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원위가 완전체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다.
최근 서울 광진구의 RBW 사옥에서는 17일 세 번째 미니앨범 ‘Planet Nine : ISOTROPY’를 발매하고 컴백하는 원위(용훈, 강현, 하린, 동명, 기욱)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원위가 약 1년 3개월만에 완전체로 선보이는 ‘Planet Nine : ISOTROPY’는 상태가 바뀌어도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ISOTROPY’를 메인 키워드로 잡아, 원위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다섯 명의 멤버들의 더욱 발전된 모습을 담아낸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다시 멤버들과 뭉친 용훈과 강현은 “군대를 다녀오니 너무 홀가분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용훈은 “1년 3개월만의 완전체 앨범이라 너무 설레는 마음도 크다. 처음 데뷔 앨범을 내는 마음으로 이를 갈고 이번 앨범을 준비 했다”고 밝혔다.
강현은 “저는 군악대라 기타를 계속 손에 쥐고 있었다. 연습을 입대 전보다 군대에서 훨씬 더 많이 한 것 같다. 연습하면서 ‘실력을 키워서 빨리 멤버들이랑 다시 완전체로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했었다. 전역하고 멤버들 보고 다시 활동하니까 더 재밌게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멘탈도 더 강해지고 기분좋은 마음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명은 “저희가 다 같이 만난지 10년 됐다. 그 동안 한번도 떨어져서 지내본 적 없다.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더라. 솔로 활동을 하면서 채워지지 않았던 갈증들이 있었는데 멤버들이랑 같이 활동하게 되면서 너무 설레고 1년 반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보여주는 시기가 온 것 같아서 기쁜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하린 역시 “멤버들끼리 모인지 10년이 넘어서 돈독해지는 걸 넘어서 삶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다. 없으면 안 될 것 같다. 다시 하나의 원이 됐다는 느낌”이라고 완전체 컴백 소감을 밝혔다.
용훈은 입대 후 성장한 점을 묻자 “밴드 팀들은 대체적으로 뒤에 MTR이라고 저희가 할수 없는 사운드를 어느정도 깔기도 한다. 가끔 그런게 없이 무대에 서야 할 때가 있는데, 이번에 멤버들이 무대에 필요한 장비를 각자 맞췄다. 실력들도 많이 올라갔다 보니 MTR 없이도 충분히 가지고 있는 악기로 사운드가 차더라. 그럴 때 우리가 한단계 성장했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강현은 “장비가 한단계 성장했다. 저와 형 같은 경우 군 적금을 이용해서 기타도 바꿨다”고 뿌듯함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타이틀곡 ‘추억의 소각장 (Beautiful Ashes)’은 슬픈 가사 내용과 상반되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특징이다. 원위만의 아련하고 벅차오르는 밴드 사운드와 함께 완벽한 기승전결을 담은 편곡으로 몰아치는 그리움과 후회를 가감 없이 표현했다.
타이틀곡 작곡, 작사에 참여한 용훈은 아련한 분위기의 곡으로 컴백을 택한 이유를 묻자 “이지리스닝을 생각했다. 최대한 쉬운노래, 한 번에 들었을 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위주로 선정했다. 화려하고 테크닉이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수록곡으로 대체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건 쉬운 곡이라 생각해서 그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곡 작업을 했다”며 “타이틀곡 선정 과정이 까다로웠다. 후보곡이 3곡 있었는데 대표님을 포함한 회사 전 직원들의 투표 아닌 투표로 선정된 게 ‘추억의 소각장’이다. 가사를 10번 이상 바꿨다. 한 두 글자가 아니라 내용자체를 10번 이상 바꿨다. 중간 중간 ‘이 정도로 안 나오는 거면 포기할까’ 싶기도 했는데, 끝까지 이갈고 타이틀곡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용훈은 이번 타이틀곡에 대해 “원위 표 제이팝스러운 밴드곡”이라고 설명했다. 강현 역시 “용훈이 형이 ‘제이팝스럽게’라고 얘기를 해서 오더를 들으며 작업했다”고 밝혔던 바. 하린은 “원래 기악 담당 친구들이 J밴드 노래를 좋아했다. 워낙 그런 노래를 많이 듣다보니 용훈이 형이 어떤 느낌을 원하는지 얼추 알겠더라. 저희가 들어왔던 곡들을 저희만의 색깔로 변형해서, 너무 제이팝스러우면 리스너들이 어려울 수 있으니 좀 더 저희만의 방식으로 어울릴 수 있게 하려고 했다. 그걸 잘 해낸다면 원위의 스타일이 있으면서 제이팝처럼 전체적인 하나의 스토리를 들려주는 느낌을 줄 수 있겠다 싶어서 그렇게 작업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은 모든 수록곡이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꾸려졌다. 동명은 “이번에는 정말 손 안 댄 곳이 없을 정도로 멤버들이 대부분 참여했다. 그래서 그런지 욕심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하린은 “대표님도 저희와 곡 작업을 진행한 이후부터 저희만의 색깔이 뚜렷하다보니 ‘너희들이 알아서 해야 잘 어울린다’고 말씀해주셔서 지금까지 저희가 자작곡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책임감 있는 만큼 자신도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작업 과정에 갈등은 없냐는 질문에 용훈은 “그냥 우리 이미지를 챙기기 위한 게 아니라 같이 한지 10년정도 됐는데 신기한게 앨범 작업할 땐 불화가 없다. 내가 쓴곡이라 하면, 동생들이 곡자의 의견을 전적으로 믿어주는 편이다. 이 곡자가 이렇게 하기 원하면 그렇게 간다. 대신 기타솔로 부분은 나보다 이 친구가 잘 알 것 같으니 짜 보라고 하기도 한다”고 멤버들간의 배려를 전했다.
