부분들도 많다. 이것들이 핑계가 될까 이것 때문에 승부에 영향이 생길까 말도 하지 못했었는데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 다독이면서 해결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3쿠션을 시작하면서 팀리그하기 전에는 팀워크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1~2년차 까지도 도움을 주는 방법을 몰랐는데, 올해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며 "이런 부분이 시너지가 많이 나는구나 하고 배웠다.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자리가 기적이고 감사하다. 더 열심히 더 팀원들 챙기고 사랑하면서 당구 치게 싶게 만드는 날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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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소감을 밝히는 하나카드 주장 김병호(왼쪽)과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가영.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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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간의 맘 고생에 대해 털어놓은 김진아.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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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세리머니를 하는 하나카드 선수들. /사진=PBA 투어 |
MVP의 주인공 초클루는 "첫 번째 팀리그인 만큼 1~3라운드에서 내 기량을 다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처음이다 보니 부담도 됐고 팀리그가 생소했다"면서 "4라운드부터 편해지기 시작했고, 나만의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5라운드부터 게임 페이스를 내 마음대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에도 파이널까지 좋은 기량을 유지했다. 파이널에서 질 때 도 있었지만 내 경기를 잘 했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기뻐했다.
사카이는 "동료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저희를 서포터해주시는 회사 여러분들과 매니저분들의 서포트가 있었기 때문에 긴 시간동안 무사히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며 "일본에서 한달이라는 기간 동안 한국에 와있는데도 항상 응원해주는 남편과 아이들, 제가 운영하는 당구장 가족들께 감사하다.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하나카드라는 팀에 들어와서 너무 기쁘다. 이렇게 우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동료분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좋은 팀워크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
응우옌 또한 "모두가 잘 했기 때문에, 준PO부터 오랜 경기를 해왔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였어도 부담은 좀 덜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실력 발휘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고 막내로서 궂은 일도 도맡아 했던 신정주는 "5라운드부터 계속 같이 생활했는데 이 자리에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몰랐을 것 같다. 팀에서 제 역할이 부족했기 때문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포스트시즌 초반에는 민폐 같기도 했는데 그럴 때마다 팀원들이 잘 해줘서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 너무 고맙고 내년에는 더 열심히해서 의지할 수 있는 막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포스트시즌 내내 단 한 경기 출전에 그쳤던 김진아에 대한 주장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다. 김진아는 "첫 우승을 경험하게 해준 팀원들에게 영광스러운 자리를 만들어 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각자만의 스트레스와 힘든 것들이 많았을 텐데 제가 가장 힘들 것이라고 말해주고 보듬어준 선수들 모두 고맙다. 우승해서 너무 기쁘고 감동스럽다"며 "한 경기라도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카이 선수가 들어오면서 여성선수가 3명이 됐고, 지난 시즌에 두 세트를 뛰었기 때문에 이번 시즌에는 다시 팀리그를 적응하는 느낌이었다. 경기력도 잘 발휘를 못했고. 거기에 사카이 선수가 개인전 우승까지 하고, 4세트 너무 좋은 활약을 보여줘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솔직하게 힘들었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고 주어진 본분에 최선을 다했기에 이 우승이 더욱 뜻 깊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로써 올 시즌 팀리그는 마무리됐다. PBA는 내달 4일부터 12일까지 설 연휴 기간 시즌 8번째 개인투어인 '웰컴저축은행 웰뱅 PBA-LPBA 챔피언십'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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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순간 기쁨의 포옹을 나누고 있는 하나카드 선수들. /사진=PBA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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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하나카드 선수들. /사진=PBA 투어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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