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가 7년 만에 영입한 외부 자유계약선수(FA). 무려 90억원(계약기간 6년)을 들여 데려온 채은성(34)은 한화의 많은 걸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의 노력과 더불어 팀의 적극적인 영입 속에 올 시즌 한화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채은성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24 신한 SOL뱅크 방문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8회초 쐐기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팀의 8-4 승리를 견인했다.
전날도 멀티히트를 작렬한 채은성은 타율 0.500(8타수 4안타), 출루율 0.500, 장타율 1.000, OPS(출루율+장타율) 1.500으로 기본 좋게 개막 시리즈를 마쳤다. 친정팀이자 지난해 우승팀 LG를 상대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것도 소득이다.
지난해 영입된 채은성은 경험이 부족한 한화에서 후배들을 위한 잔소리 꾼이 됐고 때론 솔선수범하며 본보기가 됐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노시환의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너를 자청했다. 노시환이 홈런왕과 타점왕으로 타격 2관왕과 함께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 채은성의 역할이 있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타율 0.263 23홈런 85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개인 성적 면에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타율을 떠나 데뷔 후 2번째로 많은 홈런을 날렸지만 25홈런을 때렸던 2018년의 118타점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득점권 타율이 0.311로 시즌 성적을 훨씬 웃돌았고 팀 내 최고였다는 걸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그만큼 채은성 앞에 밥상이 차려지는 일이 적었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다. 노시환이 있었지만 오히려 채은성이 3번에서 밥상을 차리거나 노시환이 3번, 채은성이 4번으로 나설 땐 앞 타석에서 홈런을 날리며 주자가 사라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류현진의 영입으로 방점을 찍었지만 그에 앞서 2년 연속 외부 FA인 안치홍(34)을 4+2년 72억원에 데려왔고 2차 드래프트로 김강민(42),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포수 이재원(36)까지 영입해 채은성의 부담이 줄었다. 여기에 주장 완장까지 차며 기존 이글스 멤버로서 팀원들을 더 독려할 수 있는 자리에도 올랐다.
시즌 돌입 전부터 "올 시즌엔 가을야구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던 채은성의 눈엔 기대감이 잔뜩 서려있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체감한 한화의 변화는 상당했다. 지난 22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KBO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채은성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작년보다도 훨씬 준비를 잘해온 게 느껴졌다"며 "이제는 성장도 성장이지만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때다. 다들 그걸 잘 알기에 철저히 준비를 한 것 같다.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첫 2경기만으로 그 이유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2번에 요나단 페라자, 3번에 안치홍, 4번에 노시환이 포진했고 이어 5번에 채은성이 투입됐다. 그 뒤로는 무서운 2년차 문현빈.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무게감이다. 상대 투수진으로서도 상대하기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다.
페라자는 시범경기부터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보인 타자 중 하나다.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날렸는데 24일엔 2방 모두 홈런포를 작렬했다. 안치홍은 설명이 필요 없는 베테랑 타자고 노시환은 이제 KBO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거포가 됐다. 자연스럽게 채은성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주자가 쌓여 있지 않을 때도 뒤에 문현빈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채은성을 쉽게 피해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실제로 24일 경기에서도 2회 첫 타석 아쉽게 병살타로 물러나긴 했지만 상대 선발 임찬규가 노시환과 적극적인 승부를 벌이지 못하고 볼넷을 허용하며 채은성 앞에 주자가 깔리기도 했다. 5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한 채은성은 6회 다시 한 번 병살타로 자존심을 구기는 듯 했으나 8회 일을 냈다.
이번에도 채은성 앞에 주자가 쌓였다. 선두 타자 임종찬의 볼넷에 이어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되자 LG는 앞서 홈런 2방을 날린 페라자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며 1루를 채웠다. 노시환의 적시타로 임종찬이 득점했고 채은성 앞에 2사 1,2루 밥상이 차려졌다. LG는 투수를 유영찬으로 바꿨지만 채은성은 볼카운트 3-1로 유리한 상황에서 시속 135.7㎞ 바깥쪽 슬라이더를 강하게 잡아당겨 비거리 126.4m 대형 홈런포를 날렸다. 한화는 단숨에 7-2로 점수 차를 벌렸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 방이었다.
경기 후 최원호 감독은 "주장 채은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홈런으로 승기를 굳히는 결정적 역할을 해줬다"며 "그 홈런이 오늘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고 칭찬했다.
채은성도 "중요한 흐름에서 도망갈 수 있는 홈런이라 기분 좋았다. 노리지는 않았고 앞선 구종도 슬라이더라 눈에 익었던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누구보다 강해진 한화를 체감하고 있다. 채은성은 "좋은 선수도 많이 왔고 팬들이 기대 많이 하시는 것 알고 있는데 충족을 시켜드려야 할 것 같다"며 "가을야구가 목표다. 동료들과 힘을 잘 합쳐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시즌 완주하는 게 목표"라는 각오를 다졌다.