기욱은 원위만의 아이덴티티를 묻자 “감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정적이고 시적인 가사가 원위의 정체성이라 생각한다. 이번 앨범에도 그런 아이덴티티가 담겨있고, 앞으로 앨범을 낼때도 변하지 않는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위는 ‘mas0094’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5년 싱글 앨범 ‘나비, 꽃을 찾다’를 발매하며 첫 시작을 알렸다. 이후 2019년 원위로 재데뷔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멤버들이 지금까지 함께한 10년이라는 시간동안 밴드 음악은 유행처럼 번졌다. 가요 시장에서도 밴드 그룹의 활동이 늘어났고, 최근 데이식스, QWER 등이 컴백해 음원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동명은 “너무 감사한 일이다. 18년, 19년만 해도 ‘아직 밴드 음악은 메이저는 아니’라는 질문이 많았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 저희도 노력했고, 다른 밴드 분들도 많이 노력해주셔서 저희도 밴드라는 하나의 장르가 케이팝 시장 안에서 메이저라는 걸 체감한다. 해외 팬들이 보기에도 케이팝하면 아이돌이 1번이었는데 밴드도 많이 메이저로 올라온 것 같더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용훈은 “데이식스 선배님이나 LUCY 분들 등 밴드들이 노력하고 있다. 저희 역할도 중요할것 같다”고 책임감을 드러냈고, 동명은 “이번 앨범을 통해 많은 분들께 밴드의 매력은 이런거구나 하는 걸 더 확실히 알려드리고 싶다. 밴드 음악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이미지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동명은 10년전과 차이를 묻자 “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 행사에 가면 음향이 안 돼서 MR로 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밴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많아졌다. 밴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진다는 건 정말 발전이지 않나. 감사하다. 저희가 열심히만 하면 될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어 용훈은 앞으로 서고싶은 무대에 대해 “한번도 시상식 무대를 해본 적 없다. 시상식 무대에 나가서 밴드 음악으로 라이브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동명 역시 “어릴때부터 시상식을 보면 그 해 가장 잘 된 팀들이 나오고, 인기 많은 음악 장르가 나오지 않나. 그런 곳에서 밴드도 마지막 무대나 하이라이트 순서에 나올 수 있는 순간이 생겼으면 좋겠고, 그게 우리였으면 좋겠다는 게 개인적인 소망”이라고 전했다.
무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함께 동고동락한 멤버들은 앞으로 “언제까지 음악을 하고싶은지 이야기 해본 적 있냐”는 질문에 “얼마 전에 재계약을 했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용훈은 “그걸 계기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우리가 어쨌든 밴드 팀이지 않나. 밴드의 장점이 마음만 맞으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 오래 활동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멤버들이 생각하는 앞으로의 모습도 전했다. 하린은 “지금의 각 멤버의 개성을 잃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다. 개성들이 뚜렷하면서도 하나로 뭉쳤을 때 시너지가 좋기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조금씩 잃어가면 마음 아플 것 같다”고 소망했다. 용훈은 “제가 바라봤을 때 우리는 5년이 됐건 10년이 됐건 지금처럼 한 것에 빠지면 그 것에 관한 곡을 쓰고 그 것에 관한 앨범을 낸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이 바뀌었을 때는 다른 주제에 꽂혀서 곡을 내고, 이렇게 철 없이 지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원위가 지향하는 모습과 가장 닮은 꼴은 데이식스다. 원위는 “계속 이슈가 되고 있는 ‘예뻤어’가 오래 전에 나온 곡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완전히 다른 곡들을 내지는 않았다. 감성적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곡들을 선보여 왔다. 그런 걸 가장 잘 지키고 본받을 점이 많은 선배님들이라 생각한다”고 데이식스를 향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용훈은 앞으로 선보이고 싶은 음악에 대해 “‘우리는 이런 장르’라고 얘기한 적은 없다. 다만 확실한 건 우리 모두가 다 공감할수 있는 내용을 쓰려고 한다. 가사도 너무 어렵지 않게, 모두가 좋아할만한 내용으로 쓰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동명은 “사람들이 어떤 곡을 처음 들었을 때 ‘이거 00 노래같다’는 얘기를 많이 하지 않나. 앞으로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이거 원위 노래 같다’ 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팀 이름 자체가 장르에 가까워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원위 멤버들은 “원위가 장르다, 장르라는 카테고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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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R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