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숨 돌릴 틈조차 없다. 4주 휴식이 예상됐던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가 다시 선발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에른은 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장크트 파울리와 맞붙는다.
현재 바이에른은 승점 62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레버쿠젠(승점 56)과는 6점 차. 여전히 유리한 위치지만, 아직 8경기가 남아있기에 방심은 금물이다.
문제는 3월 A매치의 타격이 너무나 크다는 것. 왼쪽 풀백 알폰소 데이비스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포백을 꾸리는 주전 수비수 4명 중 순식간에 절반을 잃게 된 바이에른이다.
막스 에베를 바이에른 디렉터는 "불행히도 A매치 휴식기 동안 선수들이 부상을 입고 돌아올 위험이 언제나 있다. 특히 이번엔 큰 타격이다. 데이비스와 다요 우파메카노의 부재는 바이에른에 큰 부담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재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아킬레스건 통증을 느꼈고, 지난 15일 우니온 베를린전부터 자리를 비우고 있다. 당시 뱅상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의)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있다는 건 이미 알려진 내용"이라며 "이제 부담이 쏠리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재는 3월 A매치 기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처음 소집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부상 문제로 낙마했다. 대신 그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대신 독일에 남아 재활에 집중했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이 작심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조금 아쉬운 점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선수 보호 차원에서 예방을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동안 김민재의 부상 위험에 대한 시그널이 계속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바바리안 풋볼'도 홍명보 감독의 비판에 공감했다. 매체는 "콤파니에 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 보인다. 타당한 이야기다. 김민재를 쉬게 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라며 "하지만 콤파니는 올 시즌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닳아 없어지도록 기용했다. 콤파니와 김민재의 더욱 신중한 접근 방식이 있었다면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하지 않도록 막았을지도 모른다"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훈련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지난 월요일부터 팀 훈련에 참가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단순한 회복 훈련이 아니라 미니게임까지 소화했다.
사실 김민재의 복귀 시기는 4월 둘째 주 정도로 예측됐다. 앞서 독일 'TZ'는 "김민재는 마누엘 노이어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할 듯하다. 그는 한동안 아킬레스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에도 계속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콤파니 감독은 최근 그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바이에른 수비진이 초토화되면서 김민재가 복귀를 서둘러야 하게 됐다. 그는 당장 장크트 파울리전부터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빌트는 "콤파니는 다이어 외에도 김민재 역시 가능한 한 빨리 다시 출전할 수 있길 바랄 것"이라며 "희망적인 점은 김민재가 예상보다 일찍 월요일 팀 훈련에 복귀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다가올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스카이 스포츠 독일', TZ 등도 김민재를 예상 베스트 11에 올려뒀다. 파트너로는 에릭 다이어가 유력하다. 이토 히로키가 왼쪽 풀백을 책임지고, 콘라트 라이머가 우측 수비를 맡을 전망이다.
경기 후 데이비스가 홀로 걷는 모습도 포착됐지만, 정밀 검진 결과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재활 기간은 무려 6개월이나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에른은 "데이비스는 캐나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뒤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오늘 수술받을 예정이다. 앞으로 몇 달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파메카노의 무릎 부상도 생각보다 심각하다. 빌트는 "우파메카노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시즌 아웃이 확실하다. 현재 상태로는 최소 3개월 회복이 필요하다"라며 "더 오래 결장할 수도 있다. 우파메카노는 데이비스와 마찬가지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이 끝난 뒤에 정확히 얼마나 오래 자리를 비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김민재가 다이어와 둘이서 바이에른 중앙 수비를 책임져야 한다. 이토와 요시프 스타니시치도 센터백을 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측면 수비수다. 레온 고레츠카도 종종 중앙 수비를 맡곤 했으나 본업은 미드필더인 만큼 안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김민재는 부상을 제대로 회복할 새도 없이 다시 강행군을 치르게 된 상황. 분데스리가 우승 경쟁부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전까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쉴 틈이 없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김민재의 컨디션을 잘 관리해줘야 하는 바이에른과 콤파니 감독이다. 이제 김민재의 컨디션에 바이에른의 한 해 농사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바이에른 뮌헨, 스카이 스포츠, ESPN FC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