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와는 절대 승부 안 한다'' 이런 겁쟁이 감독 봤나, 고의4구 작전 실패해도 후회가 없다니
입력 : 2025.04.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intentionally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고의4구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는데도 후회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위기 상황에서 오타니와 승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홈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2타수 무안타에도 불구하고 볼넷 2개로 두 번 출루해서 2득점을 올리며 다저스의 7-3 승리에 기여했다. 

1회 헛스윙 삼진, 3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오타니였지만 5회 2사 3루 찬스에 들어서자 디트로이트는 고의4구로 승부를 피했다. 비어있는 1루를 채우며 다음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승부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디트로이트의 작전 실패였다. 에르난데스는 디트로이트 선발 리스 올슨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3루수 옆을 지나 좌익선상에 빠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3루 주자는 물론 1루 주자 오타니까지 홈에 들어오면서 다저스가 4-2로 역전했다. 2타점 2루타로 이날 결승타였다. 

오타니와 승부하지 않은 결정이 결과적으로 아쉽게 됐지만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은 이를 두고 후회하지 않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힌치 감독은 “오타니는 세계 최의 선수다. 우리는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땅볼을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지만 1~2피트(30~60cm) 차이로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앞으로 같은 상황이 와도 힌치 감독은 오타니와 승부할 생각이 없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오타니와 승부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사진] 디트로이트 A.J. 힌치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면 승부가 메이저리그의 기본 정서이지만 승부처에서 오타니는 너무나도 두려운 존재다. 특히 힌치 감독에겐 더욱 그랬다.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으나 뒤늦게 불법 사인 훔치기 논란이 터진 뒤 2020년 1년간 자격정지를 당한 힌치 감독은 2021년 디트로이트 지휘봉을 잡고 현장에 복귀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감독이 된 뒤 오타니에게 수차례 당했다. 2021~2023년 LA 에인절스 시절부터 다저스로 옮긴 지금까지 최근 5년간 디트로이트 상대로 오타니는 22경기 타율 3할2푼5리(80타수 26안타) 12홈런 20타점 18볼넷 28삼진 출루율 .444 장타율 .775 OPS 1.219로 유독 강했다. 

지난해 7월13일 디트로이트 원정 경기에선 3-3 동점으로 맞선 9회 2사 1,3루에서 중앙 펜스를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인정 2루타를 치며 다저스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오타니에게 계속 당한 힌치 감독으로선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에서 오타니와 승부하는 게 무모하게 느껴질 만하다. 

[사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타니는 2021~2023년 에인절스에서 3년간 고의4구가 각각 20개, 14개, 21개였다. 하지만 강타자들이 즐비한 다저스에 와선 집중 견제에서 벗어났다. 54홈런 59도루로 역사적인 시즌을 보낸 지난해 고의4구가 10개로 확 줄었다. 오타니 뒤에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이 있으니 상대팀으로선 고의4구를 할 의미가 없었다. 

올해는 개막 5경기 만에 고의4구가 2개 나왔다. 지난달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7회 2사 2루에서 고의4구로 걸어나갔다. 당시 베츠는 독감 후유증으로 미국에 조기 귀국했고, 프리먼도 갈비뼈 통증으로 결장하면서 오타니 다음 2번 타자가 토미 에드먼이었다. 이날 오타니의 고의4구로 이어진 2사 1,2루에서 에드먼이 3루 땅볼로 물러나 이닝이 종료됐다. 

30일 디트로이트전은 베츠가 휴식을 취하면서 에르난데스가 2번 타순에서 오타니를 뒷받침했다. 베츠나 프리먼급은 아니지만 에르난데스도 올스타 거포로 찬스에 강한 타자. 오타니 고의4구에 속이 끓어올랐는지 2타점 2루타로 응수했다. 경기 후 에르난데스는 “앞타자가 고의4구로 나가면 상대에 데미지를 입히기 위해 타석에서 더 노력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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