그의 말대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한다면 가을야구에 안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섞인 발언이기도 하다. 그만큼 선수층이 탄탄해졌다. 단적으로 병살 2개를 치고도 팀 승리를 책임질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올 정도로 한화 타선은 달라졌다. 그리고 한층 타선에서 부담을 덜어놓게 된 채은성의 올 시즌 활약도 기대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달라진 한화다.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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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채은성(왼쪽)이 24일 LG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8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
채은성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24 신한 SOL뱅크 방문경기에서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 8회초 쐐기 스리런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팀의 8-4 승리를 견인했다.
전날도 멀티히트를 작렬한 채은성은 타율 0.500(8타수 4안타), 출루율 0.500, 장타율 1.000, OPS(출루율+장타율) 1.500으로 기본 좋게 개막 시리즈를 마쳤다. 친정팀이자 지난해 우승팀 LG를 상대로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것도 소득이다.
지난해 영입된 채은성은 경험이 부족한 한화에서 후배들을 위한 잔소리 꾼이 됐고 때론 솔선수범하며 본보기가 됐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부터 노시환의 웨이트 트레이닝 파트너를 자청했다. 노시환이 홈런왕과 타점왕으로 타격 2관왕과 함께 국가대표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데에 채은성의 역할이 있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타율 0.263 23홈런 85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개인 성적 면에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타율을 떠나 데뷔 후 2번째로 많은 홈런을 날렸지만 25홈런을 때렸던 2018년의 118타점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득점권 타율이 0.311로 시즌 성적을 훨씬 웃돌았고 팀 내 최고였다는 걸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기록이다.
한화 이글스 채은성이 24일 LG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8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
올 시즌을 앞두고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류현진의 영입으로 방점을 찍었지만 그에 앞서 2년 연속 외부 FA인 안치홍(34)을 4+2년 72억원에 데려왔고 2차 드래프트로 김강민(42),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포수 이재원(36)까지 영입해 채은성의 부담이 줄었다. 여기에 주장 완장까지 차며 기존 이글스 멤버로서 팀원들을 더 독려할 수 있는 자리에도 올랐다.
시즌 돌입 전부터 "올 시즌엔 가을야구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던 채은성의 눈엔 기대감이 잔뜩 서려있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체감한 한화의 변화는 상당했다. 지난 22일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KBO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채은성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이 작년보다도 훨씬 준비를 잘해온 게 느껴졌다"며 "이제는 성장도 성장이지만 결과물을 보여줘야 할 때다. 다들 그걸 잘 알기에 철저히 준비를 한 것 같다. 자신감도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첫 2경기만으로 그 이유를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2번에 요나단 페라자, 3번에 안치홍, 4번에 노시환이 포진했고 이어 5번에 채은성이 투입됐다. 그 뒤로는 무서운 2년차 문현빈. 지난해와는 완전히 달라진 무게감이다. 상대 투수진으로서도 상대하기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다.
결정적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포효하는 채은성. |
실제로 24일 경기에서도 2회 첫 타석 아쉽게 병살타로 물러나긴 했지만 상대 선발 임찬규가 노시환과 적극적인 승부를 벌이지 못하고 볼넷을 허용하며 채은성 앞에 주자가 깔리기도 했다. 5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내며 타격감을 조율한 채은성은 6회 다시 한 번 병살타로 자존심을 구기는 듯 했으나 8회 일을 냈다.
이번에도 채은성 앞에 주자가 쌓였다. 선두 타자 임종찬의 볼넷에 이어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되자 LG는 앞서 홈런 2방을 날린 페라자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며 1루를 채웠다. 노시환의 적시타로 임종찬이 득점했고 채은성 앞에 2사 1,2루 밥상이 차려졌다. LG는 투수를 유영찬으로 바꿨지만 채은성은 볼카운트 3-1로 유리한 상황에서 시속 135.7㎞ 바깥쪽 슬라이더를 강하게 잡아당겨 비거리 126.4m 대형 홈런포를 날렸다. 한화는 단숨에 7-2로 점수 차를 벌렸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한 방이었다.
한화 이글스 채은성(왼쪽에서 2번째)이 24일 LG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8회초 스리런 홈런을 날린 뒤 노시환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
채은성도 "중요한 흐름에서 도망갈 수 있는 홈런이라 기분 좋았다. 노리지는 않았고 앞선 구종도 슬라이더라 눈에 익었던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누구보다 강해진 한화를 체감하고 있다. 채은성은 "좋은 선수도 많이 왔고 팬들이 기대 많이 하시는 것 알고 있는데 충족을 시켜드려야 할 것 같다"며 "가을야구가 목표다. 동료들과 힘을 잘 합쳐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시즌 완주하는 게 목표"라는 각오를 다졌다.
그의 말대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한다면 가을야구에 안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섞인 발언이기도 하다. 그만큼 선수층이 탄탄해졌다. 단적으로 병살 2개를 치고도 팀 승리를 책임질 수 있는 기회가 돌아올 정도로 한화 타선은 달라졌다. 그리고 한층 타선에서 부담을 덜어놓게 된 채은성의 올 시즌 활약도 기대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달라진 한화다.
한화 이글스 채은성이 24일 LG 트윈스와 방문경기에서 결정적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끈 뒤 밝은 미소로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
잠실=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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