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퇴장'에도 해냈다! 한국전력, 풀세트 끝 대한항공 격파... '4명 두자리 득점' 새해부터 웃었다 [인천 현장리뷰]
입력 : 2024.01.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한국전력 선수들이 1일 대한항공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한국전력 선수들이 1일 대한항공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타이스(왼쪽)가 득점 후 권영민 감독을 바라보며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타이스(왼쪽)가 득점 후 권영민 감독을 바라보며 포효하고 있다. /사진=KOVO

감독이 퇴장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수원 한국전력의 집중력이 빛났다. 2연패에서 벗어나며 봄 배구를 향한 희망을 키웠다.

한국전력은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원정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20-25, 25-23, 25-22, 23-25, 15-13)로 승리했다.

이로써 10승 10패로 균형을 맞추며 승점 29로 3위 대한항공(11승 9패, 승점 35) 쫓았다. 상대전적에서도 2승 2패로 동률을 맞추며 봄 배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집중력이 더 높은 경기를 펼쳤다. 범실에서 25-34로 더 적었고 4세트 권영민 감독이 세트 퇴장을 당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끝내 승점 2를 챙겨냈다.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27점, 임성진이 14점, 서재덕이 13점, 신영석이 12점으로 팀 승리를 합작했다. 팀 공격 성공률은 52.03%에 달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임동혁이 15점, 정한용이 10점, 조재영이 12점,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이 12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지만 공격 성공률은 45.80%로 한국전력과 차이를 보였다.

경기 전 악수를 나누는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왼쪽)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사진=KOVO
경기 전 악수를 나누는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왼쪽)과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 /사진=KOVO
서브를 날리는 대한항공 에스페호. /사진=KOVO
서브를 날리는 대한항공 에스페호. /사진=KOVO


■ 1월 1일 대한항공-한국전력 선발 라인업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 미들블로커 김규민,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 아포짓 스파이커 임동혁, 미들블로커 조재영, 아웃사이드 히터 마크 에스페호(등록명 에스페호)로 경기를 시작했다. 리베로는 오은렬과 정성민.

한국전력은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과 세터 하승우, 미들블로커 조근호, 아웃사이드 히터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과 서재덕, 미들블로커 신영석으로 맞섰다. 리베로는 장지원과 료헤이 이가(등록명 료헤이)가 나섰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지난 경기를 돌아봤다. 올 시즌 3연승을 달리던 안산 OK금융그룹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는데 상대(범실 12개)보다 2배 이상 많은 28개의 범실로 자멸해 더욱 뼈아팠다. 서브가 강한 대한항공이지만 이날은 서브 범실도 속출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따로 이야기한 건 없다. 저번 경기는 서브가 너무 안 되는 날이었다"면서도 "한 경기에서 잘 안됐다고 우리가 변화하는 건 아니다. 어쨌든 아직 서브 1위 팀이다. 코트 안에 스마트한 선수들이 많다는 건 말 안 해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 선수들을 통해 해법을 찾을 것이다. 여러 가지 서브 기술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에스페호가 비밀 병기다. 3라운드 맞대결에서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서브에이스만 4개, 19점을 올렸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준비한 게) 있긴 하다. (지난 경기를) 리마인드하기도 하고 본인이 발전하고 성장해야 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줬다"며 "상대에 대한 얘기보다 우리가 잘해야 할 부분에 대해 말했다"고 전했다.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서재덕(왼쪽). /사진=KOVO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서재덕(왼쪽). /사진=KOVO
공격을 가하는 서재덕. /사진=KOVO
공격을 가하는 서재덕. /사진=KOVO
한국전력은 더 생각할 게 많았다. 감독을 교체한 6위 천안 현대캐피탈과 2연전에서 모두 패한 게 치명적이었다. 권영민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2연전한 게 우리에게 안 좋았다. 워낙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경기력도 좋고 기백이나 하고자하는 의욕도 좋았다"며 "상대적으로 우리가 모자란 부분도 있었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왜 그렇게 하고자 했는지 강조했다.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경기 리시브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권 감독은 이를 인정하며 "타이스를 리시브에서 배제시키려고 한다. 그게 잘 되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서재덕이 승부의 키다. 권 감독은 "재덕이의 경기력은 전성기 때보다 떨어졌다.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 나이가 들면 당연한 일이지만 본인이 못 받아들이면 그게 경기력에 나오는 것 같아서 지금처럼 충실히 해달라고 했다"며 "서브가 강한 팀은 재덕이가 (서브를) 받게끔 포메이션을 짰다. 서브가 약한 팀을 상대로는 재덕이를 공격적으로 쓰려고 한다. 대한항공은 서브가 강하고 까다로운 서브가 많아 타이스보다 재덕이가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타이스는 공격적으로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득점 후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곽승석(왼쪽부터), 에스페호, 조재영.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곽승석(왼쪽부터), 에스페호, 조재영. /사진=KOVO


■ 쫓고 쫓기고... 새해 벽두 명경기 승자는 한국전력, 4세트 감독 퇴장 위에도 웃었다


1세트부터 에스페호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서브 득점은 없었지만 6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임동혁이 5점, 곽승석이 4점으로 힘을 보탰다.

