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37)이 12년 만에 KBO리그 통산 99승 기회는 물거품이 됐다. 시즌 홈 개막전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을 열광케한 환상적인 투구로 박수를 이끌어냈지만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8피안타 볼넷 없이 9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전 이후 무려 11년 5개월, 정확히는 4194일 만에 대전 마운드에 올랐다. MLB 진출 전 마지막 홈경기에서 시즌 10승 째에 도전했던 류현진은 10이닝 동안 무려 129구 1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당시 7회 강정호에게 맞은 솔로포를 맞았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노디시전을 기록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 23일 개막전에 등판한 류현진은 3⅔이닝 86구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후 4명의 선발 투수가 나란히 호투하며 선발승을 챙겼다. 한화는 4승 1패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제 류현진이 보여줄 차례였다. 류현진의 KBO리그 마지막 승리는 2012년 9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으로 4203일전, 대전에서 거둔 승리는 같은해 9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전 4216일전이다.
최원호 감독은 경기 전 "(투구수는) 100개 안쪽에서 상황 봐서 좋으면 100개 가까이 던질 것이다. 100개는 안 넘기려고 한다"며 "류현진에게 제일 걱정됐던 건 사실 구속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나와서 제구 같은 경우에는 원래 좋은 선수다. 상황에 따라서 잡히는 부분이다. 구속 자체가 안 나오면 그건 어떻게 잡히는 게 아니다. 그래서 크게 걱정할 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몸만 안 아프면 된다. 지난 등판 후 특별히 해준 이야기도 없다. 메이저리거한테 무슨 조언을 하겠냐"라며 웃었다.
1회초 선두타자 배정대를 맞아 볼 카운트 2-2에서 땅볼 타구가 수비가 없는 2-유 간으로 빠지며 안타가 됐다. 천성호를 빠른 볼로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로하스에게 다시 한 번 체인지업을 통타당했다.
2사 1,2루에서 방향을 바꿨다. 박병호를 상대로 커브 하나를 섞었을 뿐 속구 위주 승부를 펼쳤고 결국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다소 까다로운 타구였으나 하주석이 잘 잡아냈고 직선타를 예상했던 주자들의 발이 완전히 묶였다. 여유롭게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2회초 첫 타자 강백호를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완벽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루킹 삼진. 1사에서 1루측 관중석 방향으로 향하는 파울 타구를 페라자가 빠르게 쫓아가 잡아냈다. 황재균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은 뛰어난 수비였다.
3회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이번에도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첫 타자 김민혁에게 좌전안타를 내주고 시작했지만 류현진의 힘 있는 속구를 때린 김상수의 타구는 외야로 향하지 못하고 2루수 뜬공, 배정대는 바깥쪽 속구에 체크 스윙 삼진, 천성호는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변화무쌍한 투구는 계속됐다. 4회 로하스를 상대로 커터 위주 승부를 벌여 1루수 뜬공을 만들어낸 류현진은 박병호에겐 1회와 달리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더니 144㎞ 바깥쪽 속구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강백호와 승부도 백미였다. 초구 99㎞ 초저속 커브를 존 안에 넣더니 143㎞ 하이 패스트블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커다란 낙폭을 그리며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커브로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5번째 탈삼진.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황재균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장성우에게 우익수 앞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내줬다. 김민혁의 빠른 타구를 1루수 채은성이 잘 잡아내 2루에 먼저 송구하며 선행 주자를 지웠다. 이어 김상수는 속구-커터-몸쪽 속구로 꼼짝없이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까지 2-0으로 앞서 승리 자격을 얻은 류현진의 투구수는 단 65구에 불과했다. 6회에도 이변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배정대를 슬로우 커브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천성호와 로하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천성호에게는 속구, 로하스에겐 커브를 공략당했다.
