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샌디에이고, 길준영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의 성공을 장담했다.
이정후와 김하성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시즌 개막전에 각각 1번 중견수와 5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했다. 이정후는 3타수 1안타 1타점, 김하성은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경기는 샌디에이고가 6-4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전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KBO리그 통산 884경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OPS .898을 기록한 이정후는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23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역대 27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 이정후는 한국인타자 5번째로 데뷔전에서 안타를 때려냈고 2017년 황재균(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이후 역대 두번째 데뷔전 타점을 기록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각각 삼진과 직선타로 잡힌 이정후는 5회초 2사 세 번째 타석에서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의 6구 시속 94.8마일(152.6km) 싱커를 받아쳐 깔끔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다. 다만 아쉽게도 이정후는 안타 직후 다르빗슈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고 말았다. 하지만 견제사에도 흔들리지 않은 이정후는 7회 1사 2, 3루에서 좌완 구원투수 마쓰이 유키의 마쓰이의 5구 92마일(148.1km) 포심을 외야로 날리며 1타점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냈다.
이정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재밌었다. 꿈에 그리던 데뷔전을 치르게 돼서 기분이 좋다. 아쉬움은 크게 없다. 첫 경기 치고는 잘 치른 것 같다. 다음 경기를 또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데뷔전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5회 견제사 상황에 대해 이정후는 “그린라이트여서 뛰려고 했다. 다르빗슈 선수의 습관 같은 것이 나왔다. 홈으로 던질 때의 습관이 나와서 바로 뛰려고 했는데 역시 노련한 투수답게 그것도 이용을 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첫 안타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견제 아웃을 당한 이정후는 김하성의 한마디에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김)하성이형이 내가 견제사를 당했을 때 ‘신경쓰지마’라고 말하고 지나갔다”라고 밝힌 이정후는 “그런 말 한마디가 너무 와닿았다. 솔직히 견제사를 당하고 아쉬운 마음이 컸는데 하성이형의 한마디에 그냥 바로 신경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김하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하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오늘 (이)정후가 할 것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주루사도 사실 첫 안타를 치면서 정후가 조금 흥분했던 것 같다. 나도 개인적으로 그런 상황을 많이 겪었다. 어찌됐든 잘하려다가 그런 실수가 나온 것이다. 나는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첫 경기를 했다. 남은 경기가 많기 때문에 신경쓰지 말라고, 괜찮다고 그런 말만 해줬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시절부터 친한 동료이자 형동생으로 지낸 이정후와 김하성은 이제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특급스타가 됐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경기 전 인터뷰에서 “하성이형이 있어서 심적으로도 아예 다른 팀과 경기를 하는 것보다는 좀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하성이형과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라며 데뷔전에서 김하성을 만난 것을 반겼다. 두 선수는 경기 전에도 인사를 나눴고 경기 중에도 서로를 격려와 응원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하성은 “격려보다는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다. 정후가 긴장을 안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 첫 경기라 분명히 약간의 긴장감은 있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을 최대한 풀어주려고 계속 장난을 쳤다. 주자로 나가서도 정후에게 말을 걸었다. 정후가 워낙 강심장이고 멘탈이 좋기 때문에 긴장을 안할거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말을 걸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정후가 타격을 할 때 내가 수비를 하는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직접 수비를 해보니 정말 좋은 타자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한 김하성은 “좋은 유인구에도 쉽게 방망이가 나오지 않았고 오늘 치는 것을 보니 당연히 컨택도 좋았다. 배럴 타구도 2개를 만들어냈고 힘든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올 시즌 정말 잘하겠다. 미국에서도 잘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이정후의 활약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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