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타석에 서면 위압감이 엄청나다. 괴물이 서 있는 느낌이다. 타석에 서면 마운드가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았다”.
프로야구 40주년 기념 레전드 출신 정근우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 류현진을 두고 이같이 말했다.
정근우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 인생’을 통해 현역 시절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투수로 류현진을 꼽았다. 그는 “류현진은 공이 빠를 뿐만 아니라 제구력도 좋고 회전수까지 좋다. 체인지업을 던질 걸 알면서도 헛스윙이 나온다. 멈췄다가 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의 장점에 대해 “스윙이 짧고 직구와 체인지업의 제스처가 똑같다. 몸쪽 하이볼 커터, 로우볼 커터를 연습하는 선수가 없다. 그만큼 제구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또 “예전에는 직구와 슬라이더밖에 없어서 의외로 좌타자들이 잘 치는 편이었는데 미국에 가서 체인지업, 커터, 느린 커브까지 익혔다. 선수 스스로 변화하고 막혔을 때 뚫어가는 힘이 있다는 게 무서운 거다”라고 덧붙였다.
정근우는 현역 시절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2할6푼9리 52타수 14안타 1홈런을 기록했다. 이에 “안타를 치거나 홈런을 친 적도 있지만 주자가 없는 상황이 많았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날에 1번을 치고 싶었다. 주자가 없어야 살살 던진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한편 류현진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지난 24일 잠실 LG전 이후 4연승을 질주 중인 한화는 류현진을 내세워 5연승에 도전한다.
류현진의 정규시즌 대전 홈경기 등판은 미국 무대에 진출 전 마지막 경기였던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12년 만이다. 일수로는 무려 4194일 만에 대전 홈팬들 앞에서 마운드에 오른다.
류현진은 국내 무대 복귀전이었던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체면을 구겼다. 4회 2루수 문현빈의 치명적인 포구 실책이 있긴 했지만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무삼진 5실점(2자책) 패전을 당했다.
류현진의 KBO리그 마지막 선발승은 지난 2012년 9월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7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그 이후 4203일 만에 승리에 도전한다. 이날 승리하면 KBO리그 통산 99승으로 대망의 100승에도 가까워진다.
28일 수원 두산전에서 8-7 역전승으로 개막 4연패를 끊은 KT는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내세운다. 개막전이었던 지난 23일 수원 삼성전에서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한화를 상대로는 통산 13경기(83⅓이닝) 10승 무패 평균자책점 1.73 탈삼진 91개로 절대 강세를 보였다. 프로야구 6년 차가 된 쿠에바스가 유일하게 패배당하지 않은 팀이 한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