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17' 봉준호 감독 ''독재자 부부, 특정 정치인 얘기한 건 사실'' [인터뷰①]
입력 : 2025.02.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하수정 기자]  '미키 17' 봉준호 감독이 영화에 등장하는 독재자 캐릭터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는 영화 '미키 17'을 연출한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미키 17'(각본감독 봉준호, 제작 플랜B엔터테인먼트, 수입배급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로버트 패틴슨)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로버트 패틴슨)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봉준호 감독이 새롭게 각색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맡았다. 

'트와일라잇' '해리포터' 시리즈로 하이틴 스타에서 연기파로 거듭난 배우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으로 열연했고, 이 밖에도 스티븐 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토니 콜렛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다.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이 칸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으로, '옥자' '설국열차'에 이은 세 번째 해외 프로젝트다. 

'미키 17'은 현재 독일에서 열리는 '제75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부문에 초청돼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엔딩 크레딧 공개와 함께 객석의 뜨거운 환호와 기립박수가 터졌고, 특히 영미권에선 호평이 주를 이뤘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평점 100점을 줬고, 미국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100점 만점에 91점을 주기도 했다.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2020년 2월 오스카 레이스가 막 끝나고 휴식을 취한 건 6~7주가 전부였다. 바로 일을 했고, 꾸준히 일을 해왔다"며 "2021년 여름에 제작사 플랜B 측으로부터 원작 소설을 받았다. 최성재(샤론 최) 씨가 번역을 해줘서 (한국어로) 받아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 할 때 탈고하고, 이후 로버트 패틴슨을 처음 만났다.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렇게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이듬해 22년 가을에 크랭크인 하고, 한 해 동안 길게 포스트 프로덕션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래 작년인 24년 개봉하는 게 맞는데, 미국 배우 조합 등이 맞물리면서 모든 영화들의 라인업이 엉켰다. 미국 조합 파워가 세서 촬영도 못하고 홍보도 못하고 개봉도 못하더라. 그 여파가 6~7개월 있었다. 그래서 지금 개봉하게 됐다"며 "'기생충'이 2020년 2월 해외 개봉이 종료됐고, 그러다 보니 신작은 5년 만이다. 6년이라고 표현해 주시면 섭섭하다. 어디 놀러 다닌 것 같으니까.(웃음) 실제로는 6주밖에 못 쉬었고, 휴가도 없었다. '기생충' 개봉 당시 애니메이션 영화도 같이 준비해왔다. 엄청난 과한 노동을 하고 있었다. 일부러 늦은 건 아니었다는 변명을 드리면서"라며 그간의 과정을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국내외 공개 직후 영화 속 캐릭터가 특정 정치인을 연상케 한다며,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닮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우주 식민지 개척에 나선 우주선의 독재자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이 트럼프를 모델로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와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베를린 영화제가 정치 사회적 이슈에 민감했다. 유럽 기자분들도 만났는데 정치적인 질문을 많이 하시더라. 마크 러팔로 캐릭터 질문도 많이 했다. 전 세계가 똑같은 것 같다. 다들 본인 나라에서 안 좋았던 정치적 경험에 투입해서 보시는 것 같다. 그게 영화적 재미인 것 같더라"고 말했다.

"외신 반응에선 트럼프 대통령 얘기가 너무 많이 나왔다. 미래를 보고 썼냐는 말도 있다"는 질문에 "오늘 유난히 타임 테이블을 강조하는데, 21년 9월에 완성한 시나리오다.(웃음) 그걸 강조하고 싶다. 촬영도 22년 여름~가을부터 시작했다. 베를린에서 어느 기자님이 '봉 감독 방 구석에는 서양 점쟁이들이 쓰는 크리스탈 볼을 숨겨놓고 있냐?'고 묻더라.(웃음) 그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정 정치인 얘기를 한 건 사실이다. 극 중 마크 러팔로와 아내, 독재자 커플이 나온다. 아내 캐릭터는 원작 소설에 없다. 원래 독재자 커플이 무섭고 재밌다. 가까운 역사를 보면 마르코스 부부와 악명을 떨친 루마니아 독재자 부부가 있다"며 "마크 러팔로와 연기를 논의할 때도 과거 정치인을 논의했다. 역사상 존재했던, 동시에 우스꽝스러운 나쁜 독재자를 섞었다. 분명히 그렇게 한 거였다. 그런데 나라마다 각자 현재 상황에 투사해서 보시니까, 내가 그걸 쫓아다니면서 말릴 순 없다. 그렇게 보시는 걸 어쩔 수는 없다"며 웃었다.

"트럼프의 총격 사건이 벌어졌을 땐 놀라지 않았냐?"라는 말에 "뉴욕에서 그 사건 직후에 영화를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후반 작업 보충 때문에 봤다. 총격 사건 직후여서 우리도 놀랐다. '이제와서 보니 느낌이 다른데?' 싶더라"며 "그거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총격)사건 이후 약간 추가 촬영해서 넣었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혀 아니다. 모든 촬영은 22년 하반기에 찍고 끝냈다. 다시 한번 목놓아 외친다"고 고백해 웃음을 안겼다.

한편 '미키 17'은 오는 28일 전 세계 최초 한국에서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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