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1할대 타율을 기록하고도 연봉 동결에 납득하지 못하며 도장을 거부한 송민섭(33·KT 위즈)이 이달 초 계약을 완료하고 퓨처스 선수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시리즈에서 만난 프로야구 KT 관계자는 “송민섭이 3월 초 구단과 연봉계약을 마치고 익산 퓨처스 선수단에 합류해 정상적으로 훈련 스케줄을 소화 중”이라고 송민섭의 근황을 전했다.
KT는 스프링캠프 시작 하루 전인 1월 31일 재계약 대상자 65명 가운데 64명과 2024시즌 연봉 계약을 마쳤다. 유일한 미계약자는 백업 외야수 송민섭으로, 구단과 이견 차이를 보이며 연봉 협상이 결렬됐다.
송민섭은 선린인터넷고-단국대를 나와 2014년 육성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은 마법사군단의 창단멤버다. 뛰어난 실력은 갖추지 못했지만 특유의 근성과 악바리 기질을 앞세워 1년 만에 정식선수가 됐고, 매 순간을 성실하게 임하며 KT 외야의 백업 1순위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트라이아웃을 통해 KT에 입단한 22명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선수가 바로 송민섭이다.
다만 이러한 스토리와 별개로 고과 산정과 이에 따른 연봉 협상은 철저히 성적에 기인한다. 송민섭의 지난해 성적은 69경기 타율 1할3푼(23타수 3안타) 6득점 3도루. 2022년까지는 백업을 맡으면서도 4년 연속 세 자릿수 경기에 출전했으나 작년 시즌의 경우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KT는 송민섭의 연봉을 삭감하지 않았다. 성적보다 송민섭의 더그아웃 리더십, 백업으로서의 가치에 포커스를 두고 2023년과 동일한 6500만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송민섭이 이를 거부했다.
연봉 협상이 결렬된 송민섭은 부산 기장,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연히 퓨처스 스프링캠프도 참가가 불가했다. 설상가상으로 1차 캠프 시작 직전인 1월 말 좌측 발목 수술을 받아 재활의 시간까지 가져야 했다.
송민섭은 결국 3월 2일이 돼서야 KT의 연봉 동결 제안에 동의하며 천신만고 끝 6500만 원에 2024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송민섭은 발목 부상을 털어내고 최근 퓨처스 선수단에서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 동안 송민섭의 더그아웃 내 존재감을 감안했을 때 페이스만 조금 더 끌어올린다면 봄이 가기 전 이강철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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