박병호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 바깥쪽 속구로 박병호를 돌려세웠던 류현진의 승부구는 이번에도 속구였다. 볼 카운트 2-2에서 하이패스트볼에 박병호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강백호에게 속구, 황재균에게 커터를 던져 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결국 삼진이었다. 장성우에게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2-2 동점이 되며 승리 자격은 사라졌다. 89구를 던진 류현진의 임무는 6회까지였다. 7회 한승혁에게 공을 넘겼고 결국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날 류현진의 속구 최고 시속은 147㎞, 평균은 144㎞였다. 속구를 43구 뿌렸고 체인지업(평균 129㎞) 19구, 커터(평균 135㎞) 17구, 커브(평균 113㎞) 10구를 고루 던졌다. 삼진을 잡아낸 결정구로는 속구가 5개, 체인지업과 커브가 2개씩이었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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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류현진(가운데)이 29일 KT 위즈와 홈 개막전에서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류현진은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8피안타 볼넷 없이 9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2012년 10월 4일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전 이후 무려 11년 5개월, 정확히는 4194일 만에 대전 마운드에 올랐다. MLB 진출 전 마지막 홈경기에서 시즌 10승 째에 도전했던 류현진은 10이닝 동안 무려 129구 1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으나 당시 7회 강정호에게 맞은 솔로포를 맞았고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노디시전을 기록했던 기억이 있다.
지난 23일 개막전에 등판한 류현진은 3⅔이닝 86구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후 4명의 선발 투수가 나란히 호투하며 선발승을 챙겼다. 한화는 4승 1패로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제 류현진이 보여줄 차례였다. 류현진의 KBO리그 마지막 승리는 2012년 9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으로 4203일전, 대전에서 거둔 승리는 같은해 9월 12일 삼성 라이온즈전 4216일전이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왼쪽)이 29일 KT 위즈와 홈 개막전을 앞두고 마운드로 향하고 있다. |
이어 "몸만 안 아프면 된다. 지난 등판 후 특별히 해준 이야기도 없다. 메이저리거한테 무슨 조언을 하겠냐"라며 웃었다.
1회초 선두타자 배정대를 맞아 볼 카운트 2-2에서 땅볼 타구가 수비가 없는 2-유 간으로 빠지며 안타가 됐다. 천성호를 빠른 볼로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로하스에게 다시 한 번 체인지업을 통타당했다.
2사 1,2루에서 방향을 바꿨다. 박병호를 상대로 커브 하나를 섞었을 뿐 속구 위주 승부를 펼쳤고 결국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다소 까다로운 타구였으나 하주석이 잘 잡아냈고 직선타를 예상했던 주자들의 발이 완전히 묶였다. 여유롭게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2회초 첫 타자 강백호를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완벽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루킹 삼진. 1사에서 1루측 관중석 방향으로 향하는 파울 타구를 페라자가 빠르게 쫓아가 잡아냈다. 황재균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은 뛰어난 수비였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29일 KT 위즈와 홈 개막전에서 투구를 펼치고 있다. |
변화무쌍한 투구는 계속됐다. 4회 로하스를 상대로 커터 위주 승부를 벌여 1루수 뜬공을 만들어낸 류현진은 박병호에겐 1회와 달리 커브와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더니 144㎞ 바깥쪽 속구로 헛스윙을 유도해냈다. 강백호와 승부도 백미였다. 초구 99㎞ 초저속 커브를 존 안에 넣더니 143㎞ 하이 패스트블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커다란 낙폭을 그리며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커브로 삼구삼진을 잡아냈다. 이날 5번째 탈삼진.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황재균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고 장성우에게 우익수 앞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를 내줬다. 김민혁의 빠른 타구를 1루수 채은성이 잘 잡아내 2루에 먼저 송구하며 선행 주자를 지웠다. 이어 김상수는 속구-커터-몸쪽 속구로 꼼짝없이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까지 2-0으로 앞서 승리 자격을 얻은 류현진의 투구수는 단 65구에 불과했다. 6회에도 이변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배정대를 슬로우 커브로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천성호와 로하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2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천성호에게는 속구, 로하스에겐 커브를 공략당했다.
박병호를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 바깥쪽 속구로 박병호를 돌려세웠던 류현진의 승부구는 이번에도 속구였다. 볼 카운트 2-2에서 하이패스트볼에 박병호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강백호에게 속구, 황재균에게 커터를 던져 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결국 삼진이었다. 장성우에게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2-2 동점이 되며 승리 자격은 사라졌다. 89구를 던진 류현진의 임무는 6회까지였다. 7회 한승혁에게 공을 넘겼고 결국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이날 류현진의 속구 최고 시속은 147㎞, 평균은 144㎞였다. 속구를 43구 뿌렸고 체인지업(평균 129㎞) 19구, 커터(평균 135㎞) 17구, 커브(평균 113㎞) 10구를 고루 던졌다. 삼진을 잡아낸 결정구로는 속구가 5개, 체인지업과 커브가 2개씩이었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29일 KT 위즈와 홈 개막전에서 투구 후 야수진을 바라보고 있다. |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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