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홈 개막전에 구단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깜짝 방문한 가운데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은 외야수 임종찬(24)이었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개막전을 3-2 끝내기 승리로 장식했다. 12년 만에 대전 홈 복귀전을 가진 선발투수 류현진이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하며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2-0으로 앞선 6회 2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한 게 아쉬웠다. 2-2 동점 상황에서 7회 이닝 시작과 함께 한승혁에게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승패 없이 물러났다. 2경기 연속 복귀 첫 승이 물건너가며 KBO리그 통산 98승에 또 묶였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 마지막 등판이었던 2012년 10월4일 대전 넥센 히어로즈전(10이닝 4피안타 1피홈런 무사사구 12탈삼진 1실점)부터 3경기 연속 99승 도전 실패.
하지만 한화는 불펜의 호투와 9회 끝내기 안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9회말 2사 1,2루에서 임종찬이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개막전 패배 후 5연승을 질주한 한화는 5승1패가 됐고, KT는 1승5패를 마크했다.
한화 타선은 KT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1회 2점을 선취했다. 시즌 첫 1번타자로 나선 문현빈이 쿠에바스의 2구째 몸쪽 투심을 밀어쳐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요나단 페라자가 3구째 투심을 공략,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치며 1,3루 찬스를 연결했다. 여기서 채은성의 빗맞은 땅볼 타구를 KT 3루수 황재균이 1루로 송구한 게 빗나가면서 실책이 됐다. 그 사이 문현빈이 홈에 들어오며 선취점.
계속된 무사 1,2루에서 노시환이 우익수 뜬공 아웃됐지만 안치홍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2-0 리드를 잡았다. 3구째 바깥쪽 낮은 커터를 받아치며 기술적인 안타를 만들어넀고, 2루 주자 페라자가 홈으로 파고들며 추가점을 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2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2~6회 5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위력을 뽐낸 쿠에바스는 6회 1사 후 안치홍에게 좌측 2루타를 맞았지만 임종찬을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하주석을 투심으로 2루 땅볼 처리하며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투구에 성공했다.
류현진이 6회 2점을 주면서 2-2 동점이 됐지만 한화는 불펜 싸움에서 이겼다. 류현진에 이어 7회 올라온 한승혁이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뒤 주현상이 1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KT 흐름을 끊었다. 특히 8회 2사 1루 위기에서 올라와 강백호를 2루 땅볼,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게 결정적이었다.
한화 타선도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끝냈다. 8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KT 구원 이상동이 9회에도 나섰지만 끝내기 점수를 줬다. 한화 선두타자 페라자가 좌익수 키 넘어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치고 나가며 끝내기 주자가 됐다. 채은성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노시환이 자동 고의4구로 걸어나갔다. 1~2구 연속 볼이 되자 KT 배터리를 1루를 채우기로 했다.
다음 타자 안치홍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투아웃에 몰렸지만 임종찬이 이상동의 초구 바깥쪽 낮은 포크볼을 잘 밀어쳐 좌중간 가르는 끝내기 안타를 폭발했다. 2루까지 밟으면서 끝내기 2루타가 됐다. 1회 병살타, 7회 1사 2루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9회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로 나섰다.
경기 후 임종찬은 "끝내기는 야구하면서 처음 쳐본다. 기분이 좋고, 짜릿했다. (물 세례를 맞았을 때는) 경기 중이라 시원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원했다. 정신이 없었다"며 활짝 웃었다.
끝내기 상황에 대해선 "초구에 상대 투수가 스플리터를 던져서 그걸 정타로 맞추고 했는데 잘 맞아서 안타가 됐다. (앞에서 채은성, 안치홍이 같은 공에 삼진을 당했만) 상대 투수가 그걸 주무기로 계속 사용하고 있었고, 나만의 플랜을 세우고 초구부터 자신 있게 돌리자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치는 순간에 잘 맞아싿고 생각했고, 상대 수비수가 달려가는 상황을 보면서 끝났다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최원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 6이닝 동안 9탈삼진 등 훌륭한 피칭으로 선발로서의 역할을 다해줬다. 퀄리티 있는 피칭으로 개막전 부진을 씻는 모습이었다. 이어 나온 한승혁과 주현상이 3이닝을 책임져 준 것도 팀에게 큰 도움이 됐다"며 "1회 득점 이후 타선이 다소 침체됐었지만 9회 페라자의 출루와 임종찬의 끝내기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임종찬이 개막 후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데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총평을 했다.
이어 최원호 감독은 "홈 개막전에 모든 관중석을 채워주신 우리 팬 여러분의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선수단 모두 최선을 다 할 테니 앞으로도 변함없는 응원 부탁드린다"고 팬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화는 30일 KT전 선발투수로 펠릭스 페냐를 내세워 6연승에 도전한다. KT는 엄상백이 선발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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