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돌아온 괴물 투수 류현진(37)이 홈 개막전에서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다. 구단주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삼진 9개를 잡으며 무사사구 투구를 했지만 6회 2실점이 아쉬웠다.
류현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에 선발등판,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6년 만에 야구장을 방문한 김승연 회장과 1만2000명 만원 관중 앞에서 호투했지만 2-2 동점 상황에서 내려가 복귀 첫 승은 또 다음을 기약했다.
류현진의 정규시즌 대전 홈구장 등판은 메이저리그 진출 전 마지막 경기였던 2012년 10월4일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12년 만이다. 일수로는 무려 4194일 만에 대전 홈팬들 앞에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퀄리티 스타트로 복귀 신고를 했다.
류현진은 KBO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23일 잠실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등판했으나 체면을 구겼다. 4회 2루수 문현빈의 치명적인 포구 실책이 있긴 했지만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무삼진 5실점(2자책) 패전을 당했다. 그로부터 5일을 쉬고 나선 이날 홈 개막전에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여전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시즌 평균자책점을 4.91에서 3.72로 낮췄다.
그러나 개막전 수비 실책에 이어 이날은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복귀 이후 2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 다음을 기약했다. 류현진의 KBO리그 마지막 선발승은 지난 2012년 9월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7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이다.
KT 1번 배정대를 상대로 6구째 체인지업을 공략당해 중전 안타를 맞고 시작한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1위(.682) 천성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5구째 몸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뺏어낸 류현진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도 체인지업을 공략당하며 주자를 쌓은 류현진은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 유도, 6-4-3 병살로 연결했다. 5구째 낮은 직구로 낮은 탄도 타구를 유도했고, 하주석이 직선타로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을 숏바운드로 잡는 센스를 발휘하며 병살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천재 타자’ 강백호를 4구 만에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 돌려세운 류현진은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 장성우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12개의 공으로 삼자범퇴했다.
3회에는 선두 김민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상수를 2루 뜬공, 배정대를 3구 삼진, 천성호를 3루 땅볼로 요리했다. 배정대는 바깥쪽 직구에 체크 스윙을 하다 멈췄지만 1루심이 스윙 판정을 했다.
4회는 예술 같은 투구였다. 로하스를 몸쪽 깊은 커터로 1루 파울플라이 처리하더니 박병호를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어 강백호 상대로는 완급 조절의 진수를 보여주며 3구 삼진 잡았다. 초구 99km 슬로커브를 바깥쪽 낮은 존에 살짝 걸치게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2구째 143km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뺏어냈다. 그러더니 다시 3구째 바깥쪽 낮은 115km 커브로 강백호를 유인했다. 구속 차이와 상하 존을 폭넓게 활용하며 강백호를 혼란에 빠뜨렸다.
여세를 몰아 5회에도 장성우를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장성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민혁을 1루 땅볼, 김상수를 헛스윙 삼진 아웃시켰다. 이번에도 초구 바깥쪽 높은 직구, 2구째 가운데 낮은 커터, 3구째 몸쪽 깊은 직구로 존 전체를 활용했다. 몸쪽 존에 살짝 걸치는 직구에 김상수도 꼼짝 못했다.
류현진의 호투로 구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고, 5회 종료 후 클리닝타임 때 홈 개막전 기념 푹족쇼가 펼쳐졌다. 1루측 스카이박스 테라스에 모습을 드러낸 김승연 회장이 팬들의 환호에 손 들어 화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6회 2실점하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선두 배정대를 느린 커브를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아 루킹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천성호에게 초구에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어 로하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가 되자 포수 이재원이 이날 경기 처음으로 마운드를 방문했다.
흐름을 한 번 끊어간 류현진은 박병호를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잡고 한숨 돌렸다. 그러나 강백호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이재원은 3구째 직구를 몸쪽에 요구했지만 바깥쪽으로 반대 투구가 됐고, 강백호가 이를 놓치지 않고 밀어쳐 류현진에게 첫 점수를 뽑아냈다.
이어 황재균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2 동점이 됐다. 2구째 커터를 몸쪽 낮게 잘 찔러넣었지만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에 뚝 떨어지면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2-2 동점이 되면서 2사 1,2루 위기가 계속됐지만 장성우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역전을 허락하진 않았다.
그러나 한화 타선이 1회 2득점 이후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추가점 없이 묶였다. 결국 2-2 동점 상황에서 7회 시작과 함께 한승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날 류현진의 총 투구수는 89개로 스트라이크 66개, 볼 23개. 최고 147km, 평균 144km 직구(43개) 중심으로 체인지업(19개), 커터(17개), 커브(10개)를 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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