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피치 클락 위반 현황 공개됐다, 단 1번도 위반하지 않은 팀이 있다니... 시간 지날수록 더욱 현장서 적응할까
입력 : 2024.03.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피치클락 위반 경고를 주는 심판.
피치클락 위반 경고를 주는 심판.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올해부터 시범 운영하기로 한 피치 클락의 위반 현황이 공개됐다. KT 위즈가 단 한 번도 피치 클락을 위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위반 횟수를 기록했다.

KBO는 지난 23~24일 펼쳐진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리그 개막 2연전 9경기(24일 광주 키움-KIA전은 우천 취소)에서 총 96차례 피치 클락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고 25일 공개했다.

일단 이틀 동안 롯데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위반 횟수를 기록했다. 롯데는 지난 23일 개막전에서는 투수가 10회, 타자가 3회, 포수가 1회 피치 클락을 위반했으며, 24일에는 투수가 역시 10회, 타자가 6회를 각각 위반했다.

공교롭게도 롯데와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맞붙은 SSG가 그 뒤를 이었다. SSG는 23일 개막전에서 투수가 9차례 위반했으며, 24일 경기에서는 투수가 8차례, 타자가 7차례 각각 피치 클락을 위반했다. 선수 개인으로는 선발 투수 애런 윌커슨이 8차례나 위반하면서 최다 수치를 기록했다.

롯데와 SSG의 뒤를 이어 한화가 13차례 위반하며 피치 클락 위반 최다 구단 3위에 자리했다. 한화는 23일 경기에서 투수가 2차례, 타자가 5차례, 24일 경기에서는 투수가 5차례, 타자는 1차례만 각각 위반했다.

4위는 역시 연이틀 합쳐서 두 자릿수 위반 횟수를 기록한 두산이었다. 두산은 23일 개막전에서 투수가 4차례, 24일 경기에서는 투수가 3차례, 타자가 3차례 각각 위반했다.

유덕형 KBO 심판위원이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범경기에서 4회말 2사 후 키움 히어로즈 투수 최준표를 향해 피치 클락 위반을 경고하고 있다.
유덕형 KBO 심판위원이 9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범경기에서 4회말 2사 후 키움 히어로즈 투수 최준표를 향해 피치 클락 위반을 경고하고 있다.
수원 KT위즈파크에 설치된 피치 클락의 모습.
수원 KT위즈파크에 설치된 피치 클락의 모습.
5위부터는 이틀 합쳐도 한 자릿수밖에 위반 횟수를 기록하지 않았다. NC가 그 뒤를 이었는데, 23일에는 투수만 4차례, 24일에는 투수가 1차례, 타자만 3차례 각각 피치 클락을 지키지 않았다. 6위는 LG였다. LG는 23일 투수가 1차례, 타자가 2차례, 24일에는 투수가 2차례, 타자가 1차례 각각 피치 클락을 위반했다.

공동 7위는 삼성과 키움이었다. 삼성은 23일 개막전에서 타자가 2차례 피치 클락을 위반했으며, 24일 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위반하지 않았다. 키움은 23일 개막전에서 투수만 2차례 피치 클락을 위반했을 뿐, 타자는 어기지 않았다.

이어 KIA는 23일 경기에서 투수가 단 한 번만 위반했을 뿐이었다. 가장 피치 클락 규정을 잘 지킨 팀은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였다. KT는 주말에 삼성과 2연전을 벌였는데, 투수와 타자 모두 2경기에서 피치 클락을 단 한 번도 위반하지 않았다.

KBO는 지난 21일 10개 구단이 참가한 2024년 제2차 실행위원회를 개최한 뒤 피치클락을 2025시즌부터 정식 도입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따라서 올 시즌에는 일단 시범 운영하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위반 시 심판 콜은 약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KBO가 피치 클락을 도입한 건 경기의 스피드업 도모와 더불어 국제 경쟁력 강화 및 팬 퍼스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피치 클락 시범 운영에 따라 19경기 평균 시간은 2시간 35분으로 2023년 시범경기 20경기 2시간 58분과 비교해 무려 23분이나 단축됐다. 당초 시범경기에 이어 전반기까지 피치 클락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후반기 도입을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아직 적응에 있어서 현장에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KBO는 "각 구단에서 적응 기간 등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2024시즌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까지 시범 운영을 지속하기로 했다. 그리고 2025시즌부터 정식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각 구단의 피치클락 제도의 조기 도입 요청과 관련해 지난해 4월 제3차 실행위원회에서 정식 논의가 시작된 이후 관련 회의를 실행위원회와 이사회 등에서 11차례 진행했다. 이어 이사회에서 정식 도입이 합의됐으나, 선수들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시범 운영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에 '피치 클록'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피치 클록은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23초 안에, 주자가 없을 때 18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사진=뉴시스
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에 '피치 클록'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 피치 클록은 투수는 주자가 있을 때 23초 안에, 주자가 없을 때 18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사진=뉴시스
이에 현재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피치클락 제도는 올 시즌 내내 시범 운영을 유지한 뒤 2025시즌부터 정식 도입할 예정이다. KBO는 전반기 내로 피치클락 제도와 관련한 세부 시행안을 확정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퓨처스리그는 후반기부터 정식 도입한다. KBO는 "퓨처스리그에서도 젊은 선수들에게 적응 기간을 부여하기 위해 2024시즌 전반기에는 피치클락 규정을 시범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며, 후반기에 정식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KBO는 "시범 운영 시 경기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피치클락 규칙 위반에 대한 심판 콜은 타격 완료 후 약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또 투수판 이탈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장에서는 피치 클락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특히 투수들은 피치컴(투수와 포수가 투구 사인을 교환하는 전자 장치) 도입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이에 KBO는 "피치클락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피치컴은 현재 전파 사용 인증을 준비 중이다. 해당 절차가 마무리되면 각 구단에 제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미 메이저리그(MLB)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피치 클락은 투수들의 투구 준비 과정 및 타자들의 타격 준비 시간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둠으로써 경기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일조한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피치 클락을 도입하면서 경기당 시간이 무려 24분 단축되는 효과를 봤다. 특히 투수는 기존 20초에서 18초로 더욱더 줄이면서 스피드업을 도모했다.

시범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 뒤로 피치클락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 뒤로 피치클락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KT  위즈 타자 박병호. /사진=KT 위즈
KT 위즈 타자 박병호. /사진=KT 위즈
앞서 KBO는 리그에 적합한 피치클락 규정 적용을 위하여 지난해 KBO 리그 투수들의 평균 투구 인터벌 조사 등 세부 지표를 분석하여 KBO 피치클락 규정을 확정한 바 있다. 투구 간 시간제한은 주자가 누상에 없을 시 18초, 있을 시 23초를(MLB 기준 15초, 20초) 적용한다. 타자와 타자 사이(타석 간)에는 30초 이내에 투구해야 하며 포수는 피치클락의 잔여 시간이 9초가 남은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가 남았을 때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시 수비 측에는 볼, 공격 측에는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메이저리그와 다르게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데, KBO리그에서는 아무래도 첫 시행인 만큼 시간을 더 부여하는 것이다.

피치클락 위반 시마다 경고를 하는 게 아닌, 약식으로 콜하면서 선수들의 압박감도 이전보다는 한결 줄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는 언젠가는 어차피 적응해야 할 제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기 시간을 줄이고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는 뜻이다. 과연 선수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피치 클락 제도에 더욱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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