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KBO리그 최단신 선수(163cm) 김지찬(23·삼성 라이온즈)은 왜 내야수 글러브를 버리고 외야로 진출했을까.
프로야구 삼성 박진만 감독은 지난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키스톤콤비 자원인 김지찬을 외야로 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라온고를 나와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지명된 김지찬은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내야 수비에 주력했다. 유격수로 가장 많은 1889⅓이닝을 소화했고, 유격수에서 931⅓이닝, 3루수로 97이닝을 뛰었다. 수치에서 알 수 있듯 김지찬은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유격수이자 2루수로 주목받았다.
사령탑은 왜 그런 김지찬을 돌연 외야로 보냈을까. 박 감독은 “김지찬이 팀 공격에는 큰 도움이 되는데 내야 수비에서 부담을 많이 느꼈다”라며 “김지찬이 공격에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김지찬이 주자로 나가면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이 다르다. 올해 베이스까지 커졌기 때문에 장점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 외야 전향을 택했다”라고 설명했다.
내야 포지션에서 실책이 잦았던 김지찬은 2024시즌 개막과 함께 KT 위즈 2연전에서 모두 중견수를 맡았다. 수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워 안정적인 타구처리능력을 뽐냈고, 유격수 출신답게 송구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수비에서 안정을 찾자 타격도 수월하게 이뤄졌다. 리드오프를 맡아 개막전 5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2도루에 이어 이튿날 3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을 올리며 팀의 15년 만에 개막시리즈 스윕을 견인했다.
24일 수원에서 만난 김지찬은 “신인 때 몇 경기 나가고 오랜만에 외야를 맡았다. 스프링캠프 때 짧지만 열심히 준비했다. 지금까지 크게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라며 “외야는 내 장점인 빠른 발을 이용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코너보다는 중견수가 타구 보는 것도 그렇고 더 편한 것 같다. 지금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다”라고 선발 중견수로 2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타구 판단 및 송구에는 어려움이 없었을까. 김지찬은 “2경기 동안 크게 어려운 타구가 안 왔다. 그냥 열심히 공을 따라가려고 한다”라며 “강하게 멀리 던지는 건 다들 기본적으로 한다. 야구선수들 모두 나 정도는 던질 수 있다. 송구도 큰 문제는 없다”라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수비 안정이 타격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에는 선을 그었다. 김지찬은 “그런 게 있다고 하는데 난 솔직히 신경 쓰지 않는다. 따로따로 생각을 한다”라며 “수비에서 못했다고 타석에서 안 좋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타석에 나가면 내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에만 집중한다”라고 밝혔다.
김지찬이 올 시즌 포지션을 아예 외야수로 전향한 건 아니다. 주 포지션이 외야수로 바뀐 건 맞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내야 글러브를 끼고 키스톤콤비를 맡을 가능성도 있다.
김지찬은 “스프링캠프 초반 계속 내야 펑고를 받았고, 계속 내야수를 했던 선수로서 몇 번 안 한다고 이를 잊을 순 없다”라며 “그래도 감각 같은 건 있어야하니 연습을 조금씩 하고 있다. 코치님도 항상 준비하라고 이야기해주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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