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포항, 고성환 기자] '캡틴' 전민광(32, 포항스틸러스)이 경북 산불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포항스틸러스는 29일 오후 4시 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울산 HD와 동해안 더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은 광주전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승점 8(2승 2무 2패)로 단숨에 10위에서 5위까지 점프했다. 안방 승리로 제대로 반등에 성공한 포항이다. 포항은 개막 후 4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며 최하위까지 떨어졌지만, 직전 라운드에서 광주를 3-2로 꺾은 데 이어 울산까지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반면 울산은 5경기 만에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순위는 승점 10(3승 1무 2패)에 머무르며 3위로 떨어졌다. 울산은 포항을 물리치고 선두 대전하나시티즌과 격차를 좁히겠다는 각오였지만, 90분 동안 유효 슈팅 1개에 그치면서 무릎 꿇고 말았다.
앞선 5경기에서 9실점하며 흔들리던 포항 수비였으나 이날만큼은 철벽이었다. 그 중심엔 센터백 전민광이 있었다. 그는 2004년생 한현서, 2003년생 강민준 등과 호흡을 맞추며 수비진 중심을 잘 잡아줬다.
경기 후 만난 전민광은 "모두가 알다시피 동해안 더비는 중요한 경기다. 우리가 잘 준비한 만큼 결과가 같이 따라와 줘서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동희와 완델손 등의 부상으로 수비진에 고민이 많은 포항이다. 다행히 젊은 유망주들이 전민광과 함께 그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는 상황. 전민광은 "수비 라인에서는 내가 (신)광훈이 형 말고는 제일 고참이다. 열심히 이끌려고 하고 있다. 또 그만큼 어린 선수들이 나이 못지않게 잘 해주고 있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신인 선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는지 묻자 "'이렇게 하자' 혹은 '저렇게 하자'라고 말하기보다는 너희들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한다. 실수하면 형이 막아주겠다고 한다. 또 자신 있게 플레이할 때 실수가 나온다고 조언을 해줬다"라고 답했다.
이제 프로 통산 두 경기를 치른 한현서와 호흡은 어떨까. 전민광은 "현서한테 '말은 좀 언제 할래'라고 하면서 항상 놀린다. 현서가 정말 조용하고 내성적이라 그런지 훈련에서도 말을 잘 안 한다. 그래서 말을 많이 해야 한다고 꼭 필요하다고 했다.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앞서 전민광은 경북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클럽하우스에서 내가 직접적으로 느꼈던 게 가장 컸다. 연기가 너무 자욱해서 훈련이 취소될 정도였다. 다른 지역들이 더 심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라며 "사실 이게 알려지고 인터뷰하는 것도 부끄럽다. 그냥 좋은 마음으로 했다. 빨리 피해가 원상복구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전민광은 함께 힘겨운 시즌 초반을 버텨낸 포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그는 "팬분들이 성적을 가리지 않고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오히려 성적이 안 좋을 때 더 열심히 해주시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항상 보답해 드리고 싶고, 죄송한 마음이다. 오늘 라이벌전 승리로 기분 좋게 해드린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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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