서브 득점은 없었지만 날카롭게 한국전력의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리시브 효율에서 47.06%-10%로 큰 차이를 보였다.

초반부터 6-5로 앞선 상황에서 점수 차를 벌려가기 시작했다. 임동혁과 에스페호의 공격을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렸고 이후 추격을 허용치 않으며 손쉽게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2세트에도 분위기를 잡은 건 대한항공이었다. 조재영과 임동혁의 블로킹으로 3-0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7-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서브 범실과 임성진의 블로킹, 타이스의 백어택, 임동혁의 백어택이 아웃되며 7-7 동점이 됐다.

득점에 성공하는 타이스(왼쪽). /사진=KOVO
득점에 성공하는 타이스(왼쪽). /사진=KOVO
임성진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임성진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신영석(가운데)이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신영석(가운데)이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14-13에서 투입된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이 블로킹과 오픈 공격으로 분위기를 뒤바꿔놓는 듯 했으나 17-17 동점에서 한국전력 신영석이 속공, 타이스가 오픈 공격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대한항공이 작전타임을 불렀으나 이후 임성진의 스파이크 서브가 적중했고 다시 한 번 타임을 불렀음에도 분위기는 반전되지 않았다. 결국 승부는 1-1 원점이 됐다.

2세트를 잡아낸 한국전력은 3세트도 힘을 냈다. 8-8 동점에서 서재덕의 블로킹, 타이스의 오픈 공격과 상대 범실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다시 한 번 서재덕의 블로킹을 더한 한국전력은 이후 대한항공의 추격을 허용치 않으며 승리까지 한 세트만을 남겨두게 됐다.

4세트에도 먼저 앞서간건 한국전력이었다. 3-4에서 상대 서브 범실, 임성진의 연속 득점과 서재덕의 백어택 성공 등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대한항공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10-14에서 상대 서브 범실과 김규민의 블로킹, 정한용의 퀵오픈, 조재영의 속공에 무라드의 블로킹까지 나오며 16-17 한 점 차로 바짝 쫓았다.

비디오판독에서 판독 불가 판정이 나오자 항의하는 권영민 감독. /사진=KOVO
비디오판독에서 판독 불가 판정이 나오자 항의하는 권영민 감독. /사진=KOVO
권영민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하는 최재효 주심. /사진=KOVO
권영민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하는 최재효 주심. /사진=KOVO
코트 밖으로 빠져 나가는 권영민 감독(오른쪽). /사진=KOVO
코트 밖으로 빠져 나가는 권영민 감독(오른쪽). /사진=KOVO
한선수의 서브 때 임성진이 리시브에 실패해 17-17 동점이 됐는데, 한국전력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으나 판독 불가 판정이 나오자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이 격한 항의를 펼쳤다. 앞선 블로킹 때 비디오판독 상황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었는데 좀처럼 물러서지 않자 심판진은 권 감독에게 세트 퇴장을 명령했다.

권 감독의 퇴장 이후 한국전력이 다소 흔들렸다. 하승우의 오픈 포히트가 나왔고 타이스의 오픈 공격이 연달아 대한항공 블로킹에 걸렸고 스파이크 서브는 코트를 크게 벗어났다. 상대범실과 임성진의 오픈 공격으로 힘겹게 22-22 동점을 만들었으나 대한항공이 정지석의 퀵오픈과 정한용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포인트에 도달했고 정한용의 오픈 공격으로 결국 풀세트에 돌입하게 됐다.

5세트엔 한국전력이 우위를 잡고 앞서갔다. 타이스의 오픈과 임성진의 스파이크 서브 성공으로 리드를 잡은 한국전력은 13-10까지 앞서가며 승리의 주인공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무라드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했고 이어 조근호의 속공이 김규민의 블로킹 벽에 막히며 한 점 차로 쫓기게 됐다. 위기 상황에서 정지석의 더블 컨택트이 나와 챙긴 행운의 득점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정한용의 회심의 오픈 공격을 하승우가 막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득점 후 기뻐하는 한국전력 선수들. /사진=KOVO
득점 후 기뻐하는 한국전력 선수들. /사진=KOVO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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