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예솔 기자] 셰프들의 셰프 정관스님이 출가를 선택했던 사연을 이야기했다.
26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50년간 사찰 음식을 연구하며 수행을 이어온 백양사 천진암 정관 스님이 등장했다.
정관 스님은 "내가 7, 8살 됐을 때 집 부엌 뒤에 텃밭이 있었다. 거기서 가지를 따서 세 가지 음식을 했다. 가지전도 부치고 그랬다. 아버지가 그걸 보고 우리 딸네들 중에서 쟤가 최고라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출가 하기 전에 핸드볼 선수 출신이라고 말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정관 스님은 "별명이 올챙이였다. 하도 솔솔솔 해서 센터에서 탁 넣었다. 또 영주 100바퀴라고 불렸다. 하루에 영주 100바퀴를 돌면서 경조사를 체크한다고 그랬다"라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정관 스님은 사찰 음식으로 52년 수행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가장 좋아하는 식재료로 표고버섯을 뽑았다. 정관 스님은 "국에도 들어가고 찌개, 밥 지을 때도 들어간다. 식재료 하나만으로도 모든 음식을 다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어머니가 고2때 갑자기 돌아가셨다. 서글프고 서러운 마음이 컸다. 내가 만약 결혼을 한다면 내 자식한테 같은 아픔을 줄 수 있을까 싶었다. 인연의 고리를 끊어야겠다 싶었다. 어머니를 여의고 20일 지나고 출가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관 스님은 "야반도주해서 집을 떠났다. 가족들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라며 "그때 우표 모으는 걸 좋아해서 7, 8권 있었다. 전축이 내 재산 1호였다. 우표책, 전축을 챙겨서 갔다"라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하루 하루가 너무 즐거웠다. 부모님, 친구도 생각 안 났다. 세월이 흘러서 7년 쯤 지났는데 가족들이 단체로 왔다. 도망을 갔다가 밤에 돌아왔다"라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아버지가 절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행패를 부리셨다. 마당에 침도 뱉고 그러셨다. 이런 데서 어떻게 사냐고 집에 가자고 하시더라. 내가 불린 표고버섯과 솥을 가지고 아버지와 계곡으로 갔다"라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나무 주워서 불을 때면서 아버지와 이런 저런 얘길 했다. 3시간 정도를 표고버섯을 푹 고아서 아버지께 드렸다. 다 드시더니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가겠다고 하시더라. 스님들 다 계신 곳에서 무례하게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내 속세 이름을 부르고 삼배를 하고 가셨다"라고 말했다.
정관 스님은 "아버지가 집으로 간 뒤 일주일만에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았다"라며 "집에 가보니까 형제들이 얘기해줬다. 동생이어도 스님을 공경하라고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셨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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