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빼고 다 실패했는데…보라스 뭉개진 자존심, 마지막 남은 FA로 명예 회복하나
입력 : 2024.03.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사진] 텍사스 시절 조던 몽고메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2024.03.05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이정후 빼고 올 겨울 FA 고객들이 전부 단기 계약에 그친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72)에겐 마지막 카드가 남아있다. 시즌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좌완 투수 조던 몽고메리(32)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디애슬레틱’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MLB 네트워크 라디오에 나와 “몽고메리 영입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2개 구단으로부터 장기 계약을 제안받았다. 아마도 이번 주에 계약을 체결할 것이다”고 밝혔다. 

보든은 구체적인 팀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근 몇 주간 몽고메리와 접촉한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가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알렸다. 주축 선발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볼티모어 오리올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도 주목해야 할 팀으로 언급됐다. 

보든은 “몽고메리는 블레이크 스넬(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나 코디 벨린저(시카고 컵스)처럼 단기 계약을 받진 않을 것이다”며 장기 계약을 전망했다. 몽고메리는 이달 초 7년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FA 시장 최대어 선수인 몽고메리는 이번 오프시즌 보라스의 마지막 남은 FA 고객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보라스는 지난해 12월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린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에게 6년 1억1300만 달러로 예상을 뛰어넘는 대형 계약을 안겼지만 나머지 고객들은 예상가보다 낮은 단기 계약에 그쳤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제외하고 타자 최대어로 꼽힌 벨린저는 지난달 말 컵스와 3년 보장 8000만 달러에 재계약하며 옵트 아웃 2개를 넣었다. 당초 2억 달러 이상 대형 계약을 바라봤지만 현실은 냉랭했고, 사실상 1년 계약으로 FA 재수를 택했다. 

[사진] 시카고 컵스 코디 벨린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샌프란시스코 맷 채프먼. 2024.03.05 /sunday@osen.co.kr

FA 내야수 중 최대어로 평가받은 3루수 맷 채프먼도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노렸지만 이달 초 샌프란시스코와 3년 보장 54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는 데 만족했다. 역시 옵트 아웃 2개를 넣은 1년 단기 계약이다.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수상자인 좌완 투수 스넬도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를 놓친 양키스로부터 12월에 6년 1억50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 더 큰 계약을 노렸지만 결과적으로 오판이었다.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 달러에 옵트 아웃이 포함된 조건으로 계약했다. 

대어로 주목받은 벨린저, 채프먼, 스넬 모두 옵트 아웃이 들어간 사실상 1년 계약으로 FA 재수를 결정했다. 아무리 시장 상황이 안 좋다고 하더라도 3명의 핵심 고객이 예상가보다 훨씬 낮게 계약한 것은 보라스의 선수 가치 평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벨린저와 스넬은 고점과 저점이 큰 유형이라 리스크가 있는 매물이었고, 채프먼도 최근 3년간 타격 생산성 저하가 우려 요소였다. 

[OSEN=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 샌디에이고 시절 블레이크 스넬. 2022.06.13 / dreamer@osen.co.kr[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맷 채프먼의 입단 기자회견이 진행됐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밥 멜빈 감독, 맷 채프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4.03.05 /sunday@osen.co.kr

이런 상황에서 보라스에게 마지막 남은 카드는 몽고메리다. 올스타 경력이 전무한 몽고메리는 커리어 전체로 보면 벨린저, 채프먼, 스넬보다 못하다. 하지만 지난해 32경기(188⅔이닝) 10승11패 평균자책점 3,20 탈삼진 166개로 커리어 하이 성적을 냈고, 포스트시즌 6경기(5선발·31이닝) 3승1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활약하며 텍사스 레인저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몽고메리는 지난해 시즌 중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텍사스로 트레이드돼 퀄리파잉 오퍼(QO) 족쇄가 사라졌다. 그를 데려가는 팀은 드래프트 지명권이나 국제 보너스 풀을 보상하지 않아도 된다. 벨린저, 채프먼, 스넬과 다른 부분으로 몽고메리가 조금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이유다. 

시즌 개막이 얼마 안 남아 스프링 트레이닝을 치르지 않은 몽고메리가 얼마나 빨리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변수. 하지만 개인 훈련을 통해 불펜 피칭에서 투구수를 75개까지 늘린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자존심 상한 보라스가 몽고메리 계약으로 명예 회복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텍사스 시절 조던 몽고메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OSEN=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 이대선 기자]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2024.03.05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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