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노진주 기자] "손흥민(31) 없었다면 토트넘은 침몰했을 것"
레전드는 레전드를 알아본다. 축구 전문가 가레스 크룩이 귀중한 순간 토트넘에 승점 3점을 선물한 손흥민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이주의 팀'에 포함시키며 꺼낸 말이다.
영국 BBC는 1일(한국시간) 크룩이 선정한 EPL 30라운드 '이주의 팀'을 공개했다. 크룩은 손흥민을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에 위치시켰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EPL 30라운드 루턴 타운전에서 1골 맹활약했다.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의 출발은 불안했다. 경기 시작 3분도 되지 않아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역습 공격에서 안드로스 타운젠드가 이브 비수마를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받은 로스 바클리가 욕심내지 않고 왼쪽으로 패스했고, 타히트 총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이 골대 불운에 울었다. 그는 전반 19분 수비 뒷공간으로 빠져나간 뒤 침착하게 골키퍼까지 제치고 슈팅했다.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때린 슈팅은 오른쪽 골대와 왼쪽 골대를 둘 다 때리고 튕겨나왔다. 영국 'BBC'는 "오, 토트넘은 대체 어떻게 동점이 아닐까!"라며 탄식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계속 돌진했다. 기어코 결승골을 작렬했다. 그는 1-1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후반 41분 브레넌 존슨이 뒤로 내준 공을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일본 국가대표 하시오카 다이키 다리 사이로 들어가면서 굴절된 뒤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손흥민은 득점 선두 엘링 홀란(18골)을 3골 차로 추격하며 득점왕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런 손흥민을 향해 토트넘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이번 골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토트넘 통산 160골 고지를 밟으며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제 그의 위에는 마틴 치버스(174골)와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해리 케인(280골) 4명뿐이다.
크룩은 손흥민을 EPL 30라운드 ‘이주의 팀’에 포함시키면서 “다행스럽게도 요즘 토트넘에서 꾸준한 선수는 손흥민뿐이다. 그가 없었다면 토트넘은 침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 '결승골' 덕분에 승점 3점을 추가한 토트넘은 리그 4위 진입 청신호를 켰다. 17승 5무 7패, 승점 56을 기록한 4위 토트넘은 한 경기 더 치른 4위 아스톤 빌라(18승 5무 7패, 승점 59)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토트넘은 한 단계 위로 순위를 끌어올리고자 한다. 남은 매치들의 결과에 따라 EPL 상위 4개 팀에 차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진다.
토트넘의 현실적인 목표는 ‘빅4’에 드는 것이다. 이후 프리시즌을 잘 치러 다음 시즌에 돌입하는 것이다.
만약 루턴 타운전 손흥민의 득점이 없었다면 토트넘이 자칫 '침몰'하는 방향으로 갔을 수 있다. 이를 알아본 크룩은 손흥민을 승리 주역으로 꼽으며 베스트11에도 선정했다.
손흥민과 함께 ‘이주의 팀’ 공격진을 구성한 선수는 루이스 디아즈(리버풀)와 아이반 토니(브렌트포드)다.
중원엔 콜 파머(첼시),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리버풀), 앤서니 고든, 하비 반스(이상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이름을 올렸고, 수비진에선 에즈리 콘사(아스톤 빌라), 윌리암 살리바,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이상 아스날)가 선택받았다. 골키퍼는 안드레 오나나(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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